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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우주 Oct 17. 2022

<행복한 라짜로>를 보고,

 라짜로, 라짜로, 현 시대라고는 믿기 어려운 풍경 속 마을 인비올라타에선 쉴 틈 없이 라짜로를 찾는 소리가 들린다. ​


 라짜로와 재회한 안토니아는 마치 신을 보기라도 한 듯 무릎을 꿇으며 감격에 찬 모습을 보이지만 시간이 흐른 뒤 장소만 도시로 옮겨 왔을 뿐 구원받지 못한 현실은 변화가 없었다. 냉정한 현실 속 우스개소리로 다시 인비올라타로 돌아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는 그들의 뒷모습을 보고 라짜로는 극 중에서 처음으로 눈물을 흘린다. 난 영화를 보면서 라짜로가 안토니아와 재회했을 때, 시간이 지나 라짜로가 인비올라타 시절의 모습으로 현재 사람들을 볼때, 두 장면에서 눈물이 났다. 난 라짜로가 씁쓸한 현실 속에서 자아를 잃어버린 정도의 그저 그런 주인공인줄만 알았는데.. 그가 이따금씩 멈춰 서 사람들을 바라볼 때, 무엇을 보고 무엇을 생각했을까. 라짜로를 외치며 구원을 바라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결국 라짜로는 그들을 떠난다. 구원할 수 없었던 사람들과 바꿀 수 없었던 현실 앞에 무력감을 느낀 라짜로는 늑대로 부활하기를 택한 건 아니였을까. 지독한 자본주의 앞에 행복한 라짜로의 역할은 무었이었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비현실적인 인비올라타의 목가적 풍경을 보며 아이러니하게도 아름다움을 느꼈고, 잠깐이나마 그 곳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시종일관 아무코토 몰라요라는 분위기를 풍기는 라짜로의 오묘한 비주얼과 인상이 영화에 더 몰입하게 만들었다.

 (칸영화제 각본상 수상작.. 각본의 힘이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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