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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isan Oct 26. 2016

      꿈

                         책은 엄마랑,  잠은 아빠랑

책은 엄마랑, 잠은 아빠랑! 

토니의 잠자는 규칙이다.

간혹 아빠가 늦게 돌아오는 날은 아무리 불을 끄고 누워도,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잠에 들지 못한다.


"늦었어. 왜 안 자?"

"엄마, 낮에 본 할로윈 가면이 자꾸 내 머릿속에 있어. 지우개가 없어서 지울 수가 없어."

"그냥 다른 생각을 해. 네 친구 잭이랑 같이 노는 그런 생각해봐."

"잭이 할로윈 가면을 쓰고 있는 게 떠올라."    

"계속 안 잘 꺼면, 난 간다." 


  띵 동~!

"아빠닷! 난 아빠랑 잘래!" 


아빠가 방에 들어가자, 도란도란 부자의 얘기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한참만에 눈을 비비며 토니 방에서 나온 남편,

 

"어떻게 재웠어? 무서운 생각이 계속 머리에 남아있다던데...."

"다른 생각을 하게 얘기를 해 줘야지."

"무슨 얘기를 어떻게 해 줬는데......?"

남편은 아들과의 대화 내용을 이야기해 준다. 


"우리가 배를 타고, 바다에 있어. 고기를 잡으려고 낚시를 하는데, 물고기가 하나도 안 잡혀."

"왜?"

"우리 배 옆에 아주 커다란 고래가 수영을 하고 있네."

"아, 고래가 물고기를 다 잡아먹었구나. 고래야! 네가 물고기를 다 잡아먹으면, 

우리는 물고기를 하나도 못 잡잖아. 우리도 잡을 수 있게, 물고기를 놓아줘!"  


그러자,  고래는 재채기를 크게 하면서 수많은 물고기를 도로 뱉어 놓는다. 

그 많은 물고기를 먼저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나머지 물고기를 다 팔아서 돈을 많이 번다. 

할아버지가 등장해서 물고기는 한 마리도 못 잡았냐고 물어본다. 토니와 아빠는 엄청나게 많은 물고기를 보여준다.

 

"아빠, 우리 그 돈으로 커다란 마당이랑 수영장이 있는 집을 사자."

"그래."

"그리고, 나 강아지도 한 마리 살래." 

"그래, 마당이 있으면 키워도 돼." 

"새로 산 집에서 수영을 너무 오래 했더니, 아빠는 피곤해. 너도 얼른 꿈속에서 니 강아지랑 놀아."

"응. 아빠, 잘 자."  


한 번은 토니에게 물었다. 

"너는 왜 아빠랑만 자려고 해?"

"아빠는 팔베개를 계속 계속해줘."

"엄마도 해 줄게."

"아빠 팔은 뚱뚱해서 더 편해. 아빠랑 잘 꺼야."  


토니는 푹신하고 널찍한 아빠의 품을 더 좋아한다. 

게다가 남편은 타고난 이야기 꾼이다. 

둘이 소곤소곤 얘기 많이 해라, 

나는 내 꿈속으로 먼저 갈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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