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감상은 작가의 의도를 맞추는 게임이 아니다
작가의 의도와 다른 감상이 ‘잘못된 감상’이라면
‘올바른 감상’은 한 종류밖에 없을 것이며
다양한 비평도 존재할 수 없다
만약 작가의 의도를 존중한 해석만이 가능하다면
사진 탄생 이전의 대부분의 회화작품에 대해서는
‘눈에 보이는 그대로 묘사하기 위해 노력했다’ 거나
‘그림을 의뢰한 의뢰인의 뜻대로 그렸다‘는 말밖에 할 수 없을 것이다
작품 속에 존재하는 전형적인 상징들을 맞추는 게임도 아니다
그건 지식일뿐 그 자체가 감상이나 비평이라 할 수 없다
물론 작가의 의도나 예술사적 지식이 감상이나 비평의 도구가 될 순 있다
그러나 그것은 지금의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도달하기 위한 지렛대의 역할을 할 때 의미가 있는 것이다
역사비평이 최대한 역사적 사실 위에 기반해야하는 것과는 다르다
그런 것은 ’예술사비평‘이나 ‘고문헌학’의 영역이지 ‘예술비평’이 아니다
예술을 감상하는 주체가 예술을 만나는 시간, 그 동시대성이 존중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