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운동 사이
결혼식을 마치고 베를린에 돌아온 나는 많은 스트레스로 힘든 상태였다. 결혼식 준비에 바빠서 못했던 늦은 세금 신고를 해야 했고, 라섹으로 수술했던 눈은 밤이 되면 더 흐릿했으며, 결혼사진을 받았는데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거기에 더해서 날씨는 하루종일 흐릿하고 비가 오니 점점 더 동굴에 빠져드는 기분이었다.
처음에는 결혼식 전 다이어트할 때에 먹지 못했던 음식들을 먹으면 스트레스가 풀리겠지라는 희망으로 이것저것 한식을 해 먹었다. 먹방 유튜브를 보면서 김치찌개, 부대찌개, 라면 등등 맵고 자극적인 음식들을 배부르게 먹으면서 해외생활은 한식이지! 하면서 바로 누웠다.
이런 생활을 이틀 정도 했을 때는 당장 기분이 풀리는 기분이었고, 오늘 하루 열심히 살았으니까 먹을 자격이 있다고 나를 옹호했다. 그런데 문제는 매번 다음날 일어날 때마다 얼굴은 나트륨에 땡땡 불어있었고, 몸은 무겁고 체중은 늘어있어 오히려 기분이 다시 다운되는 일상이 반복되었다.
그러다 어제 오랜만에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고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했다. 처음에는 할 일도 많은데, 헬스장까지 언제 가냐고 가는 길에서도 돌아갈까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가서 무거운 덤벨을 들고 러닝머신을 뛰니 기분이 정말 상쾌했다. 이래서 운동만큼 스트레스 해소되는 것이 없다고 하는구나!
사실 먹는 것이 운동하는 것보다 쉽고, 우리가 보는 미디어는 스트레스받을 때는 짜고 매운 음식에 알코올을 마시라고 한다. 하지만 조금만 발걸음을 움직여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했을 때에 머리가 맑아지면서 진짜 스트레스가 해소된다는 것을 알았다.
앞으로도 일이 많을 때는 배달 어플을 키는 대신에 일단 몸을 움직여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