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지나간 인디 메이커 1년 차
2019년을 돌이켜 보면 “인디 메이커”와 “여행”, 이 두 개의 키워드가 전부였던 한해였네요. 작년부터 와이프와 함께 시작한 인디 메이커 생활을 쭉 이어 나왔고, 계획에 없던 여행들을 즉흥적으로 많이 하면서 의도치 않았던 디지털 노마드 생활을 이어왔어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한 해였고, 그래서 그런지 한 해가 순식간에 지나간 기분입니다 :)
원래 계획은 와이프와 함께 1년 동안만 실험적으로 인디 메이커 생활을 해보자는 거였고, 저희 제품을 통해서 수익 창출을 하며 버틸 수 있는지 확인해 보자였어요. 결과적으로 저희 제품을 통해서 충분한 수익을 벌지는 못했지만, 이런 생활을 조금 더 해보고 싶어서 풀타임으로 뛰어들게 되었어요. 내 제품을 만든다는 희열감 때문인지, 와이프와 함께 일 할 수 있다는 환경 때문인지, 내 시간을 온전히 컨트롤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인지, 혹은 이 모든 이유들이 영향을 미쳤는지 모르겠지만 현재 하루하루 감사하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돈은 많이 벌지 못했지만(슬프다...) 인디 메이커 커뮤니티에 가입을 하게 되고, 그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서로 응원해주고 서포트해주고, 온라인 인연이 실제로 오프라인에서도 이어지면서 더 장기적인 인연이 만들어졌었던 것들이 올해 인디 메이커 생활을 하면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인 거 같아요.
Maker’s Kitchen이라는 슬랙 커뮤니티에 초창기에 들어가면서 폭발적으로 커뮤니티가 커져가는 것도 지켜봤고, 서로 응원해주고 도움도 많이 받았어요. 덕분에 부랴 부랴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서 팔로우도 하고, 누가 제품을 만들어서 론칭하면 서로 공유하고 광고하고 하면서 뭔가 커뮤니티의 구성원이 되었다는 느낌도 많이 받았어요. 아마 이런 게 없었다면 외로워서 벌써 포기했을지도 모르죠.
또 이런 멋있는 커뮤니티를 경험하고 나서, 제가 살고 있는 베트남 호치민에도 이런것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어서 와이프와 함께 밋업도 열었어요. 감사하게도 호치민에 있는 코더스쿨이라는 부트캠프가 후원을 해줘서 여러 사람들을 초대해서 이야기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고, 또 인디 메이커로도 성공해서 잘 살 수 있다는 선례를 보여줘야겠다 싶어서 커뮤니티에서 만났던 다른 메이커들(이미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었던 사람들)에게 부탁해서 온라인 화상 통화를 다 같이 하기도 했어요.
작년 12월에 Product Hunt에 NomadWallet iOS 베타 버전으로 론칭을 했을 때 2명의 유저가 결제를 해줬어요. 그때부터 서서히 대박이 날줄 알았지만 웬걸, 다운로드 수가 감소하더니 어떤 달에는 한 명도 결제를 하지 않는 달도 있었어요. 그 후에 안드로이드 버전 출시 + 성능 추가 및 버그 수정 + 랜딩페이지 개선 등을 시도해 가면서 다운로드 수를 올리고 있고, 처음으로 7월에 $400 수익을 찍고 다시 내려와서 지금은 월평균 $200~$300 정도의 수익이 나고 있어요. 지금은 다른 제품을 만들고 있어서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는 못하지만, 마케팅에 시간을 좀 더 투자해서 1불이라도 더 Passive Income을 늘리도록 노력하려고요.
https://www.nomadwalletapp.com
비록 저희 제품으로 수익화를 많이 못 냈지만 정말 감사하게도 커뮤니티에서 만난 메이커들이 프리랜싱 일거리를 소개해줘서 프리랜싱일을 함께 하면서 생활비를 감당했어요. 다시 한번 네트워킹, 커뮤니티가 전부라는 것을 느꼈던 한해였어요.
호치민에 거주하고 있지만 2달에 한 번꼴로 여행을 많이 다녔던 한해였어요. 물론 여행을 가도 관광은 거의 안 하고 일만 계속했지만, 맛있는 음식도 많이 먹고 특히 저희처럼 여행하는 인디 메이커/프리랜서들을 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있었던 게 신기했어요. 트위터에서만 보던 사람들을 실제로 보니까 너무 반갑기도 하고, 역시 오프라인에서 만나서 시간을 함께 보내니까 인연들이 더 오래 가게 되더라고요.
2월: 장인어른/장모님과 쿠알라룸푸르 여행
4월: 대만 여행
6월: 치앙마이 여행 (한 달 살기)
7월: 장모님과 치앙마이 여행
8월: 다낭 여행
9월: 한국 추석 여행
11월: 치앙마이 여행(한 달 살기)
12월: 다낭으로 이사 옴
하지만 올해 가장 스페셜한 일은 다낭으로 이사를 온 게 아닌가 해요. 그전부터 답답한 호치민말고 다낭에서 꼭 살아보고 싶었는데, 와이프님의 넓으신 아량으로 다낭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어요.
덕분에 아침마다 해변가에서 조깅을 하고, 주말마다 씨푸드를 흡입하고 있어요. 이 정기를 받아 좋은 제품들을 마구 만들어 보겠습니다.
2020년도에도 이런 감사한 생활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수입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2019년도에는 대부분의 수입을 프리랜싱에 의존했다면, 2020년에는 프리랜싱 비중을 줄이고 저희 제품에 더 집중을 해서 지속 가능한 수입을 만들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록 해볼 생각이에요.
조금 더 건강하고 긍정적으로 생활하기. 2020년도도 재밌게 살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