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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woo Ahn Nov 12. 2017

안녕, 밴쿠버

Farewell, Vancouver

올해 2월, 캐나다로 온지 1년이 되던 때쯤이었다(지난 이야기는 외국인 노동자 in 밴쿠버를 참조). 밴쿠버 생활도 익숙해지고, 회사와 조직 내에서도 자리를 어느 정도 잡고 나니, 이제 슬슬 장기적으로 어떻게 할지 계획을 세워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처음에 올 때는 캐나다에 정착할 생각이었지만, 어느 정도 살아 보니 미국으로 가는 것 역시 검토해볼 필요가 있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물론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는 선택도 있긴 하지만, 그럴 것이었으면 애초부터 떠나오지도 않았을 것이기에 딱히 염두에 두지 않았다.


외국에서 정착하기 위한 필수 조건은 신분 문제와 주택 문제이다. 취업 비자는 기간 및 고용주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정감, 이런저런 공공 혜택, 이직의 가능성까지 보기 위해서는 영주권의 획득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 미국으로 옮길 생각이 있는 경우에는 다음 두가지 중 어느 쪽이 나을지를 판단해봐야 한다.

캐나다 영주권 -> 캐나다 시민권 -> TN 비자로 미국 취업/이주

L1 비자로 미국 이주 -> 미국 영주권

영주권을 취득하는 기간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일단 캐나다이든 미국이든 회사에서 지원은 해주니 상대적으로 커다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주택 문제는 완전히 내가 스스로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외국 생활을 하면서 딱히 물질적인 풍요를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밴쿠버 생활에서의 가장 큰 걱정거리 중 하나는 비싼 집값이었다. 단순히 수치의 높고 낮음을 떠나, 소득 대비 주거 비용이 지나치게 높다. 주택 매매 가격은 이미 오를 대로 올랐고, 렌트비 역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다운타운의 경우, 작년에 $1700 정도하던 1베드룸 렌트비가 이제는 $2200까지 치솟았다. $2500 부근이던 2베드룸은 $3000이 넘은지 오래다. 원래 BC주에서는 렌트비 인상률 최대치를 4%로 정해놓고있지만, 집주인들이 기존 세입자에게 계약 연장을 해주지 않고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면서 렌트비를 올리는 꽁수를 쓰기도 한다.

내 경우는 렌트하고 있던 집을 집주인이 렌트비 인상 없이 1년을 더 연장 계약해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렌트비는 월 순 수입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었고, 연봉 인상률이 절대 렌트비 인상률을 따라가지 못할 것이기에 결국 더 작은 집이나 타운하우스, 혹은 더 외곽에 있는 집으로 이사를 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이 되었다. 전세라면야 어차피 나중에 돌려 받을테니 걱정이 덜하지만, 월세는 인상분 하나하나가 전혀 다르게 다가온다. 그렇기에 한국의 전세 제도에 대해 설명해주면, 대부분 외국 친구들은 "공짜로 사는거네! 뭐 그런 신기한 시스템이 다 있어?"라고 놀라워한다.

결국 매달 렌트비로 돈을 쓰느니 차라리 모기지를 받아 집을 사는게 낫지 않은가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 이미 밴쿠버의 집값은 모기지를 받더라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참고로 올해 초 기준 광역 밴쿠버의 단독 주택 기준 평균 가격은 180만불이었다. 이름 그대로 '평균'이기에, 실제로 다운타운으로 접근성이 좋으면서도 거주 환경이 좋은 동네에 마음에 드는 집을 사려면 이것보다 훨씬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 물론 외곽으로 나가면 떨어지기야 하겠지만, 그만큼 출퇴근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한국에서도 출퇴근 시간에 스트레스 받는 것을 무지하게 싫어했던터라, 여기서까지 그런 생활을 하고 싶은 생각은 그다지 없었다.

이에 비해 시애틀 지역 역시 집값은 예전에 비해 상당히 많이 올랐지만, 계산기를 두드려본 결과 그래도 모기지를 받으면 어떻게든 가능해 보이는 범위 안에 있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미국으로 가는 것을 생각하기에는 동기가 다소 부족했다.


그러던 중, 어느날 갑자기 조직 내에 큰 변화가 생겼다. 조직 내부의 사정을 자세히 쓸 수는 없겠지만,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의 변화라고만 해두겠다. 내가 내릴 수 있는 선택은 현재 조직에 남거나, 밴쿠버 오피스 내에서 다른 팀으로 옮기거나, 시애틀 본사로 가는 것이었다. 

첫번째 옵션도 고려해봤지만, Sinking ship에서 구멍 막고 물 퍼내면서 버티는건 이미 오래 예전에 충분히 겪어 본 것으로 충분했다. 물론 그런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내는데 이바지함으로써 기회와 보상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것보다는 뭔가 보다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었다(그래서 외국으로 나오기도 했고). 

결국 회사 내부에서 다른 팀으로 이동(Internal Transfer)을 하는데, 밴쿠버에 있을 것인가 아니면 시애틀 본사로 이동할 것인가라는 선택이 남았다. 아내 및 아이들과 함께 짚어본 각각의 주된 장단점은 다음과 같았다.


캐나다/밴쿠버의 장점

이미 1년동안 살아서 익숙하다.

아내와 아이들이 캐나다를 더 선호한다.

자연, 환경, 친절, 치안이 상대적으로 좋다.

공공서비스/시설이 상대적으로 좋다.

영주권/시민권 취득이 상대적으로 쉽고 빠르다.

캐나다/밴쿠버의 단점

현재 회사를 제외하면 딱히 갈만한 회사가 없다.

회사 내부에서 밴쿠버에 있는 조직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으며 선택의 폭이 좁다.

세금, 생활비, 물가, 공공요금 등이 너무 높다.

엄청나게 높은 집값으로 내 집 마련이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미국/시애틀의 장점

보다 다양한 기회와 선택의 폭이 넓다.

급여, 세금, 생활비, 물가, 공공요금이 밴쿠버에 비해 유리하다.

집값이 많이 오르긴 했으나, 아직은 모기지를 받을 경우 내 집 마련이 가능한 범위 내이다.

미국/시애틀의 단점

새로운 국가/동네에서 다시 정착을 시작해야 한다.

영주권 취득이 (상대적으로) 오래 걸린다.

안전, 교육, 인종 차별, 최근의 반이민 정서 등이 걱정된다.


결국 혼자서도 곰곰히 생각을 해보고 가족들과 의논을 해본 결과, 미국행을 결정하게 되었다. 미국행의 장점이 단점보다 확실히 커보이고, 단점 중에서 일부는 약간의 막연한 우려와 걱정에 가깝다는 결론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행선지를 결정하고 난 다음 할 일은 회사 내에서 옮겨갈 다른 팀을 알아보는 것이었다. 처음에 여기로 올 때는 별로 아는 게 없는데다 딱히 선택의 여지가 없었지만, 이제는 내가 가지고 있는 충분한 정보를 기반으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오히려 오픈되어 있는 포지션이 너무 많기에, 어디를 갈지 잘 정하기 위해 내 나름대로의 기준을 세워 필터링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세운 기준은 다음과 같았다.

회사의 핵심 비즈니스를 수행하는 조직

자율적으로 Product/Service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조직. 즉 해당 Product/Service로 직접적인 매출/수익을 얻고 있거나, 향후 예상되거나, 혹은 이에 상응하는 명확한 실적 지표가 있는 팀

향후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한 계획과 리소스를 갖춘 팀

Principal Engineer를 1명 이상 보유한 조직

Business-oriented 보다는 Technical-oriented한 조직

매니저/리더가 자기 Product/Service에 대한 열정과 비전을 가지고, 말이 잘 통해야 함

기존 팀 구성원의 Retention이 일정 수준 이상인 팀

수립한 기준을 기반으로 몇 개 팀을 후보로 추리고, 접촉에 들어갔다. 이 회사에서는 Internal Transfer를 하는 경우에도 인터뷰를 보는 경우가 많다. 그것도 단순 구두 인터뷰가 아니라, 코딩 테스트를 다시 보기도 한다. 또한 그 동안 회사 내부에서의 코드 커밋 내역, 다른사람들에 대한 코드 리뷰 내역, 설계 문서 등 자신의 역량을 증명할 수 있는 산출물을 요구한다. 내가 보기엔 좋은 팀일 수록 이러한 내역을 좀 더 까다롭게 검증하는 것 같다. 검증을 대충하고 사람을 빨리 뽑으려는 조직은 뭔가 당장 인원 수 채우기가 급한 케이스일 가능성이 높고, 이런 조직이 향후 잘 굴러갈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덕분에 무늬만 개발자 행세를 하면서 코딩을 전혀 하지 않는 이들은 Internal Transfer를 하는 것도 그만큼 어렵다. 아니면 허들이 낮은 그저 그런 팀으로 옮기는 수 밖에 없다. 이런 이들이 모인 팀은 가면 갈수록 악순환에 빠진다.


그렇게 해서 최종적으로 선택한, 그리고 인터뷰를 통과한 팀은 내가 세운 기준을 거의 다 만족하며 개발 코드 커밋도 매우 활발하게 일어나는 곳이었다. 유일하게 우려되는 점은 조직의 특성 상 운영 부하가 조금 높다는 점이었다. 익히 알려졌듯이, Amazon은 SDE가 돌아가면서 Oncall (간단히 말해, 운영/장애 대응 당직)을 수행해야 한다. Oncall load가 심한 팀은 Work/Life Balance를 유지하기 어려워 팀원들이 그만두는 주된 원인이 되기도 한다. 모든 조건이 happy하면 좋겠지만, 다 바라기는 어려우니 이 정도는 내가 그냥 감수하기로 했다(이 결정이 잘한 것인지는 좀 더 지나봐야 알 수 있을 듯).


결정이 되고 나서 얼마 뒤 Internal Transfer Offer를 받았다. 국가 간의 이동이기에 환율과 Cost of living을 감안하여 Compensation이 조정되고, Relocation을 위한 패키지를 받게 된다.

미국으로 이동하기 위해 가장 큰 관건은 역시 신분 문제, 즉 비자를 받는 것이다. 일반적인 취업의 경우에는 H1B 비자를 받게 되지만, 내 경우는 미국 기반 회사의 해외 지사에서 1년 이상 근무한 사람이 미국으로 옮겨서 일을 할 수 있는 Internal Transferee용 비자인 L1 비자를 받는다(가족들은 L2 비자). 매니저의 경우 L1-A가 발급되어 최대 7년동안, 일반 엔지니어의 경우 L1-B로 최대 5년을 일할 수 있다. 연장은 불가능하며, 만료 전 H1-B로 갈아타거나 Green Card(영주권)을 획득해야 하며, 그렇지 못하면 다른 해외 지사로 가야 한다. 이래저래 요구하는 서류들이 있긴 하지만 처음에 캐나다로 올 때만큼은 복잡하지 않았고, 이미 한번 겪어 봤기에 이제 이런 절차를 준비하는 것도 훨씬 더 익숙해진 것 같다.


L1 비자 인터뷰를 신청하고 그 사이에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함께 한국으로 휴가를 다녀왔다. 캐나다로 온지 처음으로 한국 방문을 하는 것인데다, 이래저래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았다. OTP의 배터리는 몇달 전에 나갔었고, 그 덕에 공인인증서도 갱신 못하고 만료되어 버렸고, 이미 예전에 사용하던 휴대전화 번호도 사라져 버렸기에 이를 복구하고 재발급 받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을 허비해는지 모른다. 심지어 추가 본인 확인 수단으로 강제화된 ARS는 한국 입국을 했기에 해외 출국 사실 확인으로 건너 뛰는 것도 불가능했다. 정말 해외 생활을 하다 보면 한국의 공공/금융 관련 서비스에 접속을 하려면 욕이 절로 나온다.

정신 없이 바쁜 일들을 처리하고, 먼저 캐나다로 돌아왔다. 아이들은 방학 기간을 한국에서 보내고 싶어 했고, 아내도 아이들을 돌보며 다른 일들을 마무리 지어야 했다.


가족들이 돌아온 후 얼마 뒤 비자 인터뷰를 보고, 다행히 별 문제 없이 비자를 발급받았다. 비자를 발급받자마자, 바로 시애틀로 내려가면서 I-94를 L1 비자로 셋업해두었다. SSN(Social Security Number)를 신청하기 위해 관련한 기록이 넘어오는데 2주 가량 걸린다고 해서 미리 처리해둔 것이다. 가족들과 함께 시애틀 주변 도시들과 동네를 둘러보고, 대략 어느쪽으로 정착을 할지를 머리 속에 그려본 후, 다시 밴쿠버로 돌아왔다.


그리고 2주 뒤에 미국으로 이사를 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중간에 휴가가 끼면서 전체 일정이 조금씩 늦어지다 보니, 마지막 정리 기간이 다소 촉박해졌다. 기존 팀 업무도 정리해야 하고, 전기/가스/인터넷 등의 서비스도 중지 신청을 하는 등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는데, 무엇보다 가장 힘들었던 건 그동안 익숙해진 것들, 친해졌던 이들과 작별하는 것이었던 것 같다. 특히 첫째의 Best Friend 중 한명은 헤어지는 것이 아쉬워 눈물을 뚝뚝 흘렸고, 급기야 부모들끼리도 눈시울이 붉어졌었다. 나중에 아이의 엄마가 전했는데, 헤어지고도 밤새도록 울었다고 한다. 사실 이런 걸 보면 현지인들 입장에서는 잠깐 있다가는 가족의 아이들과 자신의 아이들이 너무 친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이해가 간다. 심지어 유학생처럼 애초부터 잠깐 있다가 갈 것이 예상되는 가족의 경우에는 더더욱 거리를 두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처음에 캐나다에 올 때는 당연히 오래오래 있을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1년 반 정도만에 떠나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에, 그 아이와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이 가득했다. 시애틀과 밴쿠버가 멀지 않은 거리인데다, SNS나 이메일과 같은 수단도 있기에 사실 계속 연락이 가능하긴 하지만, 아이들은 또 금새 잊어버리는데다 out-of-sight = out-of-mind는 피할 수 없을테니.


이사를 위해 이삿짐을 싸는데도 며칠이 걸렸다. 한국에서 올 때는 150 박스 정도를 가져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번에는 280 박스 가량으로 짐이 늘어 이사 업체에서 짐을 싸는데 2일, 그리고 로딩을 하는데 1일해서 총 3일이나 걸렸다. 미국에서 집을 구하기 전에 Temporary Housing에서 있을 것이라 당장 필요한 짐을 챙겼는데, SUV 트렁크는 물론 실내에도 더이상 들어갈 자리가 없을 정도로 빽빽하게 밀어넣어야만 했다.

보통은 Move-out을 한 후, Cleaning을 하고 Move-out 인스펙션을 받아야 deposit을 돌려 받을 수 있는데, 미국으로 바로 넘어가야 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그걸 할 수 있는 여력이 없었다. 다행히 집주인이 흔쾌히 자신이 arrange 해주겠다고 했고, 관련 비용을 deposit에서 제하고 받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1년 반 동안의 밴쿠버 생활을 끝내고 미국으로 오게 되었다. 지난 1년 반을 돌아보면 지금은 조직의 상황이 달라지긴 했지만 좋은 매니저와 멋진 팀원들을 만나 즐겁게 일하며 이것저것 많은 경험도 했고, 살았던 집과 동네 역시 너무 좋은 환경이었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 많은 도움을 받았던 것 같다. 무엇보다 아이의 병이 정말 많이 좋아졌는데, 이게 단순히 약 때문인지 BC Children's Hospital의 친절한 스탭들과 너무나 좋은 자연 환경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것만으로도 나는 캐나다로 오길 잘했었다라고 생각한다. 미국으로 가기 전 마지막으로 BCCH에서 진료를 받았는데, 진심어린 따뜻한 말을 전해주던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정말 기억에 남는다. 미국에 가서도 최대한 빨리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Seattle Children's Hospital로 transfer 역시 완벽하게 셋업해주었고, 혹시나 진료일자가 늦어질수 있을지 모르니 약도 충분하게 챙겨갈 수 있도록 배려해주었다. 시간이 지나면 또 달라지겠지만, 자연과 사람에 대해서는 밴쿠버 생활이 그리워진다.


팀원들과 작별 인사를 할 때, '안녕(Annyeoung)'에는 Hello와 Farewell이라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지금은 헤어지지만, 언젠가는 또 다시 만날 거라고. 


안녕, 밴쿠버. 네가 그리울거야. 


다음은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이주 시 해야 할 일들에 대해 팁 형태로 적어본 것이다. 캐나다 시민권자/영주권자가 아닌 사람이 밴쿠버에서 시애틀로 이사하는 항목을 위주로 적은 것이라, 과연 해당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정리: 미국으로 이주 전 캐나다에서 해야 할 일

(보통) Month-to-Month가 아닌 경우에는 최소 2개월 전 집주인에게 이사 예정 날짜를 통보해서 새로운 테넌트를 구하게 한다. 자세한 사항은 반드시 계약서를 확인해야 한다.

이사 업체와 move out 날짜를 정한다. 땅덩어리가 작은 한국에서처럼 당일날 move out - move in이 동시에 일어날 수가 없다. 심지어 집안 살림의 규모에 따라 패킹/로딩마저도 여러 날에 걸쳐 일어날 수 있으므로, 이 경우 먹고 자는 문제를 어떻게 할지 미리 준비한다. 일정에 따라 미국 최종 입국일 역시 결정해둔다.

Move out 날짜를 기준으로 전기/가스/인터넷 등 집에 설치된 서비스를 중지 요청한다. 이사갈 미국 주소를 아는 경우 미리 Forwading 주소를 등록한다.

휴대폰의 경우, 미국 휴대폰을 언제 개통할 것인지에 맞춰서 서비스 중지 요청을 한다. 만약 캐나다에서 구매한 약정 폰을 계속 사용하고자 하는 경우, unlock을 하고 잔여 금액을 납부해야 한다.

필요 없는 은행 계좌를 정리한다. 세금 문제 등을 위해 계좌 유지가 필요한 경우, Account fee를 면제 받기 위한 minimum monthly balance가 가장 작은 것으로 바꾼다.

캐나다 은행에 있는 잔고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결정한다. 미국으로 이주 전 Bank Draft로 가져갈지, Borderless plan을 개설할지, TransferWise나 Visa Direct를 사용할지 등을 결정한다. 지점을 방문해야만 하는 Bank Draft의 경우 미국으로 이주 후에는 불가능하며, 일시적으로만 사용할 것이면 수수료나 Minimum monthly balance가 필요한 Borderless plan은 의미가 없다. 개인적으로는 환율 및 수수료에서 매우 유리한 TransferWise를 추천한다.

미국에서 신용카드를 받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므로, 캐나다 신용카드를 당분간 계속 사용할지 해지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Secured인 경우 deposit을 돌려 받기 위해서는 pending transaction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balance가 0인 상태에서 해지 신청을 해야 한다. TD와 거래하는 경우, 미국 TD와도 Credit Score를 연동할 수 있으나 Branch가 동부에만 존재해서 시애틀 지역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캐나다에서 구매한 자동차를 미국으로 가져갈 것인지, 팔고 미국에서 새로 구매할 것인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가져가기로 결정한 경우에는 해당 자동차가 US Emission & Safety Compliance를 만족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어떤 자동차는 후드 아래에 Compliance Lable이 있는 경우도 있는데, Emission과 Safety 양쪽에 대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한쪽만 있거나 둘 다 없는 경우에는 자동차 제조사에 연락해서 Letter of compliance를 받아야 한다. 참고로 제조사는 캐나다가 아닌 미국 쪽 법인에 연락을 해야 하며, 자동는 Emission/Safety에 대한 중요 리콜이 모두 완료된 상태여야 한다.

집/테넌트 보험이 있는 경우, Move out 날짜를 맞춰 중지한다. 자동차 보험의 경우, 미국에서 자동차 등록 후 이전 BC 주 번호판을 ICBC로 반납해야만 남은 기간에 대한 보험료를 환불받을 수 있다.

시간이 된다면 실제 이사를 하기 전, 미국 국경을 방문해서 새로 받은 비자로 I-94를 셋업하는 것이 좋다. SSN을 발급 받기 위해서는 국경에서 자료가 넘어 오는데 2주 가량 걸린다고 들었기에, 미리 해두면 SSN을 빨리 신청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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