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만 있다 사게 되는 것들, 두 번째
저번 베를린에서 그릇사기 포스팅에서 언급했듯이 그릇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자연스레 빈티지 그릇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빈티지 그릇은 요새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고, 점점 가격이 비싸지고 있는 것 같다.
독일에서도 아라비아 핀란드나 로스트란드 같은 북유럽 그릇이나 웨지우드 같은 영국 그릇은 비싸고, 독일에서 싼 빈티지는 보통 빌레로이 앤 보흐나 독일 브랜드이다. 그래서 내가 가지고 있는 빈티지는 빌레로이 앤 보흐가 다른 브랜드에 비해서 많다.
맨 처음 내가 빈티지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는 우연히 이베이 비딩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아라비아 핀란드의 우투아 수프볼을 7유로 정도의 싼 가격에 득템 하게 되었다. 운이 좋기도 했고, 셀러가 독일 내에서만 배송이 가능하다고 했기 때문에 경쟁률이 낮기도 했다. 처음 받은 접시는 흠집이 하나도 없었고, 사용 흔적도 거의 없어서 처음 경험이 좋았던 나는 빈티지에 점점 빠져들게 되었다 :)
그리고 두 번째로 사게 된 로스트란드의 이레네 소스팬 또한 운이 좋게 이베이에서 10유로에 발견했다. 하지만 이때 나는 이베이의 두 번째 구매였기에 셀러의 정보를 미리 읽어봐야 한다던지 팁을 모르고, 제품 상세 설명만 읽고 깨진 소스팬을 구매하게 되었다. 여기서 내가 얻게 된 팁은 셀러가 'Guter Zustand (좋은 상태)'라고 할 때에 이 설명은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칩이나 흠집이 없는 그릇은 보통 셀러가 제품 설명에 써 놓는 경우가 일반적이고, 만일 위와 같은 설명만 되어있다면 미리 셀러에게 메시지를 보내서 물어보는 것이 낫다.
그리고 세 번째로 사게 된 것이 빌레로이 앤 보흐의 와일드로즈 제품이었다. 아침에 커피랑 빵 혹은 요구르트를 자주 먹는 나에게 이 컵, 소서, 작은 접시 세트는 너무 탐나는 아이템이었다. 이 제품도 맘에 들었지만 작은 접시에 약간 불에 그을린 듯만 표시가 있어서 이베이 셀러에게 연락했는데, 셀러가 잠적해서 백 프로 완벽한 경험은 아니었다. 하지만 자세히 보지 않으면 모를 정도의 표시이고, 세트에 10유로를 주고 싸게 샀기에 큰 불만은 없다. 하지만 앞선 두 경험으로 좋은 제품을 고르는 감이 생기게 되었다.
그리고 이때부터 빌레로이 앤 보흐의 예쁜 핸드페인팅 지옥에 빠져버린 나는 빌레로이 앤 보흐의 바우언블루메 컵, 소서, 수프보울과 빌레로이 앤 보흐의 로맨티카 오발보울마저 구입하게 되었다. 여기서 산 제품들은 처음에 산 제품보다 가격이 훨씬 나가는데 이유는 상태가 A급으로 거의 새 제품이었다. 투박한 핸드페인팅을 좋아한다면 바우 언 블루메를 적극 추천하고 (실제로 보면 물감 터치가 보여서 너무 귀엽다), 선이 곱고 섬세한 그릇을 원한다면 로맨티카를 추천한다. 로맨티카 그릇에 중앙 꽃이 사진에서 랑 같이 너무 형광 주황색이면 어쩌나 고민했는데 실제로 보면 색이 좀 더 연해서 예쁘다.
그리고 빌레로이 앤 보흐의 섬머데이 컵, 소서, 작은 접시 세트도 구매했다. 나는 아침을 꼭 챙겨 먹는 편인데, 아침에 홈오피스를 하기 전에 예쁜 컵과 접시에 커피와 아침 메뉴를 담는 게 정말 하루의 기분을 바꾸는 것 같다. 섬머데이 또한 A급으로 크게 싼 가격에 구매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그릇들과 디자인이 각지고 플랫 한 느낌이라 색다른 느낌이 든다.
그리고 나의 마지막 구매는 노리타케의 스톤웨어 디너접시이다. 이 접시세트는 엣시에서 보다가 맘에 들어서 샀는데, 셀러도 독일에 있어서 일단 스톤웨어임에도 불구하고 배송비가 굉장히 쌌고, 핸드 페인팅이 투박해서 어떤 음식을 담아도 예쁜 접시이다. (나는 핸드페인팅에 집착하는 사람...) 접시가 무겁긴 하지만 그만큼 중후한 느낌도 있다.
빈티지 그릇은 단종된 디자인이 많고, 상태가 좋은 제품을 구하기가 쉽지 않지만 또 찾다 보면 예쁜 빈티지 그릇이 많아서 구매를 멈출 수가 없는 것 같다 :) 당분간은 그릇장이 가득 찼으니 내가 가진 예쁜 빈티지 제품들로 맛있는 음식도 플레이팅 해서 담아먹으며 코로나 시기를 보내야겠다.
글을 지속적으로 쓰기 위해서 티스토리 블로그를 열었어요. 티스토리에서는 독일에서 취업과정과 이직과정을 구체적으로 주기적으로 쓸 예정이니 많이 방문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