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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사 Apr 14. 2024

짐 콜린스가
대답하지 못한 질문

"단계5의 리더"가 되는 법

명저 of 명저로 알려져 있는 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는 한 도전적인 질문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시작했다. 짐 콜린스는 그날을 운명의 저녁식사라고 부른다. 1996년 짐 콜린스가 한 리더 그룹과 함께 저녁식사를 할 때였다. 그때 그에게 다가와 물은 질문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이렇다.


“당신이 쓴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에는 애초부터 위대한 기업의 체질을 만든 리더들 덕분에 “이미” 위대한 기업들의 이야기라서,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전환시켜야 하는 대다수 기업들은 어떻게 해야 하죠?"


그로부터 5년 간 그와 그의 연구팀은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하는 내부 작용’을 탐구하는데 헌신했다. 긴 연구의 여정 끝에 짐 콜린스는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이렇게 말한다.


“그 운명의 저녁식사 후 5년, 우리는 이제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의 전환은 반드시 일어나고 그 전환을 일으키는 기본 변수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아냈노라고 의심 없이 말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좋은 성과에서 위대한 성과로의 도약을 달성하고 최소 15년 간 그 성과를 지속시켜 온 11개의 기업들을 식별해 냈다. 이 기업들은 전환점 이후 15년 동안에 전체 시장의 최소 3배에 달하는 누적 수익률을 달성해 냈다. 지극히 평범한 회사들이 알 수 없는 어딘가에서 빵 하고 터진 후에 성장을 거듭하는데, 책 초반을 읽다 보면 위대한 기업이 되는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연구의 핵심 질문은 이것이다. 그 11개 회사들은 비교 기업과 공통으로 구별되는 점은 무엇인가?


내가 주목하고 싶은 것은 그 구별 점 8가지 중에서 가장 먼저 나온 “단계5의 리더십”이다.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기업들은 전환 시점에 모두 “단계5의 리더십”을 갖추고 있었다.


“단계5의 리더십”이란? 겸양 + 의지


좋은 회사를 위대한 회사로 전환시키는 데 필요한 리더십의 유형을 발견하고 우리는 놀랐다. 정말 충격을 받았다.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명사가 되는 대단한 개성을 가진 도도한 리더들과 비교하면, 좋은 기업을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시킨 리더들은 마치 화성에서 온 사람들 같았다. 나서지 않고 조용하며 조심스럽고 심지어 부끄럼까지 타는 이 리더들은 개인적 겸양과 직업적 의지의 역설적인 융합을 보여 주었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p.33


나는 “단계5의 리더십”의 겸양과 의지 중에서도 핵심은 겸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직업적) 의지는 단계 1~4의 리더십에서도 어느 정도 내포하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4단계 리더까지 올라온다면 실력이나 역량, 성과를 이끄는 데 있어서 누구보다 뛰어날 것이라고 쉽게 짐작할 수 있다. 


5단계의 리더십 (출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p. 47)


최근 읽었던 <겸손의 힘>과 더불어 속으로 무릎을 탁 치는 순간이었다. “단계5의 리더십”에서 말하는 겸양은, 결국 <겸손의 힘>에서도 말하는 겸손과 같은 개념이다. <겸손의 힘>의 저자는 겸손에 대해 나약함이라고 오해할 여지에 대해 아니라고 일축한다. 겸손을 갖추려면 안정감에서 비롯한 ‘건강한 자아감’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짐콜린스 연구팀에서도 이 용어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 오랫동안 토론을 했다고 한다. 자칫하면 그들이 나약하거나 유순하다는 느낌을 주는데, 그들은 회사를 키우는 데 필요한 거라면 무슨 일이든 할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야심과 겸손은 아주 잘 맞는 한 쌍이다.
-<겸손의 힘>, p.97


더불어 겸양과 의지의 결합은 <겸손의 힘>에서 말하는 야심과 겸손, 유능과 겸손의 관계와 거의 일치 한다. 첫째, 많은 이해가 걸려 있다고 느낄 때, 부담이 커지면 자아가 위협 받는 상황이 생기는데 그럴 때 겸손한 입장을 취하면 지나친 야심, 혹은 자신의 권력을 스스로 점검할 수 있게 된다. 둘째, 겸손과 유능은 반대되는 개념이 아니다. 오히려 겸손한 리더는 자신이 잘 모르는 사실을 드러내며 겸손하게 질문을 던지기 때문에 오히려 부족한 능력을 채우는 데 도움이 된다. 겸손한 리더는 자신의 한계를 파악하고 팀원들의 통찰력으로 한계를 극복하기 때문에 겸손하면 오히려 더 유능해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겸손의 힘>에서 소개되는 많은 연구 결과에서 겸손이 갖는 영향은 자신의 능력이나 의지를 넘어서 훨씬 크다. 그 선순환을 정리하면 끝도 없지만 몇 가지만 정리해 보면 이렇다.


겸손한 리더는... 

다른 사람의 욕구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더 건강한 근무 환경을 조성한다. 착취 행위를 하는 경우가 적다. 권력을 공유한다. 관계에서 모든 사람이 혜택을 보게 해 더 강한 팀을 만든다. 공로를 나누고 실수를 인정한다. 일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 직원들의 동의를 얻고 일의 질을 높인다. 그러면 조직이 건강해지고 번아웃에 시달리는 일도 줄어든다. 무엇보다 직원들이 리더가 자신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느끼게 된다.


그렇다면 그다음 질문은 이것이다. “반드시 단계5의 리더여야만 위대한 회사를 만들 수 있는가? 그렇다면 단계5의 리더가 되는 법을 배울 수는 없는가?” 실제로 이 질문은 짐 콜린스에게 최고 경영자가 된 한 여성 ceo가 했다고 한다. 이 대답에 짐 콜린스는 이렇게 대답했다.



첫 번째 질문, 반드시 단계5의 리더여야만 위대한 회사를 만들 수 있나요?


“확실히는 모르겠습니다. 단지 데이터를 들어 설명했을 뿐이지요. 우리는 최초 후보 목록에서 ‘포춘 500’에 등장한 1,435개 회사 중 단 11개 회사만이 우리 연구의 매우 엄격한 기준을 통과했습니다. 그 11개 회사 모두, 중대한 전환기에 CEO를 비롯한 요직들에 단계5의 리더십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두 번째 질문, "단계5의 리더"가 되는 법을 배울 수는 있나요?


(요약) 단계5의 리더가 되는 과정을 알려 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우리에겐 그 부분에 관한 한 확고한 연구 데이터가 없습니다. 우리의 연구 안에는 또 하나의 블랙박스가 있다. 즉, 어떤 사람이 “단계5의 리더”로 성숙해 가는 내부 과정입니다. 우리는 추론할 수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추론일 뿐입니다.


나는 짐 콜린스가 답하지 못한 두 번째 질문의 답을 책 <겸손의 힘>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겸손의 힘>의 저자는 겸손은 곧 자기 자신을 아는 것, 자신을 점검하는 것, 자신을 넘어서서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겸손함으로 나아가는 길은 나를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고, 나와 세상을 정직하게 파악하는 데서 출발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편견을 깨닫고 약한 부분을 인정하는 동시에 나의 장점을 긍정해야 한다. 또한 나의 특권을 확인하고 한계를 받아들이며 어떤 점에서 성장이 필요한지 인지해야 한다. 정직은 자신의 내면에서 비롯된다. 나를 정직하게 볼 수 있게 되면 세상을 내가 원하는 대로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 보는 방법을 깨닫게 된다. -<겸손의 힘>, p.39


지금까지 리더십에 있어서 겸손함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이야기 했지만, 사실 겸손함은 회사 뿐 아니라 가정이나 어떤 커뮤니티에서도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만들기까지' 이렇게 어렵고 힘든 여정에서 겸손함이 이렇게 핵심적인 영향을 끼쳤다면 우리 개개인의 삶에서는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나는 “단계5의 리더”의 씨앗은 우리 모두에게 있고, 겸손 (혹은 겸양)은 우리 모두가 훈련을 통해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에서도 이런 내용이 나온다. 그들은 그저 표준적인 삶을 살아가다가, 어쩌다 결국 5단계 계층구조의 꼭대기에 서게 되었을 뿐이라고. 그렇다면 특별한 리더십을 가진 누군가는 그렇게 태어난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사실 태어날 때부터 완벽한 인격이었을 리가 없지 않은가. 우리의 인격은 훈련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쪽이 더 마음이 편하다)


원대한 야심을 추구하고 창의성을 보이면서 겸손을 우리 삶에서 실천하고 싶다면 <겸손함의 힘>에서 제공하는 3가지 목록(자기 자신을 알고, 자신을 점검하고, 자신을 넘어서 생각하기)의 방법을 실천해 보자. 그것이 나뿐 아니라 가족과 친구, 직장을 비롯한 나를 둘러싼 모든 사람에게 유익하다. <겸손의 힘>의 저자가 책 마지막에 남긴 말을 기억하자. 겸손은 우리 모두에게 꼭 필요하다.


항상 잘 되지만은 않겠지만,
어제보다 오늘 좀 더 나아지기를 기대하면서 꾸준히 노력할 수는 있다.
이 과정에서 힘겹다고 느끼더라도 인내하면서
겸손이 더 정의롭고 사랑이 많은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자.
함께 더 겸손한 세상을 향해 나아가자.
그것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다. 

-<겸손의 힘>, 대릴 반 통게렌


참고: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짐 콜린스

<겸손의 힘>, 대릴 반 통게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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