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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앨리스 Sep 01. 2022

영국에서 집 구매 여정을 시작했다

첫 내 집 마련, 영국에서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쓰러 들어왔다. 그간 많은 일이 있었고 업데이트하고 싶은 내용도 많지만 그나마 좀 진척이 있는 '집 구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내 집 마련


아마 누구나 꿈꾸는 중장기 목표 아니었을까. 특히 직장생활을 어느 정도 했고, 모아놓은 돈도 조금 있다면 이젠 정말 내 집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건 당연지사. 게다가 요 근래 코로나19 이후 인플레이션으로 전 세계 어디든 집값이 오르면서 집 구매에 대한 관심도 다들 엄청 많아진 듯하다. 


런던 평균 룸 렌트 (방 하나 빌리는 가격, 집 전체 아님) 가격 (출처: Spareroom)
런던에서는 월급 절반 가까이 렌트로 씀 (2018년, BBC)


특히 한국과 다르게 외국생활을 하면 매달 월급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비 (+ 공과금, 보험 등)를 생각할 때마다 한숨만 나온다. 베트남에서는 당시 환율로 월 1,000달러 정도, 지금 영국에서는 1,400 파운드 이상을 월세로 쓰고 있다. 일단 외국에는 한국에만 유일하다는 전세 제도가 없고, 있다 한들 외국인에게는 그렇게 큰돈 대출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 리 만무한 데다 해외생활 처음 하면 목돈이 없으니 보증금을 더 올릴 수도 없다. 그나마 우리가 지금 런던 외곽이라 센트럴 런던에 비하면 훨씬(?) 저렴한 가격에 렌트를 하고 있는 거지만 요즘 렌트도 계속 오른다는 이야기가 심상치 않게 들려와서 이 상태로 계속 갔다가는 버는 돈은 그대로인데 나가는 돈만 늘어날 지경. 여기에 요즘 영국 물가 상승률 두 자릿수, 에너지빌 (난방비) 올 겨울부터 왕창 오른다는 이야기를 더하면 그야말로 고정 지출이 얼마나 오를 지 불보듯 뻔한 일. 




영국에 얼마나 있을 줄 알고 집을 사?


그러게나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했다. 매우 현실적인 이유 때문인데, 영국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으면 외국인이어도 집 구매할 때 모기지 (Mortgage, 담보 대출)를 받을 수 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각자 연봉과 신용도에 따라 대출 한도와 이율이 달라짐) 하지만 우리는 영주권자가 아니고 5년 비자로 거주 중이라 영국에 산 지 1년 미만이면 대출이 잘 안 나오고 그렇다고 비자 만료 기간이 1년 안쪽으로 남으면 대출 신청을 거절당할 수도 있다. 가장 안정적인 건 영국 거주 3년 이후지만 그렇게 되면 비자 만료기간이랑 맞물리면서 대출이 안 나와 아예 집 구매를 하기 힘들 수 있으니 지금 진행하기로 했다. 


그리고 정확히 몇 년 지낼지 확답은 할 수 없지만 아직은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갑자기 이 나라를 떠나야 할 변수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일단 영국에서 좀 더 지내보기로. 집 구매를 마음먹은 건 올해 초쯤이었는데 실제 뷰잉을 시작한 건 올여름부터였다. 지금 살고 있는 집 계약이 내년 2월이면 마무리되기 때문에 그전에 break clause 기간 고려해서 이쯤 시작하면 괜찮겠다 생각한 것. 


집 구매에 관심을 가진 다음 영국인들은 어떻게 하나 궁금해서 찾아보니 다들 꽤 일찍 집을 사는 게 놀라웠다. 아무래도 월세 지출이 워낙 크니까 파트너가 생기거나 목돈을 모았다 싶으면 바로 구매 모드에 들어가는 듯. 



한국과는 정말 다른 영국에서의 집 구매 프로세스
영국 집 구매 프로세스


영국에서는 집 구매하는 데에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린다. 체크하는 것도 많고, 단계도 많고, 특히 우리가 Deposit으로 내는 현금이 어디서 났는지 자금출처를 증빙하는 데에 시간을 많이 쓴다. 그 돈이 영국에서 번 돈이면 아주 깔끔할 텐데 그건 아니고, 우리는 한국에서 직장 생활하며 모아 둔 돈을 끌어오기로 했다. 이러면 한국은행에 무슨 무슨 절차를 신청해서 또 다른 기관에 무슨 무슨 신청서를 냈다가 또 은행에 송금 신청을 하고 어쩌고 저쩌고... 사실 아직 이건 시작을 안 해서 정확하게 쓸 수 없음. 이 부분은 완료되면 브런치에 남겨봐야지. 



일단은 집 뷰잉 하면서 느꼈던 점, 영국의 부동산 종류와 아주 막연하게 느낀 영국인들의 가치관부터 써보려고 한다. 오늘은 모기지 상품 비교하면서 작년 대비 거의 두 배가 오른 금리를 보며 앞으로 월 지출을 얼마까지 해야 하는지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었다. 매일 매일 온갖 서류와 이메일과 전화통 속에 휘둘리고 있지만 언젠가는 다 끝나서 잘 마무리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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