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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온 Feb 28. 2023

머리서기 시르사 아사나, 이렇게 해보세요.

요가원에서 한 번이라도 해보신 분들, 이거 보고 가셔요!


이 글은 요가원 수업시간에 머리서기에 도전한 적은 있으나 매번 뭔가 할락 말락 하시는 분들을 위해 쓰는 글이다. 이 글을 읽고 다음 수업에 내용을 되새기며 도전하거나, 혼자 조심스레 수련해주기 바란다. 이전에 선생님과 이 동작을 도전해 본 적이 없다면 이 수련을 혼자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  근력이 많이 필요한 동작은 아니지만, 너무도 중요한 목. 우리의 목은 한 번도 머리통이상의 무게를 버텨본 적이 없고, 목을 다치면 아주 큰 부상으로 이어진다.


시르사아사나 Sirsasana

양팔을 머리에 감싸고 머리로 물구나무를 서는 자세

이 자세엔 다양한 변형동작이 있는 만큼, 접근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다. 아래 소개하는 나의 수련 팁은 무게중심 무너뜨리지 않고 몸을 쌓아 올리는 것을 포인트로, 여러 접근법 중 복부 근력이 가장 적게 들어가는 방법이다. 근력이 약간 부족해도 밸런스를 수련하며 두려움을 극복하는 달콤함을 맛보길 바란다.



무게중심 이해하기

선자세에서 골반에 손을 대고 상체를 앞으로 굽혀보자. 땅에 두 발을 붙이고 차렷 자세로 바로 서있을 때보다, 상체를 앞으로 숙일 때 배와 허벅다리에 힘을 훨씬 많이 쓰게 된다. 상체를 앞으로 굽힐수록 더 힘들다. 상체 몸통의 무게중심이 땅을 지지하는 두 발 밖으로 나가있기 때문이다.


힘드니까 배를 당기며 얼른 상체를 일으켜 다시 골반 위에 배꼽, 척추, 어깨, 목을 올려보자. 이때도 상체를 세워 꼿꼿하게 올라오는 것보다, 고양이 처럼 윗등을 둥글게 말고  배꼽, 가슴, 어깨, 목, 정수리 순으로 상체를 골반 위에 얹으면 훨씬 쉽다. 중력에 의해 자연스레 구부러지는 각도의 몸을 근력을 이용해 막대기처럼 만드는것이기도하고 몸을 둥글게 말때 무게중심이 골반에 더 가깝기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바로 서있는 몸을 뒤집어서 거꾸로 머리를 대고 서는 헤드스탠드 시에도 목 위로 차례로 사지를 안정적으로, 차곡차곡 세우는 것이 관건이다.


땅에 닿은 머리지점> 목> 척추> 배꼽> 골반> 무릎> 발목을 착착 세울 수 있도록 상상하며 수련하자.


벽 이용하기

벽을 마주 보고 다리길이만큼 떨어진 곳에 무릎을 꿇고 앉는다. 가깝게 앉으면 등이나 허리가 구부리면서 벽에 몸이 닿아 앞으로 쉽게 고꾸라진다. 잘못 고꾸라지면 뒤로 넘어지면서 목이 벽을 기대면서 꺾여서 부상을 입을 수 있으니, 다리하나정도 떨어진 곳이 의외로 가장 안전하다. (엉덩이가 벽을 치며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


머리를 중심으로 양 손날, 팔날부터 팔꿈치가 머리 양 옆을 휴대폰 삼각대처럼 받쳐주도록 감싼다. 팔꿈치의 간격은  어깨만큼. 팔꿈치가 어깨너비 밖으로 벌어질수록 윗 팔에 힘이 모이지 않고 분산된다.

벽 너비만큼 떨어져서, 무릎을 꿇고 앉는다. 양팔로 뒤통수를 감싸고, 팔꿈치 간격을 어깨너비정도로 단단하게 조이며 팔꿈치를 위로 들어준다.



머리가 땅에 닿는 위치

턱을 자연스럽게 당기고 목을 꼿꼿이 위로 쭉 뻗었을 때 두개골을 뚫고 나가는 바로 그지점을, 땅에 붙이는 게 무게중심 관점에서 가장 좋은 위치이다. 몸이 충분히 유연하지 못하면 고개를 살짝 앞으로 숙인자세가 나올 수도 있는데, 이때 고개를 숙였다고 뒤통수가 땅에  닿으면 안 된다. 고개를 숙이는 것은 땅에 닿은 곳과 목이 1자로 쭉 배열하기 위함이니, 고개를 숙이고 윗등을 살짝 말아서 땅에 닿은지점-목이 1자를 만드는 것에 집중한다.

뒷다리가 완전히 펴지지않으면 허리를 굽혀도 좋다.

뒷다리가 완전히 펴지고 목과 땅에 닿은 점이 1자인 분들은 뒷벅지가 많이 유연한 분들이다. 이 유연함을 위해 파스치모타나(앞으로 숙이는 자세)를 미리 연습해 두면 좋다. 하지만 뒷벅지가 유연하지 않아도 무게중심을 세우는 데는 문제가 없다. 무릎을 살짝 굽히면 된다.


오늘의 시르사 아사나는 균형을 잡는 연습을 위한 팁이다. 목과 땅점이 1이 되면, 발끝을 세워 한 발 한 발 전진한다. 목표지점은, 목 위에 어깨를 올리고, 그때부터는 복부에 힘을 아주 조금만 더 써서 배꼽을 목 위로 올리는 것이다.


어깨위에 배꼽쌓기

땅점-목-어깨-배꼽/. 여기까지 오는데 처음 도전하는 분들은 목이 많이 아플 수 있다. 목이 많이 아플수록 양팔을 더 안으로 조여 높이를 세워준다. 양팔과 땅점이 삼각대처럼 안정적인 구조를 만들되, 양팔이 더욱 단단하게 힘을 지지해 줘야 목에 부담이 덜 간다.

목이 아픈 분들은 처음부터 이 자세에 왔다가 무릎 꿇는 동작으로 돌아가는 것까지를 반복하면 좋다. 좀더 목이 중량에 익숙해 질때까지 이 자세를 반복하자.

배꼽까지 정렬을 마치면 여기부터가 첫 번째 고비.


배꼽위에 골반 쌓기 (매우중요)

여기부터는 발끝을 들어야만 골반이 배꼽 위로 쌓인다. 발끝이 살짝 들렸다면 골반을 배꼽 위로 올리는 단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까치발을 들고 척추를 아까 세운 목뼈위로 천천히 쌓는다는 느낌
배꼽까지 쌓는 건 어렵지 않다. 골반뼈를 배꼽 위로 올리려면 배 힘이 필요하다

양발을 한꺼번에 들 필요는 없다. 거듭말하지만, 오늘의 시르사 훈련은 근력보다는 밸런스. 한 발씩 살짝 접어서 무게중심을 옮겨보는 연습을 한다. 오른발만 살짝 떼어보고, 왼발 떼어보고. 오른발, 왼발.

이 동작이 두렵지 않아 지면 다음동작으로 넘어간다.


골반이 위로 착 올라간순간이 발이 반짝 위로 뜨는 순간이다

상체를 앞으로 굽힐 때 넘어지지 않으려고 힘주던 복부힘. 그 힘을 기억하며 배로 양다리를 끌어올려본다.

양다리를 쭉 편채로 끌어올리면 무게중심이 멀리 있어서 복부 힘이 훨씬 많이 필요하니 한 다리씩 접으면서 발끝을 떼어보자.


땅에 닿은 지점안에 무게중심 모으기

골반이 바로 서면 다리를 천천리 접어 다리의 무게중심도 중앙으로 모은다.

요렇게 짤막한 막대기가 된 이모양은, 무게중심이 머리와 팔꿈치 영역 안에 들어와있다. 이때부터 목과 양 팔이 온전히 내 무게를 다 지고 있는 것. 이 단계에서 목이 많이 아프다면 너무 오래 버티지 말자. 목근육도 단련이 필요하다. 뒤로 발라당 넘어진다면, 머리를 닿는 땅점이 너무 뒤에 있어서 불안한 것이다. 앞단계로 돌아가서 수련한다. 이자세에선 균형이 굉장히 안정적이 어야만 하고, 몸의 무게 때문에 목에 생경한 중량감이 느껴지는 것 외에 어떤 어려움도 없다. 다리가 잘 안 접힌다면, ㄱㄴ글자모양으로 만들어서 버텨도 된다.

이 연습에선 전굴 유연함은 큰 의미가 없다. 그래도  아기자세 때 엉덩이를 발뒤꿈치로 신경 써서 붙이는 연습정도면 충분하다.


뒤로 발라당 할 것 같아도 뒤에 벽에 엉덩이가 포실하게 충격을 흡수해 주니 너무 겁먹지 말고 도전해보았으면 한다. 요단계에서 넘어지는 건 아프지도 않고 재밌기까지 하다. 특히 윗등부터 굽혀서 몸을 동그랗게 만들면 뒤로 넘어져도 낙법처럼 발라당- 데구루루하기 때문에 몸을 뻣뻣하게 들다가 철퍽~ 넘어지는 것에 비해 하나도 안 아프다.


목이 몸 무게를 어느 정도 버틴다고 생각이 되면 하늘에 발을 뻗어보자. 거의 다왔다.

다리를 펼쳐서 들면 복부힘이 훨씬많이 필. 도전해보자.

여기까지 수련하는데 내 복부힘이 괜찮은 것 같으면 이런 식으로 양 발을 동시에 들어 올리는 수련도 좋다.

대신 요렇게 들어 올려서 무게중심에 다리가 다 올라왔다고 생각했을 때 자칫 뒤로 넘어가니 주의!



다리 하늘로 뻗기

모은 무릎을 멀어지지 않게 주의하며 한발 한발 천천히 천장위로 벌을 뻗는다

팔꿈치와 손날 사이에 몸의 무게중심이 모였고, 목의 불편함을 견딜 수 있다면 드디어 발을 천장으로 뻗는다.

역시나 무게중심을 생각하면서 팔꿈치 영역 밖으로 무릎이 많이 나가지 않게 주의한다.

복부힘이 좋다면 무릎이 완전히 땅점에서 멀어져도 버틸 수 있다. 배에 힘주고 자유롭게 뻗어도 된다. 하지만 밸런스 연습이니 무릎이 멀리 벗어나지 않게 노력하며 발을 조심스레 하늘에 디딘다.


발을 올렸다면 하늘에 발을 딛고 서있다 생각하며 앞꿈치릉 하능ㅇ로 민자

양발이 모두 올라갔다면 드디어 완성이다. 시선을 어느 한 곳에 고정하고 복부에 힘을 준 채로 발끝 모양을 만든다. 하늘에 땅이 있다고 생각하고 앞꿈치를 하늘로 민다. 이제 오래 견디는 것은 각자의 몫.



움짤 만들기에도 도전!,,

연속동작으로도 만들어보았다. 헤헤…



수많은 요가책에서… 어떠어떠한 자세를 만든 후 다리를 들어 올린다.라고만 되어있어서 어떤느낌인지 상상이 잘 안갔었다. 밸런스는 연습으로 감을 잡으면 금방 익숙해질 수 있지만 근육은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쓰기 어렵다. 그리고 사람마다 근육이 붙는 속도가 다르고, 꼭 근육이 아주 충분하지 않아도 안전한 벽과 밸런스를 연습할 용기만 있다면 이 동작을 해낼 수 있다고 알려주고 싶었다.


그림그리려고 찍은 영상도 공유.. 사실 이제 저도 이 순서로 시르사를 하지는 않습니다만 근력 부족이에겐 이 방법이 가장 쉽습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글이 너무 장문이 되어 살짝 부담스럽다. 사실 이 글의 요점은 딱 네 글자다. 나머지는 모두 잊어버려도 된다.


시르사아사나의 균형을 수련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무/게/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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