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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l Nov 09. 2023

싸움에서 이기는 법

힘, 사랑, 지혜, 비움

싸움에서 이기는 법,


힘 <사랑 <지혜 <=비움


보아하니 위계를 따진다면 힘보다 사랑이 앞서고 사랑보다 지혜가 앞서고 지혜가 앞서면 힘이 된다. 하지만 더 나아가 제일 무서운 건 비워져 있는 존재일 것이다.


힘이 가득하더라도 상대편의 사랑이 싸울 맘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그는 이겨도 이기지 않게 된다. 적수가 그를 사랑해 버린다면 속수무책이 돼버린다. 사랑은 이성을 잃게 하는 강력한 재주가 있으니. 사랑이 돼버리면 상대를 사랑하는 그 맘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싸울 맘이 피어나지 않기에 상대는 시작점을 잃어 당황하겠지.


사실 사랑이 끝인 줄 알았는데 사랑보다 더  건 아무래도 지혜인 것 같다. 지혜가 없으면 그 사랑을 피워 낼 재료가 없기 때문이다. 지혜가 없는 사랑은 자칫 오직 자화자찬 자신의 사랑만으로 끝이 날 수 있다. 자신의 사랑에 자기가 빠져버리는. 하지만 지혜가 곁들여진 사랑은 상대를 존경으로 피워낸다.


싸울래? 지혜로 꽃 피우는 존경에 대한 태도는 적마저 자신에게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기술인 것이니. 누가 이리도 날 존경한다는데! 내가 어찌 그를 싫어하니. 그러니 사랑보다 더 힘센 것이 지혜인 것 같다. 사랑, 타이밍, 환경, 관객, 내 편을 고려하고 피워내는 것. 지혜.


그렇다고 이를 알고 지혜를 의도하고 덤비자니 그건 다시 제 꾀에 넘어가 힘보다 못한 것이 된다. 그럼 그 수를 들키거든! 지혜의 전제는 철저한 비움이지 않을까.


자기를 비우고 공경의 자리가 들어올 때만 상대가 진실되게 느낄 수 있다. 그것이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것일 때 그 어떤 경쟁도, 싸움도, 다툼도 그녀와 적수 앞에선 아무것도 되지 않아 버린다. 그래서 지혜보단 비움 자체가 되는 게 더 힘센 것 같다.


비움이 되어버리면 모든 걸 무마시키는 힘이 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이것이 소극적인 태도인 것인가. 그건 뭘 모르는 것이지. 싸우지 않음으로써 싸우는 것=싸움터에서 작두를 타는 것=그 흐름에 있음, 그로 인한 이 땅에 가장 적극적인 투쟁인 것이다. 흐름에 든다는 건 더 크게 말해 그냥 깡그리 우주를 안는다는 말이기에. 우주를 이길 개인은 없다.


내 상상은 더 뻗치는데 만약 여기서 진짜 의도를 내서 더 호되게 상대를 갈! 하게 하고 싶으면 날 비우고 상대가 되어버리면 된다. 내가 상대방이 되어버리면 자신이 자신과 대적하게끔 되는 것이기에, 모든 인간의 적수는 자기 자신일 때 이는 그 어떤 두려움보다 클 테니 놀라 자빠질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을 쓰려면 의도가 선해야 한다. 나의 비움이 나를 위한 것 일 때 역으로 카르마가 입히니 이겨도 지는 것이고 넓은 관점에서 카르마를 키우는 것일 뿐. 사실 비움자체가 되어버린 사람은 그러기가 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비움이기에.




난 춤추다 갑자기 이 생각들이 왜 떠올랐을까. 싸우고 싶나. 혼자 댄스 대결을 상상하다 어찌 이기지 하다 여까지. 푸핟. 힘, 사랑보다 지혜가 더 위대하다를 만나며. 지혜! 를 키워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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