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국을 좋아하니까. 그것도 설날이니까. 친구 집에 일도 도와줄 겸, 같이 먹을 겸. 재료를 들고 정초부터 갔다.
고기도 들어가지 않은 떡국. 밑에 숨은 계란은 안비밀. 맛나게 먹었다.
행복이 뭘까. 어차피 정주영도 이건희도 돈 같은 건 갖고 가지 못하더라. 가끔 맛난 거 먹고 좋은 거 보는 재미. 비록 화려하지도 풍성하지도 않지만 그 소소함이 주는 기쁨.
세상 온갖 풍파를 견디다 보니 강해졌다기보다 작은 것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게 되더라.
타임머신을 최초로 생각해 낸 사람은 아마도 나처럼의 뼈저린 아픔을 겪고 수많은 후회를 했기에 그런 기계를 상상했을 거야.
시나리오가 잘 써지지 않는다. 1월 중엔 분명 완성하겠지만, 머릿속엔 온통 그 얘기뿐이다. 화장실을 가면서, 운전을 하면서, 전화를 받으면서, 이렇게 텅 빈 카페에 앉아서도... 그 놈들 하나하나의 목적이 뭔지 뇌 속을 긁고 긁어 본다.
우쒸~
대체 너의 정체가 뭐야?
이제 슬슬 나올 때가 되지 않았니?
오늘도 기다린다. 나쁜 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