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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가 되고 싶은 농부.

by 무니

올봄엔 집안에 일이 있던 관계로

밭일도 고사하고 산나물, 들나물도 잘 못 먹었네요.

다행히 올해는 윤 6월이 있는 해라 초여름이 좀 길어서

많이 늦지 않게 작물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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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동반자가 밭일을 함께 하니 더 수월하네요.


집안에 있었던 그 사건 때문에 계획이 다 틀어지고

봄에 할 일도 잡아두지 못했습니다.

돈도 없고, 일도 없고......


예전의 동반자라면 심장 통증을 호소하면서

아무것도 못 하고 멍하게 보낼 텐데

이제는 차분히 눈앞에 주어진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네요.


물론 어쩌다 생각나면 화도 치밀테고

인간에 대한 실망이 가슴 아프겠지만,

그래서 위염은 아직 낫지 않은 듯하지만

괴로움에 매몰되지 않고 앞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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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기회에 우리의 꿈을 향해 한 발 더 나가보자고 말합니다.

동반자가 밖에 일하러 나가지 않고

같이 밭일하고 산을 쏘다니며 살자던 꿈.

농산물 판매 같은 것도 하지 않고

우리 먹을 거나 살살 가꾸면서 살자던 꿈.


이 꿈은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인 걸 압니다.

원래도 적게 쓰는 사람들이라 생활에 쓰는 돈은 필요 없다 하더라도

세금을 농산물로 낼 수 없으니 얼마라도 돈은 만들어야겠죠.


완벽하게 이루어질 수는 없지만

최대한 비슷하게 사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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