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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열한시 Apr 08. 2020

[Magazine] 초개인화시대

#Hyper_Personalizatation #DBR_292호

  

Summary



  2016년 바둑에 큰 관심이 없던 나는 이세돌이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고, 한국 아니 세계에서 제일가는 바둑기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바둑기사를 인공지능이 잡는 사건이 발생한다. 빅데이터, AI, 머신러닝, 딥러닝, 추천 알고리즘, 맞춤형 콘텐츠, 맞춤형 광고 등 알파고가 확률에 기반하여 다음 수를 두는 것처럼, 상품화된 AI는 특정 상품 및 서비스를 고객이 만족할 확률을 계산하여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내고 있다. 


  쇼핑, 광고, 금융, CS에 이르기까지 자동화된 추천 서비스와 나만을 위한 상품, 그리고 챗봇을 통한 실시간 대응까지 바야흐로 나를 위해 서비스가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이번 DBR 292호에서는 개인화 시대에 대응하는 기업들의 전략과 그들이 마주치는 문제점을 다루었다. 그리고 어떻게 해결해가고 있는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1. 초개인화 시대의 세 가지 전술


  초개인화 시대의 "어디서 싸울 것인가" 전략은 몇 개의 큰 세그멘테이션 대신 다수의 하이퍼 세그멘테이션을 조준하는 것으로 진화해야 한다. 더 나아가서 세그멘테이션을 버리고 핵심 고객의 페르소나를 매우 상세하면서도 다양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변해야 한다. 

  '도시에 거주하는 20~30대 여성'이 아니라 '떡볶이 리뷰 영상을 보며 스트레스 풀고, 평일에는 점심이나 저녁식사를 귀찮거나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간편식으로 때우지만 떡볶이 맛집 여러 군데를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직장인'처럼 특정한 개인으로 그림이 그려질 수 있는 페르소나를 여러 개 설정하고 이들의 삶에 대해 연구하는 것이다.

  

  단순히 마케팅뿐만 아니라 비즈니스가 원하는 방향으로 흔들림 없이 가기 위해서는 명확한 Target이 필요하다. 우리의 상품 또는 서비스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어떤 사람들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 구체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방향성은 사라지고 돈 냄새만 쫓는 기업이 되어버리고 만다. 


  우리는 Target을 선정하기 전, 타깃 군을 선택하기 위해 Segment라는 작업을 진행하여 성별, 나이, 거주지역, 소득 수준, 라이프스타일 등을 반영하여 소비자를 군집화하고, 특정 소비자 군집을 타깃 화하여 메시지를 전달한다. 


  제품, 가격, 홍보전략, 유통채널 모두 소비자를 고려해야 한다는 4P 전략을 차치하고서, 우리의 소비자가 누구인가에 대해 진지한 성찰이 부족한 것이 필드의 현실이다. 밤새 고생해서 나오는 전략 앞부분은 여전히 "2030 자기 주체적인 여성", "2030 그루밍 남성족"에 그칠 뿐이다. 여성 느낌의 브랜드와 남성 느낌의 브랜드 어디에나 갖다 붙여도 될 것 같은 수준의 분석으로 수주한 캠페인은 결국 일회성 행사에 머물거나 운이 좋아 이슈화되는 것을 기대할 뿐이다. 


 '남자는 태어나서 딱 세 번 운다'는 카피는 신라면은 강인한 남성을 울릴 만큼 매우면서 맛있다는 이미지를 전달하였다. 나는 '남자'이지만 세 번만 운 적이 없다. 드라마 보면서, 영화 보면서, 여자 친구와 헤어지면서 정말 많은 일로 울고 웃었던 것 같다. 남자와 여자를 갈라 특징을 만들고, 4가지의 혈액형을 바탕으로 몇 가지 특징을 씌우고, 2030-4050과 같이 무려 20년이 넘는 나이 차이를 하나의 특징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은 '쉽기' 때문이다. 그것이 '진실'에 가깝다기보다 '편하고 쉬운' 방법이라 널리 쓰였을 뿐이다. 초개인화시대의 Segment는 10% 정도의 사실인 특징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100% 사실에 가까울 정도의 페르소나를 바탕으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구상하고 메시지를 도출해야 한다. 그리고 이 이야기가 실제 업무를 함에 있어서 얼마나 이상적이고 어려운지 잘 알고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만큼 소비자를 분석하기에 충분하지 않으며, 데이터도 부족하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소비자를 탐구할 열정과 집념이 부족하며, 소비자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제2의 시나리오를 쓸 수 있는 상상력 또한 부족하다. 


  고등학교 때 '죄와 벌'을 읽는 내내 살인자가 된 것 같고, 주인공이 느끼는 공포, 죄책감 그리고 수많은 고뇌를 느꼈던 기억이 있다. 브랜드의 마케팅 책임자와 함께하는 협력 에이전시가 갖춰야 할 가장 큰 능력은 앞으로 이와 같은 고객의 페르소나 구축 역량일 것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상력을 가미한 '소비자 팩션'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이 커뮤니케이션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 같다



2. 초개인화시대, 조직운영을 위한 아이디어 


  소비자들의 초개인성을 활용하려는 일련의 움직임을 조직 내부의 문제에 적용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개인성'을 파악하는 것과는 별개로 조직 내적으로 개인성을 존중하고 이를 성숙한 운영체계에 담아낸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1) 비용, 비효율 이슈
   조직 내 개개인성이 존중받는다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조직 내 다양성이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표준화된 구성 요소를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며 많은 비용이 수반되어 효율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

2) 형평성, 차별 이슈 

  개인의 차이를 고려한 관리가 자칫 구성원들이 보기에 '조직 개인의 특성'을 고려한다고 느껴지기보다 '나를 차별한다'는 형평성의 문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3) 인지적 본능, 평균주의의 관성

  개개인의 차이를 고려한 채용, 평가, 개발, 보상체계는 결국 '누가 어떤 무엇을 누릴 만한 자격이 있는가'라는 것에 대해 합리적인 답을 내리는 과정이다. 하지만 우리 안에 본능적으로 내재된 인지적 장애물은 이를 방해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결국 '똑같은 성과를 낸 직원들을 다르게 대우'하는 결과를 내기도 한다. 

   

  실제로 조직을 운영하고 '수평적'이고 의사교환이 자유로운 회사를 만들고자 하면서 느꼈던 세 가지 문제점이다. 자신의 의견을 한 가지씩만 이야기해도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수렴하는데 오랜 시간이 소요되며, 다양한 의견을 조율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의사결정이 현명하게 이루어지는 경우보다는 적절한 타협과 상대방의 포기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으며, 자유로운 분위기의 회사를 원한 직원일수록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에 환멸을 느끼고 떠나기도 한다. 


  형평성 부분에서 직원들이 가장 예민하게 느끼는 것은 임금 및 휴가에 대한 보상체계이다. 우리 회사는 주말에 출근할 경우 별도의 휴가를 부여하고 있는데, 한 직원이 3주간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오랜 시간 고생하였지만 주말에 출근한 적이 없어서 프로젝트가 종료되고 별도의 휴가를 받지 못했다. 일반적으로는 프로젝트가 주말에 실행되는 경우가 많아 암묵적으로 '프로젝트 1개가 종료되면 휴가를 하루 받는다'와 같은 룰이 형성되어있었다. 개인의 특성을 고려하자면 충분히 휴가를 하루 부여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되면 평일에 힘들게 고생한 다른 직원은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이기에 형평성에 어긋나는 딜레마에 빠지기도 했다. 


  '자유와 책임'. 멋진 조직문화를 표방하는 듯 하지만 유토피아에 가까운 듯한 문화는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는지, 다른 회사는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지 호기심을 갖고 다양한 정보를 찾고 있다. 그리고 이번 글의 기고자는 아래와 같이 5가지 기본 원칙을 제시한다.


1) 조직의 복잡성이 높아질수록 단순한 '원칙'을 확립하라

   복잡성의 수준이 과거의 경영과 현대의 경영을 구분 짓는 기준이라고 설명한다. 점점 복잡해지는 내부-외부의 이슈를 일일이 프로세스와 규칙으로 잡아나간다면 그 복잡함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며, 복잡함을 통제하기 위한 수많은 비용과 비효율이 야기된다. 그래서 '원칙'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넷플릭스의 '컬처 덱'은 나에게 좋은 인사이트를 주었으며 최근 읽고 있는 레이달리오의 [원칙]은 조금 더 실천적인 바이블이라 꼭 추천하는 책이다. 


2) 모듈식 구조를 바탕으로 규모의 한계를 극복하라

    대한민국에 정말로 '애자일'한 조직이 존재할까? 싶을 만큼 어려운 내용인 것 같다. 특정 프로젝트나 목표에 따라 팀이 구성될 수 있도록 '목표'가 제대로 관리되는 문화를 만드는 것부터 어렵다. 그리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팀을 해산하고 새로운 사람과 팀을 만드는 것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은 더욱이 어려우며, 그 팀의 성과에 따라 적절한 보상체계를 설계하고 보상을 하는 것 또한 전체 형평성과 공정성을 맞추는 차원에서 많은 한계에 부딪히곤 한다. 

   그래도 처음 입사한 회사도 아니고 처음 입사한 팀이 나의 평생팀이 된다는 것은 너무도 끔찍한 일인 것 같다. 전문가의 오류에 빠지는 것보다는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과 소비자를 캐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고기를 먹여주는 것보다 고기를 잡는 법을 알려주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앞으로 남은 인생 내 스스로 헤쳐나가가는 길엔 다양한 문제와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문제와 어려움은 나와 직원 모두를 단단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 믿는다. 


3) 사람을 이해하는 시스템을 설계하고 엄격한 준수보다 끊임없는 최적화를 주문하라 

  생각보다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그래서 면담을 해도 그 사람의 속내와 그 사람의 성향과 능력을 모두 파악하기 힘들다. 국가가 이런 부분에 연구 투자를 하고, 성향과 역량 파악에 도움이 되는 평가지를 만들어 활용방안을 배포한다면 중소기업의 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레이달리오의 브리지워터 사는 직원을 파악하기 위해 5가지 정도의 심리검사 내용을 참고한다고 하는데, 중소기업에는 그러한 도구가 없다. MBTI 하나로는 실질적으로 활용하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4) 조직과 조직, 조직과 개인, 개인과 개인 간의 '관계', '협력'에 집중하라 

5) 열린 학습 체계를 구축하라 

  아직은 4, 5단계에 대해 생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원칙을 만들고 그것을 끊임없이 직원들과 소통하고 교류하는 일. 그리고 최대한 프로젝트 단위로 다양한 직원이 서로의 능력을 바탕으로 최적의 효율을 낼 팀을 구성하여 프로젝트를 완수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2019년 중순부터 시작된 프로젝트였고 2020년에 본격적으로 Trial-Error의 시기를 거칠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코로나 사태로 인해 "위기관리"라는 또 다른 환경에 봉착했다. 위기를 겪으면 강해지는 것처럼 이번 위기가 나에게는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온다. 위기관리 체계가 잘 잡힌 기업의 대응 방법을 예의 주시하며 다양한 케이스를 종합하여 우리 회사만의 위기경영체계 매뉴얼을 만들고 있다. 이 매뉴얼이 작동할 시기에는 다른 이유와 다른 환경이겠지만 기본 원칙부터 바로잡고 이번 코로나의 대응책을 케이스로 설명할 예정이다. 

  DBR293호는 코로나 시즌에 맞추어 위기관리를 주제로 구성된 만큼, 빠르게 읽고 매뉴얼의 초안 정도를 공유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추천도서

1) 레이달리오, 원칙

2) 존 도어, OKR

3) 마쓰이 타다미쓰, 무인양품은 90%가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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