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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J Oct 20. 2022

오늘 뭐 먹었지 11

애호박 덮밥






애호박이 하나에 7500원이라는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그리고 간 동네 마트에서 만난 금액은 4500원. 7500원에 비하면 많이 저렴하다. 태풍이 덮친 차에 추석이라는 특수까지 겹친 가격이란 것을 모르는 것도 아니다. 다만 아직도 애호박이라면 한 개당 2천 원 정도의 물가가 정서에 맞았던 나는 충격을 받았다. 우리 집에 놀러 온 엄마에게 물가가 그렇게 올랐다며 이야기를 하며 엄마가 가져온 반찬통들을 정리하는데 마침 보이는 크고 통통한 애호박. 엄마는 아빠가 돌아가신 후 혼자 이것저것을 심으며 재미있어하시는데, 집 마당 한편에 호박 덩굴 중에 하나가 많이 커졌길래 따오셨다고 한다. 이전 글에도 쓴 적이 있는데 일본에서 살고 온 이후로 애호박을 무척 좋아한다. 먹고 싶어도 먹지 못한 경험 때문인지 끊기면 안 될 것처럼 늘 냉장고 한편에 두는 식재료 중 하나이다. 기분 좋게 냉장고에 넣어둔 엄마의 호박은 엄마가 집에 가신 후 일주일쯤이 지나고서야 냉장고를 탈출했다. 무엇을 해 먹을까 궁리를 해봤다.


호박은 반달 모양으로 썰고 소금으로 살짝 재워 물기를 뺀다. 식용유를 두르고 호박을 살살 볶다가 투명하게 익을 즈음 다진 마늘을 넣고, 새우젓으로 간을 한다. 고춧가루를 넣어 빨갛게 볶다 참기름을 넣어 마무리한다. 이렇게 간단할 수가 없다. 보통 반찬으로 먹는 것이지만 오늘은 더 간단히 먹으려 덮밥을 했다. 심심할까 싶어 스팸을 구워 더했다. 계란 프라이도 하고 싶었지만 스팸도 있고 하니 참았다. 어제 먹던 맑은 콩나물 순두부가 있어 고춧가루만 넣고 한번 더 끓여 함께 먹었다. 맑은 국이어도 좋았을 텐데 오늘 매운 게 당기는 날이다.

밥과 호박볶음을 한술 떠 입에 넣는다. 밥 한 그릇을 금새 해치웠다. 호박볶음도 밥도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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