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울프의 역사
“옛날에 웨어울프 제국이라는 나라가 있었단다. 웨어울프 제국은 웨어울프들이 세운 나라였고 황제가 다스리는 제국이었지. 웨어울프 제국의 웨어울프들 상당수가 푸른색 눈을 가졌고 늑대의 모습일 때는 몸에 나 있는 털이 푸른색이었으며 그들 하나하나가 모두 강인하고 용맹하고 호전적인 전사들이었지. 웨어울프 제국의 군대로는 웨어울프 제국군이 있었는데 웨어울프 제국군은 강군(强軍)으로 유명했고 그들은 전쟁과 파괴와 살육을 즐기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전쟁터에서 열정과 낭만과 즐거움을 찾았으며 온 세상을 누비며 천하를 호령하였고 수많은 세력을 굴복시켰고 마침내 엄청난 영토를 차지한 거대한 대제국을 건설했단다. 웨어울프 제국의 황제는 천자(天子)로 불렸으며 수많은 나라가 웨어울프 제국과 군신(君臣) 관계를 맺고 웨어울프 제국을 상국(上國)으로 섬기며 조공(朝貢)을 바쳤단다. 그들은 엄청나게 강했고 천하에 그들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지.”
“오오!”
빨간 두건은 눈을 빛내며 할머니의 얘기를 들었다.
“우리 조상들도 그들 군대의 무시무시한 침략을 받았단다. 우리 조상들은 그들과 맞서 싸웠지만 결국 우리 조상들은 그들에게 패배하여 나라를 잃었고 우리 조상들은 그들의 노예, 아니 가축이 되고 말았지...”
“저런...”
할머니는 숨을 고르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러나 그들의 지배는 영원하지 못했단다. 세월이 흘러 웨어울프들의 지배를 받던 우리의 조상들을 비롯한 인간들은 그들의 지배를 거부하며 제국 각지에서 독립운동을 하며 반란을 일으켰고 우리 인간들은 마침내 웨어울프 제국으로부터 독립하였고 우리의 지배자였던 웨어울프들을 몰아내었단다. 그래서 지금은 너도 알다시피 웨어울프들의 세력이 비참할 정도로 약해졌고 덕분에 우리는 이렇게 평화로운 세월을 보내고 있는 거란다.”
“그들이 그렇게 강했는데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그들을 쫓아냈어요?”
“우리 조상들이 때를 기다리며 힘을 키운 덕분이지! 우리나라는 웨어울프들을 몰아낸 우리 조상님들이 세웠단다.”
“그렇군요.”
“우리 조상들이 웨어울프들과 싸워 이겨서 나라를 세우기는 했으나 방심할 수 없었단다. 남은 웨어울프들과의 전쟁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지.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강해져야만 했단다. 각종 스포츠를 발달시켜 남자들은 물론이고 여자들도 남자들에 버금가는 신체를 단련했고 남성들은 물론이고 여성들에게도 예외 없이 군사훈련과 체력훈련을 제공했지.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이런 문화가 웨어울프들과 싸워 이겨서 웨어울프들을 몰아내고 세워진 여러 나라로 퍼져서 학교를 비롯한 교육기관은 학생들에게 학문은 물론이고 운동도 열심히 가르치며 학생들에게 신체 단련을 시켰단다. 이런 교육을 받고 성장해 강한 신체와 정신을 가지게 되어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존속할 수 있었단다.”
“맞아요! 저도 오늘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땀 흘리며 운동했어요!”
“어이구! 장하다! 우리 손녀.”
할머니와 빨간 두건은 이야기하면서 밤을 보냈고 이튿날 아침 손녀의 아버지와 어머니 즉, 할머니의 아들과 며느리가 손녀를 데리러 왔고 손녀는 자기 부모님을 따라 부모님의 집으로 돌아갔다. 할머니는 손녀와 아들과 며느리와 헤어지면서 며칠 후에 손녀의 집에 가기로 약속을 했다. 그런데 누군가가 손녀를 배웅하는 할머니를 숨어서 몰래 쳐다보고 있었다. 할머니를 몰래 쳐다보는 푸른색 눈을 가진 누군가는 할머니가 다시 자기 집으로 들어가자 어디로 사라졌다. 할머니는 인기척을 느껴서 주변을 살폈으나 아무도 없어서 집으로 들어갔다.
할머니를 몰래 엿보던 푸른 눈을 가진 젊은 여자는 자기가 사는 산속 동굴로 들어와 자신이 사냥한 토끼고기를 생으로 뜯어먹었고 토끼고기를 다 먹은 뒤 갑자기 흐느끼더니 눈물을 흘리며 울부짖으며 소리쳤다.
“위대하신 조상들이시여! 도대체 우리가 어찌하여 이렇게 되었단 말입니까? 수없이 많은 전쟁터를 누비며 천하를 벌벌 떨게 한 우리가 어찌하여 이렇게 비참해졌단 말입니까? 우리보다 훨씬 약한 인간들에게 패하여 모든 것을 잃고 이제는 인간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 우리는 앞으로 어찌해야 한단 말입니까? 으흑흑흑...”
푸른 눈의 여자는 바로 할머니가 빨간 두건에게 들려준 웨어울프였다. 웨어울프들이 인간들에게 패배하여 웨어울프 제국이 망하고 웨어울프들이 쫓겨날 때 대부분의 웨어울프들이 멀리 도망쳤으나 그 웨어울프는 미처 동족들과 함께 도망치지 못했고 지금껏 인간들의 영토에서 인간들을 피해 숨어 살고 있었다. 웨어울프가 지내는 산속 동굴은 그의 은신처였다.
“정녕 다시는 과거의 영광스러운 시절로 되돌아갈 수 없단 말입니까? 크흑흑흑...”
그렇게 웨어울프는 눈물을 흘리며 울고 또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