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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Apr 23. 2024

업의 본질 이야기  - 엔터 회사의 소동극 관련


하이브 관련 소동극에 대해서는 디테일을 모르겠으니 중립 기어.


다만 일반적인 회사라면 20%의 지분을 가진 사람이 회사 경영권을 가지려 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일일테지만 엔터라는 업의 본질상 아주 불가능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는 것이 재밌는 점.


엔터라는 업에서 고객이 돈을 지불하고 구매하는 대상은 상품으로서의 사람, 즉 연예인이다. 돈을 많이 지불하는 고객일수록 이 연예인에게 몰입하고 이 대상이 중요하지 그 사람이 어디 소속인지는 문제가 덜 된다. 물론 실제로는 매니지먼트 회사가 생각보다 이런 애정 관계의 형성과 유지 발전에 생각보다 매우 많은 것을 하고 있다는 점은 계약이 끝나서 해체가 되는 팀의 상황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팀일 때 눈에 띄는 슈퍼스타였지만 회사를 옮기거나 솔로 활동을 하면서는 그만큼의 파괴력을 발휘하는 경우는 이효리 같은 경우를 제외하면 정말이지 드물고, 이는 결국 매니지먼트 회사가 단순 관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상품을 만드는 '엔터' 사라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엔터 업의 본질은 사람을 상품으로 포장하는 '기획력'에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게 사고를 친다. 분명 기획은 누군가가 하는데 그 사람의 기획력의 결과에 대한 소유 구조가 다를 경우 어떻게 되느냐는 것이다. 기획을 한 사람이 성과의 큰 몫을 가져가는게 맞을까 아니면 기획을 하라고 판을 깔고 돈을 대준 사람이 가져가는게 맞을까? (물론 법적으로는 당연히 돈을 대준 사람을 따라간다. 하지만 일이라는게 언제나 법만 따라 가던가)


분명 IT 회사 같은 곳에서 새로운 솔루션이 대박을 칠 경우 그 핵심 기획자는 급여를 받는 대가로 회사에 만들어준 것이기에 그저 성과급 정도를 계약했다면 가져가고 그런 계약이 없었다면 급여로 만족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요즘에 그에 대해서도 직무 발명에 대한 특허 등을 둘러싸고 다양한 논쟁이 있다. 하물며 그보다 훨씬 더 기획자의 '개인기'가 중요한 엔터업이라면 어떨까? 아무리 기획을 잘해도 연예인이 매력이 없으면 팔리지 않을테니 정확히는 매력적인 연예인 후보의 발굴과 기획력의 결합이 정확한 표현일테지만, 연예인은 대박나면 큰 돈을 챙길 수 있지만 기획자는 과연 어느 정도가 맞느냐의 문제가 생기고, 특히 그 기획자와 회사의 대주주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 이에 대한 보상 또는 소유권 논쟁이 끼어들 여지가 생기는 것처럼 보인다.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디테일을 모르니 조심스럽고, 다만 예전부터 내 포스팅을 본 분들은 잘 알겠지만 나는 MCN 같은 비즈 모델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었다. 무엇보다 업의 본질이 기획력에 있는데, MCN의 경우 기획력은 사실상 크리에이터에게 있는 일신종속적 자산이라 MCN 은 이보다 훨씬 부가가치가 낮은 '관리' 업무만 할 수 있어서 본질적 경쟁력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 봤었기 때문. 자체적으로 기획할 수 있다면 MCN 이라는 요상한 이름 말고 프로덕션이라는 아주 전통적인 비즈 모델이 따로 존재한다.


사업을 시작하려고 할 땐 그 업의 부가가치는 정말 어디서 나오는지에 대한 고민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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