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로 외부 주차장에 주차하고 서둘러 학교를 향해 걷고 있었다. 학교 담장이 보여 다소간 안심하던 찰나에 핫핑크 색을 띤 꽃이 눈에 들어온다. 가까이 가서 보니 맨드라미가 보도블럭과 담장의 좁은 경계 부분에서 피어나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세상에. 벌레도 들어가기 힘들어 보이는 좁은 곳에서 이렇게 예쁘게 피다니. 그 생명력과 끈기에 감탄해 사진으로 담아 보았다.
맨드라미는 여름에 피지만 가을 내내 감상할 수 있으며 10월에는 맨드라미 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보통 90cm까지 자라며 열대지방이 원산지다. 20-25도의 온도와 50-70%의 습도가 최적의 성장환경이다. 번식력이 뛰어나 사진처럼 골목길 구석에 핀 모습을 볼 수 있다. 출혈과 설사를 멎게 하는 효능이 있어 꽃이나 뿌리를 차나 약재로 활용하기도 한다. 뿌리는 독성이 강해서 오랫동안 마법의 뿌리로 받아들여져 르네상스 시대에는 마법의 재료로 사용되었다. 사랑에 빠지는 사람의 마음을 매혹시키는 효능이 있다는 믿음 때문에 이탈리아에서는 결혼식에 활용한다.
가을의 대표꽃으로 소국을 빠뜨릴 수 없다. 10월의 꽃인 국화는 꽃의 크기에 따라 대국, 중국, 소국으로 분류한다. 대국이나 중국은 제사나 장례식 등 의식용으로 사용되고 소국은 화분이나 선물용으로 활용한다. 국화는 동양에서는 사군자의 하나로 여겨진다. 추운 날씨에도 늦가을까지 피어나 어려운 상황에서도 신념을 지키는 인물을 비유하는 것이다. 관상용으로 키울 경우 추위에 강하며 6시간 이상 햇빛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겠다. 꽃말은 밝은 마음이다. 색깔에 따라 흰색 소국은 성실, 진실을 뜻하고 노란색은 실망, 빨간색은 사랑을 의미한다.
노란 수국을 볼 때쯤에는 환절기라 화사한 꽃과는 달리 기운이 없곤 했다. 마스크를 쓰고 수업에 참여하는 아이들도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갑자기 찾아온 싸늘한 날씨에 요즘 감기 환자가 많다. 햇빛을 받으면 잘 자라는 소국처럼 야외에서 신체활동을 하며 주말을 보내보면 좋겠다. 추위 따위는 두렵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