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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May 03. 2024

돌   아   와   서






돌아와서 한나절

못 잔 잠자고

일어나 햇살 가득한 빨래 해서

건조대에 널어놓고


고추장찌개를 끓인다

호박, 감자, 고추장, 새우젓, 마늘쫑, 두부, 미소된장, 굴소스,

고춧가루, 진간장, 후춧가루, 멸치액젓, 양파

한꺼번에 모두 넣고 중불에 한참 끓인다


화초들 걱정했는데 모두 무사하다

떠나기 전 듬뿍 준 물 덕분이다

다시 굶은 물밥을 준다


부추김치가 알맞게 익었다

두부 지짐과

고추장찌개와 풀치 볶음과 계란 푸라이를 해서

아점을 먹는다


설거지를 한다

그리고 두리안 커피를 타 놓고

못 본 주말 드라마 재방을 본다

한 치 앞을 못 보는 세상

눈물의 여왕은 결국 눈물바다로 종영됐다


집 떠나 돌아다니다 다시 돌아오니

편하고 좋다

집이란 이런 것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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