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l Oct 04. 2024

내 목소리를 내는 것

내 목소리를 내는 것,


"안 해도 괜찮겠지, 누군가는 하니까."
"저것도 진심인데 뭐라 말을 해."
"어그로에 끌리면 지는 거야!"



배려라며, 나의 전략이었는데 사실은 겁쟁이의 변명일 수도 있겠다.


"저 밑엔 저게 있잖아!" 어림 직한 추측으로, 지금껏 내 세계에서만 살아온 내게, 대다수의 타인들은 가식적인 사람들로 비추어졌었다. "결국 하고 싶은 말은 사랑, 이해받고 싶다는 말이잖아. 취하고 싶다는 거잖아. 뭘 둘러대노." 왜냐면 나는 그런 사람이니까를 디폴트로. 난 욕망에 충실한 사람이라 느끼는 것을 더 잘 쓰지, 그것을 둘러싼 이유들엔 서툴러서. 이를 인정하지 않고  반대의 방식을 주로 쓰는 사람들을 만나면 다 가식적이라고 생각했다. 하하.

내 눈높이에 맞는 솔직한 소수의 사람들만 관계를 맺으며 살아왔다. 근데 참으로 모순적인 건, 다른 사람들에겐 벽을 치고 천사의 가면을 쓰고 뒤돌아선 외면해 버리던 내가 제일 가식적인 사람이었음을 직면한다.(사랑받는 게 중요한데 불편한 말 해서 굳이? 어차피 안 볼 건데 굳이?) "내 입맛에 맞는 사람과 관계 맺겠어!" 그럼 괜찮으면 되는데 또 괜찮지 않았던 것임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그냥 겁쟁이 었을 뿐. 야호!

선생님과 작업하며 훅 들어오는 통찰은 내가 바라는 존재 대 존재로 만난다는 그 시작은 내가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표현하지 않으면 여전히 내 세계에서 사는 것뿐. 표현하는 것이 이 땅에서 나를 존중하는 아주 기본이라는 점이었다. 대신 예쁘게 표현하기.

나의 존재로 소통을 하고 상처를 받았다고 하면 사과하면 되고 실제로 상처받지 않았다고 하면 내게로 돌려 머쓱하면 그만. 자기만 우기는 똥 멍청이는 보내면 되고. 그게 찐 만남이구나! 사랑싸움이 정말 너와 나로 만나는 참만남이었음을. 미친 사랑의 축제였구나.

또 하나 내 안에 없으면 절대 보이지 않는 것들. 작업에서 내 암흑의 덩어리들은 전신을 거쳐 머리 위에선 천 개의 눈으로 피어났다. 내 속에 뭐가 많은 나는, 자원으로 돌리면 그만큼 나와 남들을, 인간을 진솔하게 이해할 수 있겠지. 암흑인 걸 알아서 그렇게 나를 두려워하는 거였겠지.



작업은 말했다. 심장이 그냥 뛰는 것처럼, 나도 날 드러내고 표현하는 게 심장이 펌핑하는 것처럼 그냥 사는 거라는 걸. 그리고 넌 솔직해도 괜찮아! 내 베이스 힘의 원천은 사랑이거든. 그게 디폴트야. 진짜 양!! 그런 너를 믿으면 드러내도 괜찮아. 결국 날 믿는 것. 관심과 사랑이 없으면 굳이 표현하고 띠꺼울 이유가 없거든. 그러려니 무시하면 그만.

네 안에 사랑을 믿고, "이게 나야, 널 진짜로 만나고 싶어!" 사랑받고 사랑을 주고 싶은 서로의 정다운 사랑놀이. 오늘 사랑샘을 만나며 흩어진 퍼즐 조각들이 모아지고 하나로 선다. 그냥 나라는 사람.


작가의 이전글 불완전함의 완전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