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생활을 접고 달콤 쌉쌀한 두 번째 인생을 살아가는 박성제, 정혜승 부
사실, 오티움을 찾기 전에는
"(해보니) 책 & 커피 팔아 돈 벌기 어려운데.. 모아 놓은 돈을 낭만적으로 쓰고 싶으신 건가?.... 싶었어요"
헌데,
법카를 쓸 수 있는 고객들이 많은 곳을 공략한 입지 선정
커피와 책이 주 메뉴인 공간에서 어둠이 내리면 객단가 높은 주류 소비로 전환되는 공간 디자인
적극적인 장소 대관으로 홍보 효과 및 매출 증대로 연결
채널별 특성을 고려한 소셜미디어 운영(아직은 머리로만^^::)
30년 자영업 경력의 접객 매너를 3개월 만에 장착한 접객 포스에 이르기까지
"대박" 감탄사가 절로 나왔답니다.
북살롱 오티움의 탄생에는 쥔장 부부의 이력과 취향이 고스란히 담겨있었어요.
해직기자로 일터에서 쫓겨난 상황에서 음악에 빠져 지내던 남편은
더 좋은 소리를 찾아 스피커를 연구하다 오디오를 만들어 파는 사업까지 하게 되었어요.
어쩌다 스피커 만들어 파는 사장으로 살며 터득하게 된 "인풋 대비 아웃풋"의 사업 운영 경험은 법원 판결로 MBC에 복직해 적자투성이의 재무구조를 흑자로 전환시키는데 지렛대의 역할을 했다고 해요.
책을 읽고, 쓰는 일을 너무도 좋아하는 아내는 "돈이 안 되도 책은 포기 못해" 라고 고집해
음악과 책이 함께 하면서도 수익도 낼 수 있는 고민의 결과로 만들어낸 곳이 오티움 이라고 하네요.
사실, 지역 유지 또는 돈을 많이 번 사업가들이 여유로운 노후를 위해 건물을 짓고, 본인 소유의 건물에 북카페나 갤러리카페를 만드는 경우는 종종 있어요. 얼마 전 강릉여행에서 발견하게 된 고래책방도 "누가 만들었나" 싶어 찾아봤더니 지역 유지분의 가족이 운영하는 곳이었어요.
저는 "돈벌이에만 집중하는" 상업공간들 속에서 뜻있는 개인들이 운영하는 공간들의 존재가 우리 사회의 숨구멍을 만들어 준다고 생각해요. 제가 1년 동안 경영을 도왔던 인덱스숍도 동네책방의 흐름을 만들었던 이기섭 대표가 그래픽 디자이너라는 본업이 따로 있어 손실을 메워가며 유지하고 있다는 속사정이 있는 곳이죠.
오티움은 "살롱 쥔장 부부가 언론인으로서의 커리어 하이를 찍은 분들이라 운영가능한 거 아니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무슨 사업이건 지인팔이는 한 번은 가능하지만 매력이 없으면 지속가능한 운영은 불가능 하잖아요? 무엇보다 팔짱끼고 품위 유지하는 대신 쥔장 부부가 쓸고, 닦고 봉지 들고 다니는 모습을 보니 "아름답다"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강북에 가면 들를 수 있는 숨 쉴 구멍이 또 하나 생겨서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