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숨겨진 더 큰 문제를 찾고 끄집어내야
본격적으로 스타트업을 만나고 있습니다. 제가 관심 있는 분야가 클린테크, 즉 환경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기업인데요. 기업들을 만나면서 함께 고민했으면 하는 주제들을 나눠보려고 합니다.
whitespace 1. 환경보다 고객이 우선
신재생 에너지, 탄소배출권, 수처리, 폐기물, 플라스틱, 쓰레기 등 환경의 다양한 분야를 혁신하려고 시작하는 스타트업을 만날 때마다 놀라곤 합니다. 환경 분야는 당장 효과를 기대한다기 보단, 기술 진보, 인식 변화와 함께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플랫폼, 커머스, 게임 등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이끌었고, 현재도 이끌고 있는 분야와는 접근방식, 사업을 대하는 결이 다소 다를 수 있습니다.
클린테크 스타트업은 사업의 동기가 어찌 됐든 그 한 축에는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겠다는 의지가 함께 합니다.
다만, 이 글의 제목처럼 사업의 동기와 접근법은 분리가 필요해 보였습니다. 클린테크 스타트업도 어느 기업과 마찬가지로 고객에 대한 집요한 집착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클린테크 스타트업도 ‘기업’이기 때문이다. 환경 단체가 아닙니다. 뻔한 말이지만 기업은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데서 시작합니다. 클린테크 스타트업이라고 예외가 아닙니다. 고객을 먼저 찾아야 합니다. (생각보다 환경이라는 대의, 기술의 혁신이 고객보다 앞선 기업도 있습니다. 물론 이제 막 시작을 하셨으니 재정비가 될 수 있겠죠?^^)
효율을 100% 높일 수 있는 에너지 회사라도 고객은 효율을 높이는 게 우선이 아닐 수 있습니다. 센서를 통해 물의 오염도를 예민하게 감지한다고 해도 고객이 그 정도까지의 예민한 제품을 찾지 않을 수 있습니다. 농산물 생산량 예측을 100%로 맞춘 머신러닝 기술이라도 98% 예측률의 기업이 고객에 더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당위성’을 내세워 고객이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기술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고객의 문제를 찾아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B2B 기업뿐만 아니라 B2C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쓰레기 문제 해결에 동참할 것이라는 ‘당위성’보단 고객의 페인 포인트를 찾아야 합니다. 환경문제 해결과 같이 좋은 일이면 고객이 따라올 것이라고 기다리는 순간이 고객을 놓치는 순간입니다.
저는 클린테크 스타트업이 더 어렵고 더 큰 문제를 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객의 문제가 표면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 고객이 앞에서는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뒤돌아서면 잊게 되는 그 문제를 끄집어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찾고, 끄집어내고, 설득하면서 고객에게 당신이 잊고 있던 더 큰 문제를 우리가 해결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이래야 환경에 더 큰 임팩트를 주고, 기업도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클린테크 초기 투자, 엑셀러레이터는 그러기에 필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봅니다. 눈에 보이는 문제가 아닌 근본적인 문제를 찾고, 함께 믿어주고, 믿음을 투자로, 서포터로 역할하는 것이 액셀러레이터이기 때문입니다.
클린테크 스타트업의 고객은 ‘환경 문제 해결’ ‘기술의 혁신’ 그 자체가 아니어야 합니다. 고객을 더 구체적이고 세부적으로 찾고, 실제 돈을 낼 수 있을지도 따져봤으면 합니다. 지금 해야 할 일 중에 가장 먼저 할 일입니다.
아이스퀘어(i-square)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클린테크에 초기 투자하는 액셀러레이터입니다. 환경 문제를 해결하려는 예비창업자,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고자 합니다. 함께 문제를 풀고자 하는 창업자 분은 아래로 연락 부탁드립니다.
이가윤 아이스퀘어 대표 jamie@i-squa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