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융 Apr 05. 2018

발길 닿는 대로, 가오슝 #2

가오슝 여행

여행지


루이펑 야시장(쥐단역)

출처 : roundTAIWANround

가오슝의 야시장을 꼽으라면 단연 리우허 야시장과 루이펑 야시장이 손꼽힌다. 리우허 야시장이 관광객을 중심으로 하는 곳이라면, 20여 년의 역사를 지닌 루이펑 야시장은 현지인들이 더 많이 찾는 곳이라고. 그런 만큼 강력한 취두부 냄새를 감당해야 한다 했다. 원래라면 루이펑 야시장도 방문했을 테지만, 길거리를 지나다니며 맡은 취두부 냄새에 머리가 어질 할 정도였기 때문에 아쉬움을 머금고 포기했다. 후기를 찾아보니 리우허 야시장보다 훨씬 더 크고 역동적인 느낌이라 했다.


가오슝 시립 미술관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 들려봐도 좋은 곳이다. 가오슝 시립 미술관은 1994년에 설립된 미술관으로, 상설전과 특별전이 개최된다. 2018년 2월부터 6월까지 진행되는 <Still Waters Run Deep> 전시는 무료였다. 마음에 드는 작품 앞에서 서성이다 보니 한두 시간이 금세 지나갔다. 여행지에서 현지인처럼 여유를 즐겨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방문해볼 만한 곳이다. 월요일은 휴무다.


가오슝 시립 역사박물관

1930년에 설립되어 가오슝 시청으로 사용되던 건물을 활용해 박물관으로 개조, 1998년 개관했다. 오래된 시간만큼 가오슝의 역사를 간직한 건물이다. 특히 1947년 대만에서 벌어진 2.28 사건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2.28 사건이란 1947년 당시 대만 국민당 정부 하에서 벌어진 주민 학살 사건이다. 국민당 정부가 담배 암거래상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대만인 한 명이 사망했고 이를 계기로 항의 시위가 시작됐다. 당시 대만 경비 총사령관은 계엄을 선포했고, 경찰과 군인이 동원돼 주민 약 2만 8천여 명을 학살했다. 비극적인 사건인만큼 기록으로 남겨 반성하려는 마음이 담겨있다. 월요일 휴무


치진섬(시즈완역)

왼쪽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가오슝으로 떠나게 한 가장 큰 이유. 치진섬.

시즈완역 1번 출구로 나와 10분 정도 걸으면 구산 페리 터미널이 나온다. 그곳에서 페리를 타고 5분~10분이면 치진섬에 도착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배를 타고 이동하는 즐거움은 같다. 복작대는 거리의 소음과 함께 휴양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던 곳이다.


검은 모래 해변, 치후 등대 등 경치 좋은 볼거리도 많고 전동 자전거를 타고 해안도로를 질주(?)하는 경험도 할 수 있다. 도심과 함께 휴양지의 여유를 즐기고 싶다면 치진섬을 적극 추천한다.


해안도로에는 차도와 자전거 길이 나란히 붙어 있는데, 자동차들은 절대 자전거를 향해 클락션을 울리지 않았다. 조금 느린 것이 당연하다 생각하는 듯했다.


구산 페리 터미널-치진 섬 페리 터미널 : 40위안. (i-PASS 이용 시 할인되는 것 같았음)

전동 자전거 : 페리 터미널에 내리는 순간 보이는 상점들이 모두 자전거 대여소다. 마음에 드는 곳으로 가서 적당히 흥정하면 된다. 4인용 전동 자전거 4시간 대여에 700위안으로 흥정했다.


따리백화점(중앙공원역)

영문으로는 Talee Department이다. 아직 관광객들에게 많이 알려진 곳 같지는 않다. 시간 날 때 방문하려고 찾아뒀으나 일정상 가지는 않았다. 옥상에 있는 놀이공원이 유명하다. 타이밍을 잘 맞춰 찍으면 하늘에서 나는 것 같은 사진을 건질 수 있다. 재밌는 사진을 원하는 사람은 가보면 좋을 듯하다.


장미성모성전주교좌당(중앙공원역)

대만에서 가장 큰 천주교 성당으로, 아시아 3대 성당 중 하나이다. 따리백화점 근처에 있어 함께 묶어서 돌아보면 좋다고 한다.



음식


흥륭거(興隆居)

주소 : No. 186, Liuhe 2nd Road, Qianjin District, Kaohsiung City, 대만 801

출처 : Olive 채널

대만 현지식으로 조식을 먹기에 알맞은 곳. 가격도 저렴하고 그 맛도 일품이라고 한다.

새벽 4시부터 오픈해서 점심시간 전이면 문을 닫는다 했다. 기안84가 원나잇푸드트립에서 방문한 곳이기도 하다. 일정상 들리지는 않았다.



단로스테이크(丹路原塊牛排 DANRO Steak&Rice)

주소 : No. 116, Ziqiang 3rd Road, Lingya District, Kaohsiung City, 대만 802

출처 : 단로스테이크 페이스북

스테이크 덮밥으로 유명하다. 일단 스테이크니까 맛이 없을 수가 없을 테다. 익숙한 맛이라는 평도 있고, 줄을 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평도 있다. 여기 역시 일정상 들리지 못했다. 가격대는 조금 높은 편이다. (메뉴당 320~450 TWD선)


딘타이펑(鼎泰豐 高雄店)

주소 : 813 대만 Kaohsiung City, Zuoying District, Bo'ai 2nd Road, 777號漢神巨蛋

샤오롱바오와 새우볶음밥 (출처 : 구글이미지)

이미 국내에도 들어와 있는 유명한 딤섬, 볶음밥 전문점. 생각보다 가오슝 음식들이 입에 맞지 않았기에 먹어본!! 그 익숙한 맛이 매우 그리워서 찾아간 곳이다. 저녁 8시쯤 방문했으나 사람이 너무나... 너무나 많았고, 매장에서 먹으려면 1시간 30분 이상, 포장하려면 3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길래 발길을 돌렸다.


단단버거(丹丹漢堡, Dandan Hamburger)

주소 : 지점이 굉장히 많다. 구글맵에서 DanDan Hamburger를 검색해서 가까운 지점으로 가면 된다.

왼쪽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대만 남부지역에서만 먹을 수 있는 버거. 인터넷 검색에 따르면 타이페이에서 이 버거를 먹기 위해 가오슝을 방문하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굉장히 기대했으나 맛볼 수 없었다. 왜냐하면 춘절 기간에 단단버거 전 지점이 휴무였기 때문. 미련이 남아서 세 군데나 방문했으나 굳게 닫힌 점포만 보고 와야 했다. 아쉬운 마음에 메뉴판만 찍어 왔다. 들리지 못해 가장 아쉬운 곳.


향원우육면(港園牛肉麵)

주소 : No. 55, Dacheng Street, Yancheng District, Kaohsiung City, 대만 803

왼쪽사진(향원우육면) 출처 : 구글이미지, 오른쪽 사진은 향원우육면 대신 방문한 가게.

사골곰탕 같은 국물에 끓인 국수인 '우육면'. 깊은 국물과 저렴한 가격(110 TWD선)으로 인기가 많다. 그중에서도 한국 사람들에게 가장 유명한 곳은 향원우육면이다. 하지만 이 곳 역시 춘절 휴무로 방문할 수 없었다. 대신 옆 가게에 갔는데 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맛있게 한 그릇을 비웠다. 특유의 잡내가 느껴지지 않아서 더 좋았다.


치진선셋바(旗津沙灘吧, Cijin Sunset Bar)

주소 : No. 1050, Qijin 3rd Road, Qijin District, Kaohsiung City, 대만 805

노을과 맥주가 다한 곳. 분위기 좋은 음악이 더욱더 흥을 돋웠다. 선셋을 보기 가장 좋은 위치에 자리하고 있는데 가격도 비싸지 않다. 타이완 맥주 100 TWD, 튀김, 해산물 등 각종 안주는 200~400 TWD선으로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이다. 뉘엿뉘엿 넘어가는 해를 바라보면서 감상에 젖기 딱 좋은 곳. 좋은 자리를 향한 눈치 싸움이 치열하기 때문에 해가 질 무렵 전에 미리 가는 게 낫다.


경정택(輕井澤鍋物 三多店, 삼다상권역점)

주소 : No. 274, Zhongshan 2nd Road, Lingya District, Kaohsiung City, 대만 802

가성비 있게 훠궈를 즐기고 싶다면 경정택을 방문하면 된다. 세트 메뉴가 300~500 TWD 선으로, 1인당 만원 남짓한 가격에 푸짐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현지인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곳이기에 어느 정도의 웨이팅은 감수해야 한다. 여행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식당으로 선정했는데, 다 먹고 나와보니 1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여행의 추억을 나누기 좋은 곳이었다.



여행기를 마치면서


언제나처럼 여행은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생각보다 더웠고, 춘절 휴무로 문 닫은 가게들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하는 동안 온전히 그 시간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 해야 하는 일은 잠시 잊고 온전히 내가 원하는 대로 하루를 쓸 수 있다는 점은 그 자체로 행복을 가져다줬다.


발길 닿는 대로 좋은 곳. 크고 복잡하지 않아도 아기자기한 곳. 한가롭게 거닐면서 사람 사는 모습을 구경하기 좋은 곳. 그러다 친절한 사람들과 함께 웃을 수 있는 곳. 잔잔한 여유를 지닌 곳. 나에게 가오슝은 그런 곳으로 남아있다.


가오슝 여행을 준비하며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매거진의 이전글 발길 닿는 대로, 가오슝 #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