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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원 Mar 02. 2022

여정을 끝내고, 다시 일하기로 하다!

휴넷 이라는 기업을 교육 시키는 곳에서 나는 인공지능을 교육 시킨다.

작년은 이직의 한 해 였던거 같다. 잘 다니던 연구소장을 때려 치고 잘 나가는 스타트업 두 곳을 짧게 거치면서 온간 고민과 고생을 다 체험한 한해였다. 40대 후반, 두 아이의 가장인 나를 뭐가 그토록 좌불안석 하게 만들었던가? 뭐가 그리도 만족스럽지 못했던 것일까? 회사를 때려 치면서도, 영영 다시 취업 못하는건 아닐까 불안에 떨었고, 평생 후회하게 될거 같아 잠못 이루기도 했다. 물론 그런 고민은 이틀을 넘기지 않았다.


그냥 후회 하기 싫었던거 같고, 제대로 일하지 않으면 인생 낭비라는 생각 떄문에 스스로를 사지로 내몰지 않았나 싶다. 그래, 쓴소리 싫은 소리 다 해 가면서 경영층과 싸웠던게 어제오늘 일도 아니고, 그 소리 다 들어줄 회사는 별로 없다는걸 알면서도 그렇게 싸움닥 처럼 싸워왔던거 같다.


내 갈곳 없으면 내 회사 만들어서 그냥 재밌게 살자 라는 생각 뿐이었다. 그리고 하루 하루를 정말 즐겁게 보내고 있던 차에 헤드헌터로부터 연락이 왔다.

 

휴넷 기업의 인공지능 교육 연구소 제안 받았을 때, 문득 회사 이름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리더십이 부족해서,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부족해서 사내 온라인 교육을 신청해 듣던 곳. 뭔가 잘 안풀리는 문제들 때문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교육을 신청하던 곳. 온라인 기업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그곳에서 AI를 제대로 해보려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무척 흥미로웠다.

"기업들을 교육시키는 회사에서 인공지능을 교육 시키겠구나..."


교육이라는 업의 본질이 AI로 옮겨 갔을 뿐, 왠지 잘 될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기술 개발만 할줄 아는 스타트업의 어설픈 비즈니스 모델에 골머리 썪이다가 교육 기업의 AI교육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다.


데이터도 많을 것이고, 컨텐츠도 넘쳐날 것이고, 고객들도 수없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거쳐갔던 기술력 뛰어난 AI 기업들은 무엇 때문에 애를 먹었고, 무엇 때문에 한계를 느꼈던가...

바로 데이터 때문이었고, 컨텐츠 때문이었고, 경영자의 철학 때문이었다.


뭔가 상상하는 일들이 잘 들어 맞을거 같은 들뜬 느낌이 든 적은 사내 벤처를 했던 때 이후로 두번째였다.

그냥 설레는 느낌. 재미를 찾아 부서를 옮기고, 돈을 좇아 이직을 하고, 창업을 하고 싶어 휴직을 하고, 사업을 벌리고 싶어 스타트업으로 옮겨도 봤지만, 월요일이 기다려지는 느낌은 받기 쉽지 않았다.


아마도 내가 거쳐온 커리어 패스가 여지껏 나를 힘들게 했던거 같고, 이제서야 제대로 된 자리르 찾지 않았나 싶다. 들쭉 날쭉한 커리어 패스,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거 같지만 그냥 내가 원하는 길만 걷자는 느낌으로 지금까지 지내 왔는데, 결국 잘 맞는 옷을 찾아낸 느낌.


알고리즘 10년, 신사업 기획 1년, 디지털 페이퍼 UX 리서치 4년, 클라우드 서비스 설계 2년, 인공지능 개발 3년... 뭔가 조립해서 작품을 만들고 싶어도 만들기 어려운 조합이었다. 단적으로, 이력서를 보여주면 이력이 정말 화려하다고 감탄 하지만, 딱히 어느 포지션으로 추천할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선뜻 좋은 포지션을 제안하는 분들이 많지 않았다.


교육 서비스, 사람의 역량과 마인드 셋을 바꿔주는 서비스. 더 잘 되라고 변화를 이끌어 주는 교육 서비스. 어떻게 하면 나같이 고민하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을까? 그런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내겐 너무 과분한 기회 같았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마케팅 용어같은 혁명의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내가 가진 커리어는 3차 산업혁명 시대의 직업 카테고리로는 설명하기 힘든 그런 것이었다. 그것도 모른채, 내 스스로의 역량을 의심하고, 스스로를 탓하기 일쑤였다. 단지 나의 역량을, 나를 표현하는 용어나 체계가 아직 갖춰지지 않았을 뿐이었다.


내게 적합한 일을 운 좋게 찾게 되었고, 본능적으로 직감할 수 있었다.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더욱 더 본인에게 적합한 일을 구인 사이트의 카테고리에서 찾기 어려울 것이다. 아직 정의되지 않은 그런 일, 몇가지 단어로 표현하기 적합하지 않은 그런 직종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고, AI가 그런 변화를 가속화 하고 있기 때문이다.


AI 개발을 잘 하려면 UX 리서치를 잘 해야 하는 시대, AI 한계를 뛰어 넘으려면 정보이론을 잘 알아야 하고 모든 서비스는 클라우드 환경에서 제공하는 시대, 끊임 없이 생겨나는 신사업을 잘 따라가려면 AI와 협업해야 하는 시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뉘어진 경력이 디지털 융합,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거시적이고 전방위적인 시야를 만들어 내는 시대가 왔고, 과거에 별종으로 불리거나 특이하지만 이해 못할 커리어를 가진 사람들이 스스로의 일을 정의하고 기회를 발견해 낼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


그래서, 늦은 저녁에 마음이 들뜬다. 아침 출근이 설레인다.

그래서 맥주 한 캔을 따고 주절이 주절이 속마음을 적어 본다.


PS. 저와 같이 교육을 위한 AI, 마음 설레는 기술을 개발을 하고 싶으신 숨은 고수들,

실력있는 개발자 분들 언제든 환영 합니다. seteca2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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