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미국이 제로금리와 양적완화를 발표한 뒤 시장에 어느 정도 방어 역할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었죠. 우리 시장은 오전에 코스피가 반등하는 듯하더니 차츰차츰 하락을 그리며 -3%대로 마감하였었습니다. 그래.. 뭐 코로나도 안 잡혔고 미국 시장도 지켜봐야 하니 이 정도로 마감할 수도 있겠지..
코스피는 그렇다 치고.. 그날 밤, 반전이었죠. 발표 이후 다음날로 월요일 개시장이었습니다..
3/17 S&P 500
새벽까지 장을 지켜봤는데.. -13%대를 찍는 것을 보고 이게 지수 차트가 맞나 싶을 정도였었죠. 중간에 -5%대까지 반등하나 싶더니 트럼프 연설 이후 또 추락하는 등 그냥 변동성이 예측이 되지 않는 차트였습니다.
3/17 뉴욕 3대 지수
그렇죠.. 연준의 정책 발표가 무의미해지는 대폭락이었습니다. 정말 예측이 불가능한 시장이며.. 지금 이사태가 언제 얼마나 어떻게 회복될지 얼마나 갈지에 대한 분석을 할 수 있는 전문가가 없다는 것이 불확실성을 키워내는 듯합니다.
CBOE VIX / Investing.com
폭락 시장을 바라보는 동안 유독 눈에 띄게 급등을 하는 지수가 있었죠. 바로 VIX 차트입니다. VIX(Volatility Index)는 사람들이 얼마나 공포에 질려 있는가를 나타내는 지수입니다. S&P 500 지수의 옵션가가 향후 30일 동안 얼마나 변동을 할지에 대한 기대 심리를 나타내는 것으로서 높아질수록 공포감이 크다는 것으로 변동성이 매우 커질 것을 예상하는 것이죠.
2008년 금융 위기, 2011년 유로존 위기 그리고 지금 코로나 사태 시기에 크게 상승하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약 2월 말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지면서부터 이 지수는 무섭게 상승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날은 전날보다 43%나 미친 급등을 하며,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높은 82.69를 기록하며 최고치를 갈아치웠습니다. 그야말로 사람들의 공포 심리가 극에 달했다고 해석할 수 있죠. VIX를 추종하는 펀드들의 수익률은 꽤나 높아졌겠네요.
그럼 미연준이 카드를 꺼내 들었는데도 폭락을 하는 이유는 뭘까요. 지금 현 상황들을 분석한다는 것이 무의미하지만.. 결론은 단순하게 코로나 공포감이 월등하게 크다는 것입니다. 공포감이 정점을 넘어서면 어떠한 위로도 쉽게 먹히지 않는 것처럼.. 바이러스가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기존에 사용했던 일반적인 정책들이 먹히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죠.
이미 미국은 제로금리를 적용한 적이 있었습니다. 시장은 그래 지금 그건 당연한 거고.. 낡은 정책이라는 것이죠. 혁신적이고 뒤엎을만한 어떤 새로운 정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너도 나도 일단 현금화를 하자라는 심리는 지속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꾸 금융위기 때마다 쓰던 정책들이 나오네? 그때보다 심한 느낌인데.. 이건 위기가 확실하니 현금화시키자..라는 반응일 수도 있겠죠.
이는 현재 대부분의 자산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입니다. 트리플 약세.. 주식/채권/원화 등 모든 자산들이 하락하는 것이죠.
백신.. 백신 개발이 가장 효과적인 회복 효과를 주겠죠. 문제는 백신이 상용화되기까지 기간이 아무리 빨라도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다고 하는데.. 전 세계가 달려들어서 조금 더 힘내주길 바랄 뿐입니다.
미국에서도 백신 1단계 임상시험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트럼프는 백신을 대선 전까지 완료하라라고 땡깡을 부리기도 했었죠. 코로나를 크게 신경 안 쓰던 트럼프도 올해 대선을 앞두고 지금은 꽤나 불안한 심리 상태일 겁니다.
자 그리고 한국은행도 결국 금리인하를 발표했죠. 뒷북 느낌이 강하지만 동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 0.5%의 빅컷을 결정하였습니다. 대한민국의 기준금리는 이제 역사상 최저금리인 0.75%가 되었습니다.
자 그럼 이제 예적금 이자는.. 뭐 원래 티도 안 났고.. 대출 이자가 줄어들 텐데.. 그럼 투자가 활성화되고 부동산 쪽으로 다시 자금이 몰릴 것인가.
지금은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죠.. 부동산 정책과 금리 인하가 맞물려 활황기를 맞이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현재는 부양 효과를 줄만한 타이밍도 아니고 투자 심리 위축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몇억씩 떨어진 매물이 나와도 사는 사람이 없죠.
지금은 돈이 없어서 소비가 줄고 투자가 위축된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로 인한 실물 경제 타격 그리고 심리적 위축으로 인한 소비가 멈춘 것이 크기에.. 금리 인하만으로는 쉽게 살아나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환율은 1,240원대로 여전히 상승세이고 고점을 뚫고 있지만, 현재 시장 분위기에 비하면 생각보다 완만하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네요. 물론, 달러가 또 1,300원을 뚫고 1,500원 1,700원까지 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지금 위기가 지속되면 강세가 지속될 수밖에 없겠죠.
오늘 새벽, 뉴욕 증시는 힘겨운 반등으로 마감하였으며, 추가 폭락이 이어지지 않은 것은 다행입니다만.. 이른바 큰손들마저 흔들리는 분위기가 불안하네요. 연준과 트럼프 행정부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여 적극적으로 정책을 강화시켜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