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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은지 Sep 02. 2016

엔트로피

9


너를 보던 나를 떠올려

나, 너를 그리워하지 않아

그리움에 기대 쉴 수 없어

너를 마음속에 간직할 생각이 없어

지나간 시간 속에서 살 수 없어

멀리 달아나고 싶어

스쳐간 감정들이 늘 같은 얼굴로 찾아와

끝없이 이어지는 의문들이 한 목소리로 말해

얼마나 두려운지 나만 알아

아침이 오고 밤이 되는 이유를 생각해 본 적 없어 

어둠은 나를 감싸고 빛은 나와 멀어져

시린 빛으로 너를 봤어

빛도 시간도 너도

너를 보고 있는 나를 가로질러 가버렸어

기억이 남아서 나를 잊어

아침이 오고 밤이 되는 날들이 나를 없애

왜 그렇게 가버렸는지 이해하려 해

조금도 머무를 수 없는 이유를 생각해

너와 헤어지는 인사를 하고 싶었어

그래야 다시 반갑게 인사할 수 있을 것 같았어

만났을 때부터 떠날 준비를 해야 했어

너를 떠날 생각조차 하지 못했어

불어나는 생각들이 나를 움직여

제자리를 찾지 못한 나는 어디로든 가봐

떠도는 나를 모으고 그려

이렇게 노래해

진심을 다해 사라지고 싶어

생각을 이겨내 노래해 

찾을 수 없는 너를 다시 볼 수 있다고 믿어

어디쯤에서 너를 만날 수 있을지 생각해

너를 볼 수 없는 나는 없는 것과 같아

아침이 오고 밤이 되는 여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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