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인 화가 김낙필 Nov 11. 2024

哀愁



마음 갈 곳 없는 날에는

강가를 걷는다

그곳에는 물새와 나룻배와 노을이 있어

마음 놓을 곳이 있다


세월과 계절과 바람이 닿는 곳

여울목처럼 정겹고 편하다

물 풀들이 자라고 윤슬이 반짝이는 사구무심히 앉아 콧노래를 부른다


그렇게 마음을 쓰다듬고 오면

날 며칠은 시름을 잊는다

오늘은 저 먼바다로 나가 수평선과 마주해 볼까

동해 앞바다는 무고하게 잘 있는지 궁금하다


한계령 옛길을 넘어 속초 앞바다에 이르면

지나온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산불과 폭풍과 오징어배와 아련했던 추억들살아난다


마음 갈 곳 없는 날이면

추스르러 강가로 나간다

거긴 무수한 얘기들이 흘러가니까

돌돌돌 물들이 정겹게 굴러가니까


지친 마음 실어 보낼 바람이 있으니까


매거진의 이전글 오후 햇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