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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온 Feb 21. 2023

세 번째로 요가 잘 하는 사람

얼마나 요가를 잘하길래 요가 글을 써요?

Q1. 요가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요가에 대한 글을 쓰기로 마음먹은 건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다. 코로나로 요가원 대신 집에서 혼자 수련할 때 영상을 찍어 복기하는 게 큰 도움이 됐다. 그런데 코로나가 끝나가는 지금 영상을 몇 개 돌려보니 영상만으로 그 수련 때의 내 마음이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이를테면.. 아무 플레이리스트나 틀고 요가했는데 내 나름의 피크포즈에서 빠밤-웅장한 음악이 나올 때의 쾌감! 안되던 동작을 무심코했는데 처음 성공해서 왜 성공했을까 생각했던 내용.  

그리고 방국봉씨 만난 사건​, 숙취 108배 기록 같은​.

소중한 일화와 작고작은 깨달음을 기억하고 싶어서 연재를 시작했다. 그리고 아마도 나랑 같은 길을 걷고 있을 사람들을 위해서.

순간포착을 잘하면 인생이 즐겁다



Q2. 요가를 얼마나 할 줄 아냐 물으시면

TTC 80시간을 수료했고국제 요가 얼라이언스 200시간은 독학중이다. 요가를 잘하고 싶어 졌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TTC(Teacher Training Course)였다. 시간을 지켜 꾸준히 수업을 들은 덕분에 어느 정도 어려운 자세들을 흉내 낼 수 있게 되었다. TTC를 수료했다고 하면 사람들은 수업도 가능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는 내가 가르칠 내 몸을 떠올리며 수업을 들어서, 동작 시범을 보일 순 있어도 다른 이의 몸의 아사나를 봐주는 것은 어설프다. 여하튼 난 아직 좋아만 하고, 내 몸에 대해서만 조금 가르칠 줄 아는 정도다.  내 앞가림 겨우한다.


Q3. 제일 좋아하는 동작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동작은 다운독(Down dog) 자세다. 어디서든 할수 있고 제일 쉬우면서 제일 어렵다. 허리가 휜 나는 동작을 의식적으로 하지 않으면 틀어진 게 눈으로 보일만큼 골반이 틀어졌다. 이걸 곧게 펴는 동작을 위해 척추와 골반을 쓰는 힘, 배를 당기는 힘, 허벅지를 안으로 조이는 힘, 바닥을 미는 팔힘으로 잡아주어야 해서 이 동작을 오래 하면 굉장히 힘들다. 다운독은 제일 처음 할 수 있게 된 자세라고 생각했는데 무의식 중에 하다 보면 자꾸 허리가 틀어져서 할 때마다 새롭다.

다운독 동작


Q4. 제일 좋아하는 요가 장르는

빈야사 플로우를 좋아한다. 하타도 아쉬탕가도 나름의 장점이 있지만, 내 머리의 잡생각은 또 다른 동작을 빠르게 이어가는 플로우 요가만이 밀어낼 수 있었다. 선생님에 따라 다르지만 앰비언트 뮤직을 틀어놓고 하면 아주 그냥 무아지경에 빠진다. 나의 정신과 담당 의사 선생님은 내 건강을 위해서는 정적인 요가보다는 러닝을 하는 것이 어떠냐고 물으셨지만.. 선생님.. 제 요가는 거의 춤이에요... 몸짓이라고요..라고 빈야사 요가를 하러 오시라고 권했던 날을 기억한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스포티파이 플레이 리스트를 하나 덧붙여본다. 이런 음악에 주로 수련한다. 밤과 아주 잘 어울리는 요가.


세온이 좋아하는 빈야사 음악 들어보기

Spotify_Vinyasa Flow


Q5. 요가를 얼마나 잘하면 이런 글을 쓰나

글을 쓰는 사람들이 자주 인용하는 말이 있다. 심보선 시인의 시에 대한 비유다. “두 번째로 슬픈 사람이 첫 번째로 슬픈 사람을 생각하면서 쓰는” 것이 시라고 했다. 나는 두 번째 사람도 아닌 세 번째 사람이다.


요가는 자체가 삶이고 동사니까, 조금 다르게 쓰고 싶다.


요가를 첫 번째로 잘하는 사람은 오늘 요가를 한 사람이다. 두 번째로 잘하는 사람은 첫번째 사람이 요가를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다.

세 번째로 요가를 잘하는  사람은  첫번째 두번째 사람을 보며 글을 쓰는 사람이랄까.


나는 오늘, 첫 번째로 잘하는 사람이고 싶어서 매트를 펴고 다운독을 했다. 여러분도 오늘 요가하세요!

요가하면 여러분도 첫번째로 요가 잘하는 사람




다음엔 수련팁 같은 것도 써보고 싶은데 자신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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