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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은준 Feb 28. 2018

서촌의 바우하우스, Cafe mk2

위대한 역사는 모두 램프나 촛불 아래에 쓰여졌다



서촌의 바우하우스라 불리는, Cafe mk2


서촌은 걷기 좋은 동네다. 저층 주거지와 한옥 밀집지로서의 경관을 고려해 개발이 제한된 덕분에 서울 하늘을 시원하게 바라볼 수 있다.


서촌에서는 멋진 공간을 가진 카페를 비롯해 크고 작은 미술관과 공방들을 마주칠 수 있다. 조용한 분위기를 요구하는 장소들이 모여있기 때문일까, 여타 다른 서울의 중심지와 비교했을 때 부산스러운 분위기를 풍기지 않는 것이 서촌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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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나는 mk2라는 카페 공간을 즐겨 찾는다. 공간을 운영하는 이종명 대표는 빈티지 가구 수집가로 잘 알려진 분으로, mk2에서 볼 수 있는 테이블, 의자, 조명 등은 모두 이 대표가 수집한 가구 컬렉션으로 이루어져 있다.



mk2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는 상태로 처음 방문을 했을 때의 인상을 잊을 수가 없다. 가구에 대한 해박한 지식 또한 없었지만, 공간을 운영하는 주체의 섬세한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베를린에 가본 적도 없는 나는 mk2에서 커피를 마시며 베를린에 여행 온 듯한 감상을 얻곤 했다. 후에 알게 된 사실은 이종명 대표는 사진을 배우기 위해 독일에서 10년간 유학 생활을 했으며, 만듦새가 뛰어난 디자인 가구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이종명 대표는 테이블, 의자와 같은 가구는 우리 생활의 일부라고 말한다. 이러한 철학이 온전히 담긴 공간이 mk2이다. mk2에서는 디자인 가구를 직접 만지고 써보며 나에게 잘 맞는 가구는 무엇일지 생각해볼 수 있다.

과거 아름다움의 찾고 살피며 삶과 예술의 단절된 고리를 연결하고자 했던 바우하우스의 정신과 비교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지만, 더 나은 삶을 위한 고민이라는 공통의 목적이 존재하고 있다.


이 자리의 조명뿐 아니라 매장의 가구들은 주기적으로 교체가 된다.


위대한 역사는 모두 램프나 촛불 아래에 쓰여졌다 | 가스통 바슐라르(1984년 - 1962년, 프랑스)


프랑스의 과학철학자이자 문학비평가인 가스통 바슐라르는 생전에 이러한 말을 남겼다. 실내의 적절한 밝기의 조명의 존재는 사물들과 공간이 서로 녹아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말에 공감이 되었다. mk2의 조명 아래 차분히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되새기며 커피를 마시는 일이 가치있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모든 사진은 하루커피한잔의 필름카메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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