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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떠나간 아내 앞에서 친구는 넋을 잃고 앉아있었다

평생 이탈하려는 길 위에서 허리춤을 잡아 제길로 돌려놓곤 하던 아내의 간섭이 사라졌다

이제 누가 그의 허물을 탓하고 꾸짖어 줄까

둘러보니 아무도 없다


된장찌개가 문제가 아니고

밥이, 반찬이 문제가 아니다

빨래가 문제가 아니다

그를 잡아 곶추세우던 고춧대 같은 바람벽이 사라졌다


망연자실 앉아있는 그의 어깨를 두어 번 두드려주고 상가를 나오는 수 밖에는 없었다

순서가 서서히 오고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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