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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하 Jul 24. 2023

#11. 어느 여유롭던 일요일

싱가포르 한 달 살기

2023년 1월 15일 일요일
싱가포르 한 달 살기 9일차



오늘은 자연친화적으로 잘 꾸며져있다는 싱가포르 국립도서관 내 어린이 도서관 (My Tree House)에 가보기로 했다.

간단히 아침을 먹고 버스를 타러 갔는데 정류장에서 어떤 서양인 부부가 투어버스를 어떻게 타야 하는지 내게 물어봤다. Hop 어쩌고 하는 걸 보니 둘째 날에 우리가 탄 Big-Bus를 말하는 것 같아서 설명을 해줬는데..

오... 나도 모르게 영어가 술술 나온다. 일주일 정도 지나니 혀가 풀리나 보다.

그 부부의 Thank you Thank you 세례를 받고 버스를 타고 도서관으로 가는데 일요일 오전이라 그런가 거리가 매우 한산하다. 버스에서 내려 조용한 거리를 걷고 있으니 진짜 여기에 사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싱가포르 국립도서관으로 걸어가는 길. 일요일 오전이라 한적한 거리.




우리가 가려고 했던 어린이도서관 My Tree House



도서관에 도착해서 안내 직원에게 어린이 도서관인 My Tree House 위치를 물어봤는데 아... 6월까지 리노베이션 공사를 해서 지금은 닫혀 있다고 한다. 이럴 수가. 아들에게 여기 있는 동안에도 책을 많이 읽어주고 싶었는데 너무 아쉽게 되어버렸다. 숙소 가까이에 도서관이 있어서 좋다고 생각했는데, 아쉽지만 다른 도서관을 찾아봐야겠다.



발걸음을 그냥 돌리기 아쉬워 국립도서관 전층을 산책삼아 구경해봄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 하며 도서관을 나서는데

길 건너편에 '내셔널 디자인 센터'라는 건물이 보여 거기로 가보기로 했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들어갔는데 입장료가 없어서 좋았고,

들어가자마자 아들이 체험할 수 있는 VR 존이 있어서 반가웠다.

VR 안경을 쓰고 우주 공간을 체험하고 다양한 가상 공간을 볼 수 있어서 유익했다.

한편에는 3D 프린팅으로 플라스틱 재활용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다.





국립도서관 바로 맞은편에 있던 내셔널 디자인 센터.





VR 안경으로 신기한 체험 중



아들에게는 이런 경험이 지금 당장은 흥미가 없고 그저 그럴 수 있겠지만 그저 엄마 따라다니며 무심히 보고 듣고 느껴본 것들이 하나하나 마음에 닿아 나중에라도 좋은 영향으로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셔널 디자인 센터에서 나와 숙소로 걸어가는 길에 한국 마트인 '선샤인 코리아'에 들러 햇반이랑 먹거리들을 샀다. 그리고 여러 자판기가 줄지어 서있는 벤쿨렌 로드를 따라가다 우리도 그 유명하다는 오렌지 주스 자판기에서 주스를 한 잔 뽑아 마셔봤다. 2달러를 넣으면 즉석에서 생오렌지가 즙을 짜내며 주스 한 잔이 나오는데 달지 않으면서도 상큼한 슈스의 맛이 매우 퀄러티가 높았다. 한국에도 있으면 자주 사 먹을 것 같은데? 잘 팔릴까? 궁금하다.


2달러 오렌지 주스 한잔으로 행복을 살 수 있었다.



날씨가 흐리고 선선해서 수영은 아주 잠깐만 하고 들어와서 저녁 먹고 내일 말레이시아 조호바루에 있는 레고랜드에 가기 위해 푹 쉬기로 했다.

그런데 아들이 머라이언상이 보고 싶다고 해서 잠깐 저녁 외출하자 하여 밤길을 나섰다.

버스 타고 3정거장이면 머라이언 파크에 도착하기에 야경 보러 다녀오는 게 크게 부담은 안되었다.

싱가포르에 온 지 9일 만에 비로소 제대로 된 야경 다운 야경을 보아서 그런지 둘다 들뜨고 신나있었다.


버스에서 내려 사람들이 걸어가는 방향으로 같이 따라 걷는데 저 멀리 고층 빌딩과 입으로 물을 뿜어내는 머라이언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짙은 밤의 배경으로 화려하게 빛나는 마리나베이샌도 너무 아름다웠다.

아들도 그 야경에 반했는지 이리저리 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반짝반짝 영롱한 빛들을 한참 쳐다보기도 했다.

역시 싱가포르는 밤이 진리인듯하다.


드디어 마주하는 싱가포르의 야경, 반짝반짝 아름답다.




사진을 이렇게도 찍어보고 저렇게도 찍어보던 아들은

지금 이 순간을 아빠하고도 함께 누리고 싶었던 모양이다.

카톡으로 아빠한테 사진을 보내며 설명을 해주고 다음에 우리 가족 모두 여행 오면

꼭 저기 보이는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에서 같이 묵자고 약속 같은 다짐도 했다.


지금 이 순간을 아빠하고도 나누고팠던 아들



잠깐의 야경 구경을 끝으로 오늘 하루도 마무리를 했다.

내일은 대망의 말레이시아 조호바루에 있는 레고랜드에 가는 날.

부디 힘들지 않게 잘 다녀올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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