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꽃그림자 Jul 15. 2019

사소한 깨달음 2



가끔 아이들과 놀이터에 간다. 동네 친구들 몇몇도 있고. 함께 즐겁게 뛰어다니며 길지는 않지만 소중한 시간을 보낸다.
아이의 학교생활과 방과 후의 생활을 함께 할 시간이 부족하기에 가끔 오는 이런 시간이라도 아이들의 마음을 부지런히 살피고 돌봐야 한다.

그네도 타고 미끄럼틀도 타고. 아이들이 자기들끼리 놀이를 한다. 더하기 빼기 놀이.

일 더하기 일은 창문

이 더하기 이는 덧니
삼 더하기 삼은 눈사람

.

.

.
팔 빼기 팔은 장애인. 꺄르르르


저 말이 무슨 말인지나 알고 저렇게 천진난만하게 내뱉는 것일까?
다른 아이들도 다 그 노래를 알고 놀이에 동참한다.

얘들아 그렇게 말하면 안 돼. 장애인 친구가 들으면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니?  
아이들은 그 노래를 멈추고 여전히 밝다. 꺄르르르  

저 아이들이 나쁜 의도로 그게 무슨 뜻인지나 알고 말한 건 아닐 것이다.
단순한 놀이이고 무지에서 나온 말장난이다.
무지가, 편견이, 차별이 되는 무시무시한 순간이다.  

나도 틀렸다. 저 노래를 듣는 장애인 친구는 단지 마음만 아프지는 않을 것이다. 장애인이기에  비 장애인이면 겪지 않을 수많은 일상들을 단지 마음이 아프다 정도의 감상적이고 개인적인 일로 치부해서는 절대로 안된다.


아이들에게 차이와 차별의 의미를 정확하고 따뜻하게 일깨워주고 싶다.
나 역시도 내 기준에 맞지 않다고 무수한 편견과 차별을 갖고 있다. 틀렸다. 진리는 늘 변하고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 글 속의 나와 현실의 내가 같은 모습이고 싶다.
의식적으로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말로 내뱉지 않더라도 생각만으로도 폭력이다.


20190715

매거진의 이전글 사소한 깨달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