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도서관에 혼자 왔다. 다른 참석자들은 여러가지 사정으로 못 온다고 했다. 갈까 말까 하다가 어차피 밖에 있어서 그냥 도서관에 왔다.
동아리실 문을 열어준 사서와 잠깐 얘기를 했다. 저희 문집을 만들려고 하는데 나중에 지원을 받을 수 있을까요?
돌아온 답은 예산이 예년보다 삭감되어 동아리까지 편성되지 않아 힘들다고, 예상했던 답변이었다. 올해가 힘들면 내년은요? 내년까지 예산 신청을 해둔 상태인데 전망이 밝진 않다며, 업체 선정 정도는 도와줄 수 있고 그외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알겠다고 하고는 나중에 정리해서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동아리실에 남아 혼자 있으니 할 게 없었다. 그래도 주위를 둘러보니 도서관답게 책이 여럿 꼽혀 있었다. 그 중에 임소라 작가의 <한숨의 기술>이 보였다. 나에게는 독립출판의 매력에 빠지게 했던 책이다. 오랜만에 다시 읽으니 술술 잘 읽혔다.
내용은 작가가 작업실 겸 서점을 열었다가 1년 만에 망해서 문을 닫았다는 얘기로, 하도 한숨을 쉬었더니 한숨 쉬는 기술이 늘었다는 머릿말로 책은 시작한다. 준비 없이 서점을 운영하는 것에 대한 고충이라든가 내향적인 사람이 사장이 되었을 때의 어려웠던 일들이 실감나게 적혀 있다. 처음 읽었을 때나 지금 읽을 때나 여전히 글이 좋군, 읽으면서 든 생각이다.
책을 덮고 나니,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바삐 돌아가는 일주일 중에서 오늘은 모처럼 만의 토요일이다. 아침에 잠을 더 자거나, 다른 약속을 만들어도 되었을텐데, 내가 여기서 뭘 하는 걸까. 동아리 대표를 맡았는데 내가 하는 게 뭘까. 이걸 계속해야 될까. 문집을 만들고 나면 어느 정도 정리가 될까.
문을 닫고 가는 길에 예전 담당 사서를 만났다. 문집 얘기를 꺼내자 돌아온 답은 문집이 나오긴 하는 거죠? 였다. 그 한마디에 웃음이 나면서도, 괜히 고집부리면서 붙잡고 있는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