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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란 城

by 시인 화가 김낙필



당신이 없었다면

세상 어떻게 버텼을까요

생은 길고도 짧지만

때때로 의지할 곳이 필요합니다

그때 당신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한 하늘아래 살고 있다는 것 만으로 위로가 됐습니다

사랑의 힘은 위대 합니다

먹지 않고 자지 않아도 살아낼 수 있는 양분이지요

그 자양분으로 살았습니다


당신이란 그늘이 포근했습니다

행복하게 살 수 있었습니다

허물어진 성에서도 굳세게 살아남았습니다

당신은 나의 위대한 성곽이었습니다


오늘 잔설 가득한 산성에 올라

당신이 사는 마을을 바라봅니다

이름 모를 새 한 마리가 사대문밖 당신의 집으로 날아갑니다

새가 되어 날아듭니다


잊혀진 당신

미워할 수도 좋아할 수도 없는 그대

그대가 없었다면 나는 그동안 어떻게 살았을까요

피안으로 가는 나의 세월은 지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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