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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민재 Jan 29. 2024

성공적인 커리어 만들기

개발자에서 비즈니스맨으로..

나는 컴퓨터와 수학으로 학창 시절을 보냈다. 그리고 첫 직장도 앱개발을 하는 SI(시스템 통합) 회사에서 근무했다. 30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내가 지금처럼 영업과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으로 커리어를 바꾸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사람과 함께 있는 시간보다  컴퓨터와 대화하는 시간이 더 편하고 즐거웠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이 싫은 것은 아니었다. 사람과 어울리고 노는 것은 좋아했다. 친구들과 어울리고 놀기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나는 그냥 평범한 개발자였다.


처음 영업과 비즈니스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개발자의 커리어로 성장하면 크게 두 가지의 길이 있었다. PM 또는 CTO가 되는 것이다. PM은 Project Manager로써 프로젝트의 관리자고 CTO는 회사의 기술 책임자가 되는 것이다.


나는 나의 역량을 냉정하게 평가하기 시작했다. 나는 개발을 곧 잘했지만 100명 1,000명을 대체할 수 있는 특급 엔지니어는 아니었다. 기술적인 스킬도 부족했고 CTO가 되기 위한 학력이나 좋은 학벌을 갖지 못했다. 큰 기업의 CTO분들을 보면 대부분 좋은 학벌과 성공적인 커리어를 갖고 있었다. CTO가 되기 위한 마지막 도전은 국내 대표적인 기술기업에 도전이 실패하면서 막을 내렸다.


그럼, PM은 어떠한가? 사실 PM은 개발자 출신으로 언제든지 도전할 수 있는 직무라고 생각했다. 잘하는 PM이 되기는 힘들지만 앞으로도 수요가 많은 직종으로 판단했고 언제든 변경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바로 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


대학교 4년, 회사생활 7년 총 11년의 기술자로서의 꿈을 뒤로하고 나는 과감히 스타트업의 CSO로 합류했다. 영업과 마케팅을 총괄하는 업무였다. 물론 그 전 직장에서 사업기획과 기술영업을 조금 해보긴 했지만 경영과 비즈니스는 처음 해보는 분야였다. 그리고 커리어를 바꾸기 위해 연봉을 삭감하였다. 아직 내가 이 직종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당연한 처사였다. 나의 커리어를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리스크와 손해는 감수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이후 나는 스타트업 C레벨로 두 곳의 스타트업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였다. 영업, 마케팅, 사업개발, 비즈니스를 두루 경험하였고 다양한 고객과 파트너사의 여러 전문과들과 교류를 쌓았다. 연봉 또한 누구보다 급성장하였고 내가 개발자였다면 받기 어려운 수준의 급여도 받을 수 있었다. 개발과 영업, 비즈니스 전문가로 쌓아온 역량을 동원해 이제 창업의 길로 들어서는 중이다.


나에게 맞는 커리어 찾기

이전 글인 좋아하는 일 VS 잘하는 일 VS 돈 버는 일에서 말했듯이 잘하는 일을 찾는 것이 커리어를 고르기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럼 내가 잘하는 일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잘하는 일은 스스로를 평가하기 전에 누군가에게 피드백을 받아야 알 수 있다. 만약 사회 초년생이라면 다양한 경험을 두루 해볼 것을 추천한다. 내가 잘하는지 알려면 그 감정을 느껴볼 적절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새로 입사한 회사에서 시장조사를 하는 업무가 주어졌다. 그렇다면 시장조사를 위해 다양한 업무를 익힐 수 있다. 먼저 시장 조사를 위한 방법과 전략을 세우는 일이다. 시장조사를 어떻게 할 것인지? 이에 대한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찾아보고 알맞은 방법을 선택하는 일이다. 두 번째는 시장조사를 실행하는 일이다. 단순히 인터넷을 찾아볼 수도 있고 서점에서 책을 볼 수도 있으며, 실제 시장의 현업 담당자와 만나볼 수도 있다. 다양한 방법들을 실행해 보면서 내가 어떤 일을 잘하고 그 일을 하는데 강점이 있는지 확인해 볼 수 있다.


우선 내가 두 가지 업무 스타일 중 어떤 게 맞는지 판단해 보자. 첫 번째는 이성적으로 분석하는 것에 강점이 있는 사람, 두 번째는 감성적이고 즉흥적으로 실행하는 사람이다. 전자는 분석과 전략에 능하고 둘째는 추진력과 실행에 강하다. 이 두 가지 분포 중 내가 어떤 것에 잘 맞는지 판단하는 게 처음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7년간 스타트업의 임원으로 지내면서 많은 신입사원을 채용하고 이들과 커리어 상담을 하였다. 공통적인 고민은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였다. 그때마다 내가 말한 것은 좋아하는 업무를 찾지 말고 잘하는 업무를 찾으라였다. 내가 어떤 강점을 가졌는지도 모르고 좋아하는 업무를 쫒다 보면 좋은 커리어를 만들기 어렵다.


회사에 입사해서 어떤 업무를 맡았다면 적어도 3년 정도 주어진 업무에 집중해서 성과를 만들 것을 추천한다. 내가 직접 경험한 성공스토리를 만들어야 다른 커리어로 바꾸더라도 성공 스토리를 만들었다는 자신감으로 커리어를 용기 있게 바꿀 수 있다.


성공적으로 커리어 바꾸기


많은 신입사원이 1년 정도 일하면 퇴사를 꿈꾼다. 전국일주, 여행 유튜버를 꿈꾸거나 다른 직종으로 커리어를 바꾸기를 원한다. 이유는 해당 직무가 유망해 보여서, 재밌을 것 같아서로 단순한 이유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그 일로 성공을 하려면 어떤 일도 괴로움이 수반된다. 단순히 누군가 성공한 결과만 보지 말고 성공 뒤에 가려진 노력과 처절함을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


커리어를 바꾸는 데 있어, 마냥 내가 좋아하는 것 그리고 유행인 것으로 결정하면 큰 후회를 하게 된다. 산업은 트렌드가 계속 바뀌고 기술 또한 빠르게 발전하기 때문이다. 커리어를 바꿀 때 중요한 것은 ① 나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단순히 좋아함을 뛰어넘어 남들보다 잘할 수 있는가?) ② 내가 바꾸려는 커리어에 맞는 강점을 갖고 있는가? ③ 커리어를 바꿀 때 내가 포기할 수 있는 것(연봉, 복지, 기타 여러 가지) 이 세 가지다.


① 나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인간은 본래 자신에게 관대하고 타인에게 관대하지 않다. 내로남불이라는 말이 괜히 있겠는가?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란 상당히 어렵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부족한 보완할 요소를 갖추었다는 것이다. 강점은 더 강하게 어필하되 약점은 보완하는 식으로 성공을 만들었다. 나에 대한 객관화를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자기반성'이다. 지금까지 나의 선택과 판단에 대해 자기 합리화를 해왔다면 그것을 깨부숴야 한다. 이런 부분은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뉘우치고 반성해야 한다.


자기반성 이후엔 이제 평가해야 한다. 나의 습관, 말투, 예의, 인내, 지식, 지혜, 외모 등 다양한 부분에서 나를 평가해 본다. 어떤 점은 강점이고 약점인지 파악을 한다. 파악할 때 노트에 적고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강점을 더 어필하기 위해 해야 할 것들과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는 과정이다.


여기서 약점은 빠르게 고치기 어렵다. 강력한 강점이 있다면 그 무기를 더 극대화하고 약점은 드러내고 서서히 고쳐도 된다. 습관 하나를 제대로 들이기란 쉬운 게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그리고 배울 수 있는 사람과 책을 옆에 두도록 하자. 옆에 있는 것만으로 내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② 내가 바꾸려는 커리어에 맞는 강점 찾기

두 번째 내가 바꾸려는 커리어에 맞는 강점 찾기는 위에서 말한 나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어느 정도 이어지는 내용이다. 내가 바꾸려는 커리어에 맞는 나의 강점을 찾아야 한다. 만약 개발자에서 영업으로 변경하려 한다면, 영업이 될 때의 나의 무기가 하나쯤은 필요하다. 누구에게나 말을 거는 용기, 잘 웃는 인상, 타고난 나의 외모 등 여러 가지가 될 수 있다.

 

최근 개발자가 각광받다 보니 개발자로 전향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개발자를 양성하는 학원들도 많이 생겨났는데 사실 개발자 또한 쉽게 커리어를 전향할 수 있는 직종은 아니다. 개발자를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로지컬로 생각하는 습관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는 집요함 등 다양한 역량이 필요하다. 단순히 개발자의 연봉이 높고 인기라서 변경한다면 직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계속 겉돌다 chat GPT와 같은 AI에게 내 자리를 뺏길지 모른다.


바꾸려는 커리어에 알맞은 강점을 찾으려면 해당 커리어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그 커리어에 속한 사람들의 커뮤니티나 직장 선배들에게 조언을 받을 것을 추천한다. 또는, 도서관에 가면 해당 직무의 전문가들이 쓴 책이 많이 있다. 적어도 10권 정도의 책을 읽어보고 바꿀 것을 추천한다.


③ 커리어를 바꿀 때 내가 포기할 수 있는 것

이제 커리어를 바꾸기 위해 내가 포기할 수 있는 것을 정해야 한다. 나는 모든 것을 취하고 싶은가? 그럼 커리어를 바꿀 수 없다. 커리어를 바꾸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 검증되지 않은 사람을 쓰는 것과 같다. 이를 위해 내가 지금까지 누렸던 것 중에 포기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아직 20대에서 30대 초반이라면 연봉을 포기하는 것도 방법이다. 연봉은 30대 중반부터 급상승할 수 있다. 30대 중반까지 쌓아온 연봉과는 차원이 다르다. 아니면 안정성을 포기하는 것도 정답이다. 대기업을 다니고 있다면 스타트업으로 이직이 가능하다. 대기업의 업태에 맞는 스타트업으로 이직하고 업무를 내가 맞는 커리어로 정하면 된다.


단,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어도 건강은 포기하면 안 된다. 건강을 포기하면 그 어떤 이득을 취한들 의미가 없다. 건강을 제외하고 포기할 수 있는 건 과감히 포기하자. 잘 알다시피 High Risk High Return이다. 많은 것을 포기할수록 얻는 것도 클 것이다.


다시 개발자로의 꿈..


나 역시 실제로 영업을 직접 해보니 전문가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음을 느꼈다. 내 나름대로 기술적인 지식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흔히 선수라 불리는 전문가분들을 따라가기 쉽지 않았다. 좋은 선배님들과 관계를 유지하다 보니 이런 점들은 고치라고 직접 말씀도 해주시고 혼나기도 하면서 배우다 보니 이제 조금 감을 잡은 것 같다.


나에게 어떤 분들은 바꾼 커리어에 만족하느냐고 물어본다. 나는 만족한다고 하면서 한편으로 계속 개발을 했더라면을 떠올린다. 요즘 개발자가 부족해서 생각해 본 것도 있지만 개발을 할 때 가장 재미를 많이 느꼈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제품이 나의 코드 한 줄 한 줄로 만들어지는 그 느낌이 아직도 손끝에 남아있다.


인생은 마라톤과 같다. 20대의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1년이 길어 보이지만 80년 인생에서 보면 인생의 1.25%를 투자하는 것과 같다. 주식에서도 장투가 승리하듯이 커리어도 장기 투자로 관리한다면 반드시 좋은 커리어를 만들 수 있다. 모든 직장인이 좋은 커리어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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