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한 달 살기
2023년 1월 16일 월요일
싱가포르 한 달 살기 10일차
오늘은 당일치기로 말레이시아 조호바루에 있는 레고랜드에 다녀왔다.
가기 전부터 언제 갈지, 교통수단은 어떻게 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한 달 살기의 1/3즈음 가기로 하고 교통수단은 최대한 편리하되 비싸지 않은 것으로 알아보았다.
그래서 싱가포르에 온 지 10일차되는 날인 오늘 레고랜드에 가기로 하고
이동 수단은 싱가포르에서 레고랜드로 가는 직통 카우치 버스를 선택했다.
출도착 시간이 정해져있고 출도착지도 숙소와 멀지 않아
비교적 편하게 다녀올 수 있었다.
아침 8시 45분에 싱가포르 플라이어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10시쯤 레고랜드에 도착했는데
싱가포르 출국 심사와 말레이시아 입국 심사 시간을 포함한 것치고는 매우 훌륭했다.
차도 별로 막히지 않았고 출입국 심사도 원활하게 되어서 큰 문제 없이 갈 수 있었다.
하지만 싱가포르로 돌아올 땐 오후 4시 45분에 출발해서 저녁 7시 조금 넘겨서 싱가포르에 도착했는데
싱가포르 입국심사하기 전 check point로 들어가는 차들이 너무 많이 밀려 있어서
버스에서 기다린 시간이 거의 3~40분 되었던 것 같다.
말레이시아 레고랜드가 오래되고 많이 낙후되어 있다고 해서 큰 기대는 안 했는데
아들은 정말 재미있게 잘 즐기며 놀았다.
처음으로 워터슬라이드를 타보고 (자진해서 타기보단 엄마의 반강요에...?) 물벼락도 맞아보고,
Lost King of Advanture에서는 파라오의 보물을 찾기 위한 shooting ride를 탔는데
너무 재밌어해서 이것만 여덟 번을 탔다.
드라이빙 스쿨에서는 레고 자동차로 운전도 하고 Boating School에서도 보트를 운전해 봤는데
너무 더워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를 정도였다.
조금이라도 무서운 놀이 기구는 못 타는 아들이라 롤러코스터를 빼고는 웬만한 놀이시설들은 다 즐기고 온 것 같다.
Air gun으로 공을 쏘는 놀이터 같은 곳에서도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재밌어하고 (덕분에 나는 공을 계속 날라줘야 하는 노동을..),
너무 더워서 더위를 피하기 위해 올라간 레고랜드 전망대는 조호바루를 한눈에 내려다보기에 좋았다.
더우면 실내에서 레고 만들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시원해지면 또 밖에서 놀이 기구를 타고..
이렇게 여섯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말레이시아 레고랜드 오기 전
우리나라 춘천에 개장한 레고랜드를 다녀왔던 터라
크게 재미있을까? 했었는데
아들은 레고는 역시 재밌어!라며 춘천 레고 래드에서처럼 말레이시아 레고랜드도 알차게 잘 즐겼다.
말레이시아 조호바루는 예전 직장에서 출장으로 숱하게 왔던 곳이라 낯설지가 않았다.
5년 정도 시간이 지났는데도 예전 모습 그대로인 곳도 있고 (Anjung)
그때는 막 공사를 시작해서 건물이 올라가던 곳이었는데
지금은 완공이 되어 있는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때같이 일했던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동료들은 다 잘 지내고 있을까? 아주 잠시 궁금해졌다.
건물이 많이 들어선 조호바루지만 여전히 개발할 곳은 넘쳐나는 것 같다.
그땐 여기가 기회의 땅처럼 여겨졌었는데,
지금도 여전히 그런지 궁금하고 또 알아보고 싶어졌다.
짧은 과거 회상을 뒤로하고
레고랜드를 나의 땀과 기미와 맞바꾼 시간으로 끝을 내고 싱가포르로 돌아가는 버스에 올라탔다.
여기 온 지 열흘 만에 얼굴에 기미가 너무 많이 올라와서 속상하다..
어떻게 지워가고 있던 기미였는데..
서울로 돌아가면 피부과부터 달려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오늘 하루를 마무리해야겠다.
사실,
하루 종일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땀을 뻘뻘 흘리고
레고랜드를 수 바퀴 돌며 이만 보 가까이 걸음을 채웠더니
너무 피곤하다.
그래도 레고랜드에서 즐거워하던 아들의 모습에서
보람을 느낄 수 있어 뿌듯하다.
내 몸이 부서져도
아들이 즐겁다면야...
그걸로 된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