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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은 Apr 01. 2019

오늘의 행복감

너무 늦지도 이르지도 않은 시각에 일어나 오늘 들어야 할 강의를 듣고 미적대며 나와서는, 시험기간의 초입인 시기 학교에 공부하러가 아닌 산책하러 오고, 사람들이 자기 목소리의 볼륨을 신경쓰는 작고 조용한 카페에 앉아 따뜻한 코코아와 함께 여행계획을 세우다가, 책장에 꽂힌 책들 중 가장 재미있어 보이는 책을 골라 앉아, 읽다가, 아메리카노를 한 잔 더 시키기 위해 삼천 오백 원을 들고 일어섰는데 리필이라 천 원이라는 희소식과 함께 돌아와, 건너편에 앉은 사람이 멋진 말을 하는데—“쉼과 여유가 있어야 사색도 가능한 거야”—, 그 말에 감동받고서는, 겨울에 따뜻한 공간에 머무른다는 것의 현상학적 의미에 대해 쓰여 있는 책의 내용에 공감하며 생각에 잠길 때쯤, 이랑의 <신의 놀이> 전주가 흘러나오면서 이 모든 하루가 몰려왔고 이걸 당장에 기록할 손바닥만한 수첩과 펜이 내 앞에 있다는 것.



<2018.12.06 @꽃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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