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음세대재단 May 28. 2020

비영리 활동가의 열정에 불을 붙이는 방법(목적편)

열정이 식어서 고민인 비영리 활동가를 자주 만나곤 합니다. 열정이 식었다는 것은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동기부여를 해야할까요? 이와 관련된 여러 가지 연구가 있지만, 대중들이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다니엘 핑크의 'The puzzle of motivation'이라는 강연입니다. 다니엘 핑크는 이 강연에서 창조적인 사람들이 움직이도록 동기부여 시키기 위해서는 '자율, 숙련, 목적'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의 아래의 링크를 확인해주세요. 



[목적, 정말 중요할까?]
  이번 글에서는 어떻게 목적의식을 높일 수 있을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하기 앞서 생각 해봅시다. 목적의식은 정말 중요 할까요? 이와 관련된 연구를 하나 소개 해드리겠습니다. 와튼 경영대학원의 애덤 그랜트 교수는 자신의 일이 왜 중요한지 떠올린다면 동기부여가 되고, 더 나아가서는 생산성까지 높아질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졸업생에게 연락해 장학금 기부를 요청하는 콜센터 직원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애덤 그랜트 교수는 콜센터 직원을 무작위로 세 집단으로 나누었습니다. 첫 번째 그룹('개인적 혜택' 그룹)에는 콜센터의 다른 직원들이 이 일에 대해 개인적으로 느끼는 장점(급여, 업무 스킬 향상 등)을 읽어주었고, 두 번째 그룹('의미있는 업무' 그룹)에는 이 대학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은 학생이 장학금으로 인해 꿈과 목표를 이루게 된 이야기를 읽어주었습니다. 세 번째 그룹은 통제 그룹으로 어떠한 이야기도 읽어주지 않았습니다. 애덤 그랜트 교수는 연구 1주일 전과 연구 한달 후 각 그룹이 달성한 약정 건수와 기부액수를 측정하였습니다. 
  연구결과, '개인적 혜택' 그룹과 아무런 이야기도 읽어주지 않은 그룹은 기부금과 약정 건수에 차이가 없었지만, '의미있는 업무' 그룹이 1주일 동안 받은 약정건수는 평균 9건에서 23건으로 2배 이상 늘었으며, 주간 평균 모금액도 1,288달러에서 3,310달러로 높아졌습니다. 


[어떻게 목적의식을 높일 수 있을까?]
  애덤 그랜트 교수처럼 굳이 과학적인 방법으로 검증하지 않더라도, 비영리 활동가들은 사실 그 누구보다도 '목적'의 중요성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목적의식이 확고 했기 때문에 많은 것을 포기하고, 비영리 영역으로 뛰어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목적의식은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습니다. 계속 떠올리고,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목적의식을 높일 수 있을까요? 크게 조직 외부, 조직 내부, 활동가 개인 영역으로 나누어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첫째, 조직 외부 영역에서 찾을 수 있는 방법은 강연(또는 교육프로그램) 참가, 책읽기, 수혜자와의 만남 등이 있습니다. 사실, 비영리 활동가들은 일의 목적과 의미를 잘 안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넘어서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과가 좋고, 결과가 눈에 잘 보일 때는 상관이 없겠지만 그렇지 않는 경우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전문가의 강연이나 책을 접하면 내가 하는 일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고 시야를 넓히는 동시에 목적의식을 확고히 할 수 있습니다. 수혜자와의 만남도 중요합니다. 앞서 소개한 애덤 그랜트의 연구가 예시가 되겠네요. 특히, 비영리 활동가 중에서 주로 현장보다 주로 사무실에서 일을 하는 경우는 이러한 만남이 더더욱 필요합니다. 행정과 문서에 치이다 보면 어느덧 소진되어 버리기 마련이니까요. 저희 재단의 경우는 매니저들이 기회 될 때마다 외부 강연이나 행사에 참가를 자주 합니다. 그리고, 재단에서 큰 행사가 있을 때는 자신이 맡은 사업이 아니어도 참가하여 스태프로 활동합니다. 재단 업무는 주로 사무실에서 이루어지다보니 이런 식으로 외부 활동을 통해서 목적의식을 고취시키고 있습니다. 
  둘째, 조직 내부 영역에서 찾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은 구성원 간의 피드백입니다. 비영리 활동가의 '현장'은 세상이기도 하지만, 사무실이기도 합니다. 개인 활동가를 제외하면, 대부분 조직에 소속되어 동료들과 함께 협력하며 일을 진행해 갑니다. 때로는 동료를 돕기도 하고, 때로는 도움을 받기도 하면서 함께 일을 해 나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구성원이 나에게 해주는 피드백은 매우 중요합니다. 칭찬릴레이, 감사편지 등 다양한 이벤트를 할 수도 있겠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구성원들이 서로 격려하고 협력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입니다. 저희 재단을 예로 들면, JOL(Joy of Learning)이라는 스터디 모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스터디 모임은 철저하게 매니저들이 중심이 됩니다. 각자의 버킷리스트, 일하는 방식,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서로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을 공유합니다. 이는 함께 일을 해나가는데 큰 원동력이 됩니다. 
  셋째, 활동가 개인 영역에서 찾을 수 있는 방법은 '글쓰기'입니다. '목적'이라는 것이 결국은 사람의 생각이자 기억인데요, 이것은 완전하지 않습니다. 왜곡되기도 하고, 희미해지기도 하고,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영리 활동가 자신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는지 글을 써보면 좋습니다. '일기'나 '기록'이라고 표현하지 않은 이유는 이 단어들이 너무 과거지향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하루 동안에 일어났던 일을 기억하기 위해서 글을 쓰자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하는 일이 사람이나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고, 앞으로 어떻게 일을 해나가고 싶은지에 대해 진취적으로 글을 쓰다보면 그것이 우리의 태도를 형성하게 됩니다. 

[마무리하며]
  목적은 '부여되는 것'이라기보다는 '부여하는 것'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목적의식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고로움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 목적은 함께 나눌 때 더욱 단단해지고 큰 힘을 발휘합니다. 반대로, 혼자 고민할 때 그 위력이 약해집니다. 왜냐면, 비영리 활동가의 목적이라는 것 자체가 세상, 사람에게서 부터 비롯된 것이니까요. 비영리 활동가들이 목적의식을 고취할 수 있도록 조직차원의 지원이 선행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참고문헌]
설득의 심리학 완결편: 작은 시도로 큰 변화를 이끌어내는 ‘스몰 빅’의 놀라운 힘






작가의 이전글 경찰에 체포됐을 땐 Good Call NYC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