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oeunny Apr 22. 2021

#베를린에서 그릇사기

집에만 있다 보니 사게 되는 것들

내 관심사는 코로나가 시작된 것과 남자친구랑 같이 살게 된 두 이벤트로 완전히 바뀌게 되었다.


집에 그릇을 보관할 수 있는 널찍한 서랍장이 생겼고, 매일 같이 요리해서 함께 먹을 사람이 있고, 코로나로 인해 매일 집에만 있게 된 후로는 요리와 플레이팅에 더욱 신경 쓰게 되었다.


처음 독일에서 일을 시작했던 25살부터 코로나 이전의 나는 인테리어에 쓰는 돈이 아까웠다. 독일 내에서도 다닐 곳이 너무 많고, 다른 유럽 나라도 가까워서 항상 돈이 모이면 바로 다음 여행지를 생각하고는 했다. 그래서 이곳으로 이사오기 전에 내 그릇은 전부 벼룩시장에서 제일 싼 그릇에 레알에서 파는 떨이 그릇이었지만, 이제는 내 기분에 맞게 사용할 수 있는 여러 그릇이 생겼다. 그래서 내가 독일에서 사모으기 시작한 그릇들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Motel A Miio

독일에 살고 있으니 독일 그릇을 먼저 사고 싶었고, 봐놓은 브랜드가 있었기에 처음 그릇을 고르기는 수월했다. Motel A miio는 독일에 있는 포르투갈식 도자기 브랜드이다. 예전에 몇 번 샵을 가보고 그릇 색감이 너무 예뻐서 몇 가지를 고려해 놨었다. 특히 유럽에서 밥그릇과 국그릇을 사기가 어려워서 마음에 드는 그릇이 사이즈까지 갖춘 것을 찾기가 쉽지 않은데 여기는 보자마자 세트로 사야겠다 생각했다.


모텔 아미오에는 7.5cm, 9cm, 11cm(둘레)의 소스보울과 13cm, 15cm의 뮤즐리보울 와 19,5cm의 수프 보울이 있는데, 내가 구입할 1월엔 록다운으로 샵을 갈 수 없어 온라인으로 주문을 하니 크기 가늠이 안 돼서 몇 번이고 반품해서 맘에 드는 사이즈를 고를 수 있었다. 한국인 밥그릇은 13cm의 작은 뮤즐리보울이 괜찮고, 국은 15cm의 일반 뮤즐리 보울이면 괜찮다. 우리는 사실 둘 다 국을 많이 먹지 않아서 밥그릇이랑 같은 사이즈를 쓸 때가 더 많다. 보통 한국 밥그릇이 11cm라서 우리도 처음에는 큰 소스보울 11cm를 시켰는데, 소스용으로 나온 크기라 센티미터보다 실제 크기가 작아서 교환했다.


처음엔 보울을 모으다가 지난번 40프로 세일 때에 (1년에 2번 40프로 세일을 한다) 디저트 접시세트랑 오발 접시를 샀는데 오발 접시는 내가 산 접시 중에서 가장 잘 산 것 같다. 메인 요리나 반찬이나 오발 접시에 담으면 요리가 근사해 보인다.


나는 블루 색상을 좋아해서 산 그릇들이 전부 블루 스펙트럼 안에 있지만 이 브랜드에는 정말 다양한 색상과 패턴이 있고, 화병이나 비누받침 등도 예쁘다.


호박 해물찜 접시와 밥그릇 모두 모텔아미오 그릇
오발 접시 첫 개시했던 날
와플 디저트 접시


RCR

RCR은 이탈리안 크리스털 브랜드인데, 우리는 주로 손님을 초대하면 롱드링크를 마셔서 롱드링크 글라스를 찾다가 컵을 구매하게 되었다. 심플한데 깔끔한 디자인이라 요새는 물컵으로 이용하고 있다. 그리고 두 달 정도 써보니 유리가 꽤나 단단해서 떨어뜨리거나 설거지를 잘못해도 쉽게 깨지지 않아서 좋다.


홈오피스 아침

Ittala Kastelhelmi

다음 그릇은 앞에도 나온 카스텔헬미. 카스텔헬미를 발견하게 된 계기는 사람의 심리가 롱드링크 컵을 구매했으니 괜찮은 와인잔 혹은 다른 물컵이 필요할까 싶어 찾아보다 보니 디저트 보울도 예쁘고 해서 디저트접시까지 다 같이 구입했다. 독일에 노르딕네스트는 49유로 이상 사면 무료 배송에 배송도 빠르지만, Connox라는 공식온라인몰을 이용하면 훨씬 싸게 살 수 있다.



Broste Copenhagen

브로스테 코펜하겐은 접시 세일을 보다가 우연히 발견했다. 라면그릇으로 괜찮은 그릇을 찾다가 발견했는데 빛 바른 청색과 우툴두툴해 보이는 핸드메이드 재질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코펜하겐 덴마크 그릇인데도 불구하고 동양미가 있는 그릇인 것 같다. 그래서 라면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은 그릇이다. 


정작 라면먹은 날 사진은 없고 팟타이 사진만 있다..
빛 바른 청색에 스트라이프가 귀여운 옆면


Ittala & Rörstarand Vintage

어느 날 우연히 아라비아 빈티지 도자기를 보고 이건 꼭 사야겠다 했던 나는 그때부터 아라비아 우투아, 로스트란드 이레네를 시작으로 점점 더 빈티지에 빠지게 되었다. 빈티지의 중독성은 한정판이라는 것과 발품을 팔면 싸게 살 수 있다는 두 가지가 계속해서 보고, 사게 만드는 것 같다.

귀여운 우투아 Tiefer Teller



Bunzlau Castle, Höganäs Keramik (선물 받은 컵과 접시)

우리나라도 한때 폴란드 도자기가 붐이어서 집에 여러 폴란드 컵과 접시가 있었던 기억이 난다. 분즐라우 캐슬 도자기는 사실 독일에서는 한국보다 싸고, 특히 중고를 구하기가 쉽다. 이 디저트 접시랑 컵은 산 것은 아니고 선물 받은 도자기인데, 귀여워서 세트로 모을까 아직 고민 중이다.

모텔 아미오 그릇과도 잘 어울리는 분즐라우 캐슬 폴란드 컵


호가나스 케라믹도 한국에는 많이 알려진 브랜드인 것 같다. 나무 받침이 굉장히 귀엽고 컵이 단단해서 커피랑 차마 시기에 좋다.

쿠키 올려 먹어도 너무 귀엽다.


매거진의 이전글 #자가격리 두 달 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