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시인 화가 김낙필
Nov 15. 2024
클래식 기타와 피아노 선율이 합쳐져 하모니를 이룬다
아침 음악이란 허기진 고픔처럼 선명하다
마침표를 찍을 때의 경건함
두 가지의 색깔이 선명하다
그제는 막걸리를 담갔고
어제는 고추장을 담갔다
내일을 된장을 담그는 날이다
우리네 인생이 이러했는데
세상은 자꾸만 알약 같은 식탁을 권한다
오래 사는 게 대수인양
가을빛에 감나무잎새가 붉게 물들고
까치들의 식사 홍시가 익는다
서리 내린 아침
들판의 허수아비처럼 서있다
뜰악은 온통 떨어진 낙엽
밟으면 아삭거리는 질감에 소름이 돋는다
음악의 끝은 긴장이다
물소리, 새소리 피아노 건반의 울림이 서릿발처럼 차다
어제는 사람들을 만나서 말을 했다
오늘은 종일 집에서 묵언 수행을 한다
내일은 족적을 남기기 위하여 물향기 수목원에 간다
도시락을 싸들고 가을을 보러 다닌다
가을은 민낯을 보여주지 않는다
나는 슬퍼하지 않는다
그냥 가을이 두려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