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단술
みりん / 味醂
소주, 찐 찹쌀, 코지 등을 섞어 빚은 후, 그 술지게미를 짜낸, 단맛이 나는 일본 술이다.
'미림'은 소주나 청주처럼 술의 한 종류를 가리키는 명칭이지만, 상표명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한국에서 롯데가 미림이라는 단어를 상표명으로 선점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미림(味醂)의 한자를 직역하면 맛술이라고 할 수 있으나, 맛술은 요리용 술 전반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맛술=미림'이라는 일대일 대응은 적절하지 않으며, 미림은 맛술의 한 종류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영양 성분
약 40~50%의 당분과 14%의 알코올을 함유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100g당 146 kcal, 탄수화물 35.5g, 단백질 0.3g, 지방 0.3g, 나트륨 32mg을 함유하고 있다. 누룩곰팡이가 만든 효소의 작용으로 당류, 아미노산, 유기산 등이 포함되어 있다. 쌀에서 만들어진 당류는 미림의 고급스러운 단맛을 만들어주고, 조리시 가열에 의해 마이야르 반응을 일으켜 향을 생성한다. 미량으로 비타민 B1, B2와 칼륨, 나트륨, 철, 인, 칼슘 등의 무기질 성분도 함유하고 있다.
특징
당도가 꽤 있는 술이기 때문에 설탕보다는 은은한 단맛을 내고 음식에 윤기를 내주며, 알코올 성분은 고기의 누린내를 제거하고 생선은 부서지지 않고 단단하게 만들며 비린내와 잡내를 없애준다. 쌀의 단백질이 분해되어 생성된 각종 아미노산과 호박산 등은 음식에 감칠맛을 더하고 독특한 풍미를 살려준다.
한국에서
식품회사마다 미림, 미향, 미정, 맛술 등 다양한 이름의 제품을 판매하는데, 이들 제품의 가장 큰 차이점은 알코올 도수이다. 롯데의 미림은 알코올 도수가 14%인 주류로, 미성년자는 구매할 수 없다. 반면, 다른 제품들은 알코올 도수가 1% 미만이라 미성년자도 구매가 가능하다. 이 제품들에는 빠진 알코올의 역할을 대신하기 위해 식초가 첨가되어 미림보다 약간 새콤한 맛이 난다. 2022년에는 청정원에서도 알코올 도수 15.5%인 요리주 맛술을 출시했다.
일본식 분류로 보면, 국내에는 실제 술을 빚어서 만드는 '참미림'은 없고, 롯데 미림이나 청정원 요리주맛술은 조미료에 주정을 첨가해 알코올 도수를 14~15.5%로 맞춘 '발효 조미료'에 해당한다. 반면, 오뚜기 미향, 청정원 미정, 백설 맛술 등은 알코올 도수가 1% 미만이고 식초 성분이 포함된 '미림풍 조미료'이다. 롯데 미림, 청정원 요리주 맛술을 제외한 대부분의 제품은 사실상 그냥 기타 성분/향이 추가된 식초에 가깝다.
2021년부터 사실상 식자재로만 쓰이는 맛술에 부과하는 주세가 없어지고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도록 개정되었다. 물론 미성년자에게는 여전히 판매가 금지된다.
주조법
찐 찹쌀, 누룩, 소주를 혼합하여 술을 빚는다. 누룩에 들어있는 효소가 곡물의 전분을 당분으로 분해하고, 효모가 당분을 분해하여 알코올이 생기는 것이 술이 생성되는 발효 과정이다. 미림은 처음부터 소주 또는 주정을 집어넣어 어느정도 알코올 도수가 있는 상태에서 발효를 시작하는데, 알코올 도수가 높아 미생물인 효모가 사멸하여 당을 알코올로 바꾸는 과정은 진행되지 않고 미생물이 아닌 효소는 남아있어 전분이 당분으로 분해되는 과정까지만 진행되어 결과적으로 과하주나 주정강화 와인(포트 와인)같은 당도가 높은 달달한 술이 만들어진다.
역사 및 기원
에도 시대에 이르러 대중화 되기 전까지는, 미림은 단맛이 나는 고급 술로서 상류층에서만 음용되었다. 미림의 역사와 기원은 여러 설이 있으며 확정적인 것이 없다.
중국기원설: 명청시대 기술된 '호아권팔조양(湖雅卷八造釀)'이라는 책에 '밀림(密淋, 일본발음 미린ミイリン)'이라는 달콤한 술이 기록되어 있다. 密淋의 뜻을 해석하면 '꿀처럼 뚝뚝 떨어진다'라는 의미로 상당히 달콤한 술이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이 술이 오키나와, 규슈 등을 거치며 蜜淋, 美淋 등의 글자변화를 거쳐 현재의 미림으로 자리잡았다는 설이다. 실제 1649년 일본에서 기술된 '정덕문집(貞德文集)'에 미림은 외국에서 도래한 것이라는 기록이 남아있다.
일본발생설: 1466년 일본에서 기록된 '음양헌일록(蔭凉軒日錄)'이라는 책에 후쿠오카 지방의 '연관주(練貫酒)'라는 달콤한 술이 기록되어 있다. 달달한 술이라는 점 외에는 공통점이 없지만, 미림과 주조 방식이 유사하다는 점에서 미림의 기원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현재의 미림 그리고 동정춘
일본이나 한국이나 미림은 술로의 쓰임 보다는 요리술, 조미술로의 쓰임이 많다. 혼미림(진짜 미림)은 발효 기간을 최소 1년 이상이 필요하고 유리병에 넣어 판매한다. 우리나라의 동정춘과 비슷한 과정을 겪게 된다. 동정춘은 물을 넣지 않은 고체술을 1년간 발효 숙성하는 전통주이다. 동정춘은 점도가 있는 술로 달콤하기는 하나 미림처럼 처음부터 소주를 넣어 알코올 발효를 제어하는 방식이 아닌 점이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