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앨리스 Oct 24. 2022

집 구매의 시작, 뷰잉과 오퍼

끝없는 소개팅을 시작한 것처럼

대략 위치와 예산, 집 유형을 정하고서 본격적인 뷰잉을 시작했다. 렌트 집 보는 것과 비슷하게 Rightmove나 Zoopla에서 보고 그 부동산에 뷰잉하고 싶다고 문의를 넣으면 된다. 금리가 지금처럼 오르기 전에는 부동산 시장이 워낙 호황(?)이었어서 리스트 올라오는 순간 뷰잉 슬롯 다 차는 경우들이 종종 있었다고 했는데, 내가 뷰잉을 시작한 건 올해 8월 경, 영국에서 가장 집 보는 사람이 적은 시기라 그랬는지 엄청난 경쟁을 물리치고 뷰잉을 신청해야 할 정도는 아니었다. 


우리의 뷰잉 리스트

렌트 뷰잉과 다르게 매매할 집을 찾을 때는 거의 99% 사람이 살고 있어서 내부 촬영은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뷰잉 다녀오고 나서 바로 메모를 남기는 것이 중요. 우리의 예산으로 이 동네에 하우스는 갈 수 없어서 플랏 위주로 봤고, 렌트할 때는 고려하지 않았던 Ground Floor (한국 기준 1층) 도 후보에 넣었다.


어떤 면에서는 비슷하지만 매매를 위한 뷰잉을 위해 체크해야 할 것들도 있다. 차고(Garage) 가 포함되어 있는지, Leasehold라면 기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Service Charge는 얼마나 되는지, Ground Rent가 있는지 등등. 집 자체를 보는 건 렌트 뷰잉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우리는 현재 살고 있는 집 근처 중심으로 보는 거라 저녁 먹고 난 뒤면 동네 탐방을 위해 여기저기 산책을 다녔다. 


10개 이상의 유닛을 뷰잉했고, 한눈에 이거다 싶은 것은 없었다. 조금 넓다 싶으면 지어진지 너무 오래돼서 수리비가 더 나올 것 같고, 그렇다고 내부 인테리어가 좀 새 거다 싶으면 실내 공간이 너무 좁거나. 둘 다 충족시킨다 하면 당연히 예산 초과. 그러던 중 우리 마음에 드는 집을 만난 건 8월 중순, 날씨가 엄청 더운 여름날이었다. 


그 집은 지금 우리가 사는 동네와는 조금 떨어져 있지만 여전히 기차역과 가까웠고, 침실 2개 + 화장실 2개로 실내 공간도 넉넉했다. 평소에 관심 갖지 않던 Ground Floor 였지만 거실 앞쪽에 전용 가든까지는 아니어도 작은 야외용 테이블과 의자를 놓을 공간이 있어서 가든 느낌을 낼 수도 있었다. 


우리는 뷰잉한 그날 (토요일이었음) 바로 부동산 사무실에 찾아가서 오퍼를 넣었다. 오퍼 넣는 게 처음이라 Asking Price에 바로 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에이전트는 처음이라면 살짝 낮춰서 넣어보라고 조언했다. 그렇게 우리의 첫 오퍼 제출! 에이전트에게 이것저것 물어봤더니 그날 우리 말고도 뷰잉한 사람들이 있다고 했고, 그들이 오퍼를 넣으면 얼마인지 알려줄 수는 없지만 오퍼 넣었는지 여부는 알려준다고 했다. 


뷰잉하면서 Deposit 송금을 위해 한국 은행에 전화했던 흔적


그렇게 주말이 지나 월요일이 되자 부동산에서 다시 연락이 왔다. Asking Price에 오퍼를 넣으면 지금 잡혀있는 뷰잉 전부 취소하고 우리에게 기회를 준다고. 사실 Asking Price가 우리 예산 안쪽이어서 아주 무리하는 금액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베팅(?!)을 해보고 싶었다. 잠깐 기다려달라고 하고 답변을 안 했더니 부동산에서 아직 결정 안했냐고 또 전화가 온 것! 그때 살짝 느낌이 왔다, 파는 사람이 지금 좀 더 급하구나.... 혹시라도 누가 오퍼를 넣으면 알려준다고 하니까, 그럼 그때 돼서 올려도 되고.


며칠 더 지났더니 우리가 넣은 가격으로 오퍼가 수락됐다. 단 세 가지 조건이 있었다. 


1. 48시간 이내에 솔리시터를 찾을 것.

2. 대출 신청서를 10일 이내에 제출할 것. 

3. Property Survey를 10일 이내에 예약할 것. 


그 말인즉슨, 빨리 팔고 싶다는 이야기. 그런데 사실 이 세 가지가 문서로 뭘 사인해야 하거나 그런 건 아니었고, 부동산 담당자가 이메일로 보내 확인하는 정도였다. 우리도 빨리 마무리 짓고 올해 안에 이사를 했으면 해서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집 구매 절차를 시작했다. 


영국에서 집 구매를 할 때는 크게 부동산 담당자 (Estate Agent) / 대출 담당자 (Mortgage Advisor) / 솔리시터 (Solicitor) / 서베이 담당자 (Surveyor) 와 연락해야하는데 각각 어떤 대화가 오갔고 어떤 절차가 필요한지 이제 세부적인 기록을 남겨보려고 한다.  


덧) 그렇다고 지금 매매 프로세스가 끝난 건 아니라는 점! 8월 중순에 오퍼를 넣었는데 10월 중순이 지난 지금 매매 계약서 끄트머리도 보지 못했다.... 


(계속) 



매거진의 이전글 뷰잉(Viewing) 전 정해야 할 세 가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