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oeunny Apr 13. 2020

#자가격리 한 달 차

베를린에서 나의 바뀐 일상

이번 부활절 휴일은 내가 독일 와서 처음으로 집에서만 지낸 휴일이었다. 2015년 겨울에 독일에 도착해서 2016년에는 독일 남부 로맨틱가도, 2017년에는 핀란드 헬싱키, 2018년에는 덴마크 코펜하겐, 2019년에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와 콜마르를 부활절 휴일에 다녀왔었다. 올해 초의 계획은 이탈리아 북부 돌로미티에 남자친구 부모님 별장에서 모든 가족들과 다 같이 휴일을 보내는 것으로 베네치아행 티켓도 사놨었는데 모든 것이 취소되고 베를린 집에 남게 되었다.


저번 주로 회사를 나가지 않고 집에서 일한 지도 1달 차가 되었다. 나는 원래 집에 있는 것도 좋아하고 평소에도 일주일에 한 번은 집에서 일을 했었기에 매일을 집에서 일하는 것이 힘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평소에는 회사 근처에서 점심을 사 먹고 저녁에 친구 혹은 동료들과 자주 밖에서 외식을 하던 내가 아침 시리얼을 제외하고 하루에 두 끼를 해 먹으려니 여간 힘든 일이 아니고, 자주 가는 공원이 테이프로 막혀서 운동하러 갈 수 없다는 것도 일상에 생긴 변화라고 하겠다.


-

초반에는 이 모든 변화에 우울하기도 했다. 내가 딱히 큰 인종차별을 겪었거나 내가 다니는 회사에 바이러스로 인해 큰 변화가 있지는 않았지만, 뉴스는 매일 경기침체와 정치적 갈등을 얘기하고, 주변에 아픈 사람이 생기고, 회사를 그만두게 되는 사람이 생기고, 도시는 록다운으로 사람을 가두는 환경이 나를 우울하게 했다.


하지만 한 가지 장점은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나에 대해 돌아볼 시간도 생겼다. 매일을 앉아있으려니 힘들어서 자세 교정을 위해, 그리고 바이러스로 인한 우울감을 명상으로 견디기 위해 요가를 시작했다. 아침에 요가를 하고 책상에 바로 앉아 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매일 요리를 하려니 조금 더 건강한 재료와 요리에 관심이 가게 되었고 예전보다 요리를 더 많이 찾아보고 즐겨하게 되었다. 매일 쓰는 일기도 예전보다 나를 주의 깊게 들여다보고 자세하게 쓰게 되었다. 남는 시간에는 독일어랑 책 읽기도 열심히 하게 되었는데, 독일어는 근 한 달 동안 내가 이렇게 열심히 공부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재밌게 공부했다.


-

그 어떤 일들도 마음 가짐에 따라 달라지듯이, 힘들 때일수록 몸과 마음의 면역력을 길러야겠다.


날씨 좋았던 어제, 이스터 휴일 동네 산책


강가를 걷기에 완벽한 날씨였다


베를린다운 코로나 그라피티


베를린답게 코로나 그라피티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이 서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