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해도 괜찮겠지, 누군가는 하니까." "저것도 진심인데 뭐라 말을 해." "어그로에 끌리면 지는 거야!"
배려라며, 나의 전략이었는데 사실은 겁쟁이의 변명일 수도 있겠다.
"저 밑엔 저게 있잖아!" 어림 직한 추측으로, 지금껏 내 세계에서만 살아온 내게, 대다수의 타인들은 가식적인 사람들로 비추어졌었다. "결국 하고 싶은 말은 사랑, 이해받고 싶다는 말이잖아. 취하고 싶다는 거잖아. 뭘 둘러대노." 왜냐면 나는 그런 사람이니까를 디폴트로. 난 욕망에 충실한 사람이라 느끼는 것을 더 잘 쓰지, 그것을 둘러싼 이유들엔 서툴러서. 이를 인정하지 않고 반대의 방식을 주로 쓰는 사람들을 만나면 다 가식적이라고 생각했다. 하하.
내 눈높이에 맞는 솔직한 소수의 사람들만 관계를 맺으며 살아왔다. 근데 참으로 모순적인 건, 다른 사람들에겐 벽을 치고 천사의 가면을 쓰고 뒤돌아선 외면해 버리던 내가 제일 가식적인 사람이었음을 직면한다.(사랑받는 게 중요한데 불편한 말 해서 굳이? 어차피 안 볼 건데 굳이?) "내 입맛에 맞는 사람과 관계 맺겠어!" 그럼 괜찮으면 되는데 또 괜찮지 않았던 것임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그냥 겁쟁이 었을 뿐. 야호!
선생님과 작업하며 훅 들어오는 통찰은 내가 바라는 존재 대 존재로 만난다는 그 시작은 내가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표현하지 않으면 여전히 내 세계에서 사는 것뿐. 표현하는 것이 이 땅에서 나를 존중하는 아주 기본이라는 점이었다. 대신 예쁘게 표현하기.
나의 존재로 소통을 하고 상처를 받았다고 하면 사과하면 되고 실제로 상처받지 않았다고 하면 내게로 돌려 머쓱하면 그만. 자기만 우기는 똥 멍청이는 보내면 되고. 그게 찐 만남이구나! 사랑싸움이 정말 너와 나로 만나는 참만남이었음을. 미친 사랑의 축제였구나.
또 하나 내 안에 없으면 절대 보이지 않는 것들. 작업에서 내 암흑의 덩어리들은 전신을 거쳐 머리 위에선 천 개의 눈으로 피어났다. 내 속에 뭐가 많은 나는, 자원으로 돌리면 그만큼 나와 남들을, 인간을 진솔하게 이해할 수 있겠지. 암흑인 걸 알아서 그렇게 나를 두려워하는 거였겠지.
작업은 말했다. 심장이 그냥 뛰는 것처럼, 나도 날 드러내고 표현하는 게 심장이 펌핑하는 것처럼 그냥 사는 거라는 걸. 그리고 넌 솔직해도 괜찮아! 내 베이스 힘의 원천은 사랑이거든. 그게 디폴트야. 진짜 양!! 그런 너를 믿으면 드러내도 괜찮아. 결국 날 믿는 것. 관심과 사랑이 없으면 굳이 표현하고 띠꺼울 이유가 없거든. 그러려니 무시하면 그만.
네 안에 사랑을 믿고, "이게 나야, 널 진짜로 만나고 싶어!" 사랑받고 사랑을 주고 싶은 서로의 정다운 사랑놀이. 오늘 사랑샘을 만나며 흩어진 퍼즐 조각들이 모아지고 하나로 선다. 그냥 나라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