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두물머리
박 호
세월 따라
물길도 따라 변하련만
굴곡진 물길에 담긴 회한이
어언간 넘쳐서 밀물이 되니
변하지 못하는 물길도 있네
스치고 지나가는 눈길마다
빛바랜 추억들
지나간 기쁨이 문득 어느 날
슬픈 기억으로 남듯이
오늘의 슬픔도 내일은 잊히리라
한 눈엔 기쁨이
또 한 눈엔 슬픔이
기뻐도 눈물
슬퍼도 눈물
한세상 다 가도록 아무리 변하여도
기억하는 마음은 오직 하나뿐
그칠 줄 모르고 안으로
안으로만 흐르는 두물머리 눈물은
깊어서 소리가 없네.
계간 <문학예술> 2022년 겨울호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