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인간은 같다,
신이 일어설수록 인간도 일어선다
신이 고개를 들수록 인간도 번쩍 뜬다
그의 '신 임'이 한낱 인간의 초라함을 작렬히 비추기 때문이다
그가 겸손해질수록 인간은 교만해진다
그의 겸손이 인간의 교만함을 건드리기 때문이고
인간의 교만함은 겸손이 있어야 피기 때문이다
그러니 겸손과 교만은 같은 말이다
신이 일어날수록 인간도 깨어난다
그 둘은 같기 때문이다
인간일 때는 신임을 놓치고
신일 때는 인간임을 놓친다
이 둘은 분리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은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신이라 명하는 것은 인간이라 고하는 것이고
인간이라 고하는 것은 신이라 자백하는 것이다
난 이 사실을 진작에 알았더라면
부단한 깜냥을 떨며 이곳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어쩌럄?
이것이 나의 길,
나의 행복, 환희- 무한한 고통 속 불꽃 튀는 신나는 축제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