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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드가 Feb 21. 2019

토론토에서 가장 사랑하는 파인다이닝 플레이스

CANOE (Toronto, Canada)

  흔히들 캐나다 토론토에 방문해서 좋은 곳에서 맛있는 식사를 하고 싶을 때는 보통 CN타워 전망대에 위치한 레스토랑 "360 The Restaurant At The CN Tower"를 찾는다.


CN타워라는 토론토에서 가장 유명한 명소에 위치하기에 여전히 여행객들 사이에서도, 로컬들 사이에서도 많이 찾는 편이지만, 사실 2인 기준 약 $300.00 CAD 이상의 높은 가격대와 음식과 서비스의 품질을 고려해보았을 때는 그다지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려운 곳이다.


토론토의 고층 건물들은 대개 은행 오피스 혹은 거주용 콘도이기에 고층에 위치한 레스토랑이 많이 없는 편인데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지만, CN타워 레스토랑과 비슷한 높이에 위치하여 멋진 하버뷰와 함께 더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토론토 금융가 TD타워 54층에 위치한 Canoe다. 

(66 Wellington St W, Toronto, ON M5K 1H6 Canada)





CANOE (Contemporary Fine Dining)

토론토에서 가장 사랑하는 파인다이닝 플레이스



  세번째 방문이었다. 절친한 중국 친구 J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예약했던 자리였는데 고민 없이 CANOE를 선택했다. 토론토에서 친구나 지인의 좋은 축하자리라면 보통 CANOE로 향하는 편이다. 컨템포러리 다이닝이기에 대부분 취향이 갈리지 않고 무난하게 즐기기 좋아, 비즈니스 미팅으로 예약하기에도 좋다.



당시 나는 레스토랑 바로 옆 건물인 CIBC에서 근무하고 있었기에, 2시무렵 오전 업무만 끝내고 나와 회사 로비에 위치한 카페 Dineen Coffee에서 기다렸다. 토론토 금융가 중심에는 4대은행의 오피스 빌딩이 옹기종기 모여있어 이 시간무렵의 Dineen Coffee는 정말 많이 붐비는 편이다. 


로비에 앉아 동료들과, 아는 얼굴들과 어색한 인사를 나누고 있을 무렵 J로부터 조금 늦을 것 같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다운타운에서 적절히 주차할만한 곳을 찾지 못해 계속해서 건물 근처를 빙글빙글 돌고 있다는 것이었다.


급히 동료들에게 주변 주차장의 위치를 물어보니 시간당 15달러에 육박하는 비인륜적인 가격을 자랑하는 주차장의 위치를 알려주었다. 아무리 다운타운이라도 가격이 너무 과하다 싶었지만 예약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이곳의 위치를 문자로 보내주었다.


꽤 오랜 시간 끝에 근처에 차를 대고 TD타워 로비에서 만나 54층으로 올라갔다.

예약 시간보다 늦어 걱정했지만, 다행히도 런치타임 끝무렵이라 사람이 별로 없기도 했고 기존에 얼굴을 알던 서버가 우리를 맞아주어 큰 문제없이 자리로 안내받을 수 있었다.



자리가 많이 비어있던 덕인지, 이전에 팁을 제법 후하게 챙겨준 적이 있는 안면이 있는 서버 덕인지 몰라도

레스토랑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창가 코너쪽 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


고층에 위치한 레스토랑이니 만큼 창가 자리에 경쟁이 치열해서 예약 시에 Window Seat을 요청해도 보통 잘 들어주지 않는 편이다.



산펠레그리노 한병과 함께 서로 원하는 코스로 오더했다.



가장 먼저 머쉬룸 스프와 빵이 나왔다.

CANOE의 식전빵은 365일 변하지 않고 항상 저 호밀바게트가 나오는데, 맛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머쉬룸 스프는 당시 (2017년 가을)에만 있던 메뉴인데 향긋한 버섯의 향이 잘 묻어나서 좋았다.

식전빵과 곁들여 먹기에도 참 좋은 에피타이저



내가 오더한 랍스터 클럽샌드위치

랍스터 클럽샌드위치는 무난히 런치로 먹기에 괜찮은 맛과 양이었다. 랍스터 살도 식감이 느껴질만큼 충분하게 들어가있었다. 항상 어딜가든 그렇지만, 샌드위치나 햄버거는 칼로 썰어먹기 불편하다는 단점만을 제외하고는 모두 괜찮았다.


그냥 무난하게 먹으려 오더한 샌드위치였기에 별로 특별한 점은 없었지만,

함께 나온 작은 캐비어가 참 신기했던 기억이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파리 샤를 드골 공항의 캐비어 하우스에서 먹은 프루니에 캐비어에 비할바가 못되지만

당시에는 처음 경험했던 캐비어였기에 굉장히 오묘했던 감각이었다.



J가 오더한 안심스테이크

한입 맛보고 솔직히 역시 파인다이닝에 왔으면 스테이크로 주문할걸- 하는 마음이었다.


CANOE는 파인다이닝 플레이스 답지 않게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스타일의 스테이크가 메뉴로 존재하는 시즌이 별로 없다. 특히 저렴하게 레스토랑을 갈 수 있는 토론토의 Summerlicious, Winterlicious 시즌에는 아예 제공되지 않는다. 겨울에도 보통 Salmon(연어)나 Cod(대구)로 만든 생선요리가 메인코스의 주를 이루는 편


스테이크가 메인코스로 있는 계절이 별로 없기에 CANOE에 방문했을 때 스테이크가 있다면, 조금 비싼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스테이크를 오더하는 것이 좋다.


안심으로 두덩이가 제공되고, 굽거나 튀긴 채소와 함께 예쁘게 플레이팅되어 나온다

스테이크는 미디움 레어로 부탁하면 처음 그 한 입은 천상의 맛이다.



메인코스까지 식사를 마치고, 작은 케이크와 커피를 디저트로 오더했다.

생일이라 미리 말하면 조그만 초와 함께 예쁘게 써주는 Happy Birthday는 덤


오후 3시부터는 디너 전까지 브레이크 타임이라, 더 이상 예약을 받지 않는다.

그래서 평일 늦은 런치를 예약하면 한적하고 조용하게 오래도록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커피 한잔과 함께 온타리오 호수를 바라보며 J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나왔다. 주된 내용은 보통 J의 남자친구에 대한 투정이나, 몇 년째 치솟고 있는 토론토의 콘도 매매가에 관련된 이야기였지만 오랜만에 참 여유로운 오후를 흘러보낼 수 있어 좋았다.



토론토에 있을때면 비즈니스 미팅으로도, 좋은 사람과 함께하는 식사 자리로도 정말 자주 들르는 곳이지만, 매번 좋은 기억만을 남겨주는 곳이다. 음식의 맛도 서비스의 품격도 무엇 하나 떨어지지 않는다.

여전히 내가 토론토에서 가장 사랑하는 파인다이닝 플레이스이기도 하다.


Fixed Price (고정 가격)으로 3코스 메뉴를 평소보다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Summerlicious나 Winterlicious 기간을 이용하는 것도 괜찮지만, 보통 이 시즌에는 예약이 매일 가득차 있고 사람이 항상 많아 여유롭게 식사를 즐기기에는 별로다.


때문에, 여유롭게 하버뷰를 바라보고 싶거나, 조용한 식사자리가 필요하다면 이 시즌은 피하는게 좋다.


불이 켜진 CN타워와 함께 다운타운의 밤 야경을 볼 수 있는 디너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해가 저물어가는 느지막한 오후의 런치가 더 좋다.



토론토에 방문한다면,

혹은 지금 토론토에 살고 있다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방문하기에 참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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