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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푸기 Jan 11. 2023

2022년 끝자락, 8개월 임신부 ‘코로나’ 극복기

38도 고열에 심상치 않은 오한 시작… 설마 코로나? 가 현실이 됐다


30주가 가까워지니 걸음걸이부터 달라졌다.

배뚠뚠이(?) 모습으로 걷는 다리가 점점 벌어지더니 약간 뒤뚱거리는 것 같다.

나도 모르게 팔자걸음이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아기는 28주를 넘어 열심히 크고 있다.

병원에서 ‘자궁 수축’ 우려를 들었기 때문에 당분간 외출은 삼가기로 했다.

임신 기간 활력소였던 수영도 금지. 아쉽지만 친구들과의 약속도 전부 1월로 미뤘다.

집에서 ‘자궁 수축’을 검색해 보니 이게 또 조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들이 쏟아졌다.

28주부터는 조산을 조심해야 한다는 글도 여기저기 많았다. 배뭉침도 잦아진다고 했다.


연말은 집에서 조용히 보내야겠다고 계획했는데, ‘코로나’가 찾아올지는 전혀 생각 못 했다.

시작은 머리가 쨍한 두통이었다. 오후 내내 머리가 아프더니 눈도 쑤셨다.

저녁 무렵부터 몸이 약간 추워졌는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아기 용품을 당근으로 구매하기로 해서 두꺼운 패딩에 모자를 쓰고, 외출을 했다.

다녀와서도 몸은 가라앉았지만 괜찮아지려니 했다.

밤부터 고통이 찾아왔다. 저녁부터 오한이 시작되더니 밤이 되어서 심해졌다.

치아가 부딪힐 정도로 몸이 바들바들 떨려왔다.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섰는데, 어지럽고 오한이 들어서 걷기도 쉽지 않았다.

담요를 뒤집어썼다.


“여보, 나 몸이 이상해. 너무 춥고 바들바들 떨려. 아무래도 침대에 누워야겠어.”


체온을 재보니 38도가 넘었다. 이불속에서도 계속 몸은 떨렸고, 열은 오르고 있었다.

몸이 당장 추우니 전기장판에 두꺼운 거위털 이불을 덮고 웅크리고 있었는데, 아기가 걱정됐다.

열이 오르는 게 가장 안 좋다는데 어쩌지…


급하게 타이레놀 1알을 먹었다. 고열이 유지되면 아기한테 좋을 리가 없었다.

추워서 입고 있었던 겨울 잠옷과 양말을 벗고 시원한 원피스로 갈아입었다. 오한 때문에 몸은 덜덜 떨렸다.

전기장판도 끄고, 남편에게 물수건을 가져오라고 했다.

추웠고, 근육통도 있었지만 일단 열을 내리는 게 급선무였다.


“아, 추워 너무 추워…”


살면서 이렇게 오한이 들었던 적이 있었을까.

물수건으로 얼굴을 닦고, 겨드랑이, 등을 차례로 닦으면서 체온을 계속 쟀다.

37도 후반으로 내려왔다. 그제야, 잠들었는데 새벽에도 열이 오를까 얇은 이불을 덮었다 걷어찼다 하면서 새우잠을 잤다.


약기운이 떨어졌는지 다시 열이 올랐다. 38도…

타이레놀 1알을 더 먹었다. 이때까지 ‘코로나’가 감염됐을 거란 생각은 전혀 못 했다.

최근엔 외출이라고 해봐도 병원 검진과 수영장이 전부였다. 회사에 출근하는 남편도 너무 멀쩡했다.


설마 하는 마음으로 손댄 코로나 자가키트에 ‘양성’이 떴다. 두 줄이 점점 진해졌다.


“여보 ㅠㅠㅠ 나 코로나 걸렸어. 이게 웬일이야.”


바로 병원으로 달려가 신속항원검사를 받았고,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일주일간 격리다.


대표적인 증상을 모아봤다.


Day 1- 쨍한 두통으로 시작. 그날 저녁부터 추워지더니 밤이 되어 두통+오한+발열 동반. 몸이 덜덜 떨릴 정도의 오한. 38도

Day 2- 코로나 양성 확진 판정. 발열과 근육통, 두통 지속. 아기 태동은 활발. 경미한 인후통 시작. 체온 38도 왔다 갔다

Day 3- 두통과 근육통은 컨디션에 따라왔다 갔다. 체온은 37대로 떨어짐. 콧물과 코막힘 시작

Day 4- 두통과 근육통, 발열은 완화. 콧물, 코막힘 증상 지속

Day 5- 코막힘 증상 완화. 콧물은 지속. 전반적으로 컨디션 회복. 아기 태동도 활발

Day 6- 코가 맹맹한 느낌은 여전. 후각 잃음. 컨디션 회복


처치방법

체온 38도 넘으면 타이레놀 복용

인후통엔 탄툼 가글 사용

코막힘엔 임신부 사용 가능한 식염수 세척기 사용

열 내리려고 이온음료, 물 많이 마심

비타민 C 섭취(유자차, 착즙 오렌지 주스, 생강, 대추청 수시로)

소화 잘되는 고단백 음식 위주로 섭취

취침 시 마스크 끼고, 가습기 틀어서 목 건조 방지


코로나 격리 해제될 무렵, 코가 맹맹한 느낌은 있지만 정상 컨디션으로 회복.

그! 런! 데! 남편이 코로나 양성이 떴다 ㅠ 다시 고생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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