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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규 Jul 10. 2023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 후기


김동식 작가 책인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를 다 읽었다.


원래 <회색인간>을 도서관 대출하려고 했다. 허나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인 것과 소설집 1편이라서인지 대출 예약까지 잡혀 있어서 현시점에서는 대출 불가능이었다. <회색인간>은 저번에 교보문고에서 잠깐 서서 읽어 봤으니 나중에 봐도 되겠지 싶어서 그냥 소설집 2편인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를 대출했다.


소설집답게 전부 단편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대부분의 내용은 요괴, 악마, 천사, 외계인 같은 초자연적인 존재가 지구상에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다. 그 초차연적인 존재는 인간들로써는 감당할 수조차 없는 거대한 존재인데, 꼭 하나 같이 인간들에게 선택과 행동을 강요했다. 어떤 편에서는 세계를 멸망시키려고 하거나, 또는 인간들에게 거부할 수 없는 초인적인 능력을 주는 대신 조건을 거는, 꼭 그런 식으로 가만히 잘 살고 있는 인간 세계를 혼란에 빠뜨린다.


재미있는 것은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모습들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인간 모두가 그 초자연적 존재를 거부하는데, 하는 수 없이 노숙자 같은 인간사회의 가장 밑바닥 인간이 지원을 하게 되고, 첫 타자답게 엄청난 수혜를 얻게 된다. 그러자 나중에는 모든 인간들이 앞다퉈서 초자연적 존재에게 제발 나에게도 능력을, 병을 고쳐줘 이러고. 국가와 정부는 자기 역할을 한답시고 인간들을 줄 세우고 관리하고. 이러다가 나중에는 인간 세계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멸망의 길로 가고 있는, 대충 뭐 그런 결말로 이어진다.


중간에는 인간들 진형들이 편갈라가며 싸우는데, 마치 인터넷 뉴스 댓글에서 서로 다른 의견들을 내놓으며 헐뜯고 싸우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과도 비슷하게 그려진다. 각 이야기마다 막판에는 꼭 반전이 들어가 있다. 옛날 이야기의 교훈적인 얘기도 들어가 있기도 하고, 간혹 현실 속 미궁에 빠진 사건과 같은 쎄한 느낌으로 끝나, 짧은 이야기임에도 무게가 느껴지기도 한다.


김동식 작가 작품은 초단편 소설이라고 불리는데 각 내용이 짧고 핵심만 담겨 있어서 후루룩 잘 읽힌다. 인터넷소설 게시판에 올라올 법한 이야기 같기도 하다. 실제로 그런 곳에서 글 연재를 했었다고 그러고.


어제 아침에 대출했는데 조금씩 조금씩 읽다가 오늘 오후에 다 읽어 버렸다. 나중 가서는 그 얘기가 그 얘기 같은데 초자연적인 존재들도 계속 똑같은 패턴으로 등장하고, 서로 치고 받는 인간 군상들도 다 똑같아서, 그게 좀 어이없어서 괜히 웃겼다. 그럼에도 어쨌든 결말이 다 다르고 작가가 고심해서 구상한 초자연적인 존재들의 능력들이 각기 개성이 있어서 즐겁게 읽었던 것 같다. (뭔가 RPG게임이나 영화에 나올 법한 몬스터 설정이란 말이지) 조만간 김동식 작가의 다른 시리즈도 읽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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