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재의귀인 Dec 19. 2021

아홉번째 온라인 사진전을 열다

그래 봤자,직딩의사진 #103

어느덧 아홉 번째 온라인 사진전을 하게 되었다. 그 해의 사진을 리뷰한다는 의미와 불쑥불쑥 들었던 생각을 정리 하는데 의의가 있다. 서문으로 대신했던 글을 브런치에 올려본다.


ARTIST COSPLAY

나에게 묻는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사진을 찍는가?" 나는 이 질문에 대답을 할 수 없다. 머리를 비우기 때문이다. 사진 찍는 자의 생각과 말이 자신의 사진을 추월하면 '사기'의 행위가 된다. 내가 가장 혐오하고 경계하는 행위는 아티스트 코스프레다. 유혹이 끊임없이 파고들지만, 올해 나의 작업들도 그 경계를 넘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비워진 머리로 내 시야의 일부를 뜯어내서 프레임에 가둔다. 어느덧 내 사진의 가장 적절한 정의가 되었다.



NO CHANGE

거리의 모습은 변화가 없다. 밝음과 어둠이 교차하고 빠름과 느림이 이어진다. 새로움과 오래됨이 충돌하고 높음과 낮음의 상생 혹은 적대관계로 관찰된다. 많은 미래 학자들이 단언했다. COVID-19 전과 후로 나누어진다고. 새로운 시대, 대전환기이고 커다란 변혁이 일어날 것이라고 호들갑을 떤다. 하지만 그런 과장된 레토릭(Rhetoric)으로 시대를 규정할 필요가 있을까? 마스크의 물결, 사람들 간 약간의 밀도 차이를 제외하고 19년 이전과 차이점을 발견하기는 어려웠다. 세상과 삶은 물리법칙 하에서 불변의 빛의 속도, 시간과 공간이 적절한 변화의 속도를 유지하고 흘러갈 뿐이다.



METAVERSE

메타버스가 거의 모든 것을 리드하는 '척 '했던 한 해다. 하나의 단문으로 정의할 수 없는 것.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과 경험을 근거로 정의하고 있는 기묘한 트렌드. 이 틈을 놓칠세라, 자신의 예술의 영역과 콘셉트에 끼워 맞춰 보려는 아티스트도 여럿 보았다. 그분들에게 묻고 싶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예술을 하는가?"



NFT

NFT로 사진 경매를 시도했다. 그리고 그 철옹성이 얼마나 두텁고 높은지 실감했다. 내 사진은 바뀌지는 않지만 생태계는 바뀌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다. 많은 양이 필요하다. 몇 초사이에 수 십장씩 포스팅되는 작품들 사이에서 생존하려면 가징 필수적인 조건이다. 다이도 모리야마 선생님의 "양 없이 품질은 없다." 어록이 떠오르는 새벽이다.



MATRIX AWAKENS

PS5로 구동되는 UNREAL ENGINE 5, TECH DEMO를 통해 모피어스의 "What is real?"이라는 문장을 되새김질했다.  깔끔하게 캡처할 수 있는 사진 모드가 별도로 있으나, 성이 차지 않아 카메라를 모니터에 들이댔다. 이번 전시에 숨은 그림 찾기처럼 숨겨놓았으니 찾아보시도록. 프리렌더링 된 화면이 아니라 1440P, 30f/s으로 돌아가는 리얼타임이다.




올해 나를 관통했던 몇 가지 단어들을 떠올렸다. 이 전시에 관련이 있을 수도 혹은 없을 수도 있는 잡담으로 작업 노트를 대신한다. 사진 전시회는 프레임 안에서 사진이 전부다. 시공을 초월, 나의 감각기관을 대신해서 당신이 바라보는 스크린을 향해 던지는 질문들이다. 그 과정의 의미와 개념을 부여하는 것은 내가 아닌, 당신이기를 바란다.



아래 링크를 통해
온라인 전시장과 마주하십시오

www.beyondframe.net

        


작가의 이전글 불안의 징후 : MARA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