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에 한번 투여하는 피임약, 사야나 - 왜 찾기 힘들까?
[약사엄마의 건강이야기] 주사 피임약 사야나주사 : 네이버 블로그
사야나 주사는 자궁내막증 환자들에게도 그렇게 도움이 되지 않은 약이었나 봅니다. 국내에서는 약이 출시가 되어도, 관련하여 일정 수준 이상의 환자들이 사용해서 그 안전성이 입증되어야 그 허가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야나 주사는 시판 후 조사를 해야 하는 환자 확보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국내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지 않지만, 점차 그 사용 빈도가 증가하고 있는 <사야나 주사>에 대해 한번쯤은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서 포스팅을 합니다.
사야나 주사는 3개월에 한번 주사하는 피임약으로 2013년에 국내에 첫 출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이 알려지지 않았고, 최근에는 관련하여 시판 후 조사하는데 환자 모집 숫자가 부족하여 기사가 난 일도 있을 정도로 피임약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한 약이기도 합니다.
사야나 피임약이 왜 외면받을까?
사야나 주사의 주 성분은 메드록시프로게스테론아세테이트medroxyprogesterone acetate 160mg의 프리필드 시린지 형태의 주사제입니다. 주로 피임 목적으로 많이 사용되지만, 자궁내막증 환자의 치료를 위해 사용되기도 합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비보험으로 처방되는 약제이기 때문에 전액 개인 부담입니다.
다자녀 출산을 한 여성들의 경우 아이를 더 원하지 않아서 피임 시술을 많이 하는데요. 미레나, 제이디스, 카일리나와 같이 자궁 내 삽입하는 기구를 꺼려하는 여성들이 사야나를 선택하는 경우가 좀 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사야나 주사는 모유 수유하는 여성도 출산 후 6주부터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3개월에 한번 복부나 허벅지에 주사하기만 하면 피임 효과가 지속되기 때문에 그 시장성이 좋을 거라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2013년 출시된 사야나 주사 피임약이 그렇게 잘 알려지지 않을 까닭은 무엇일까요? 이유는 여러가지인 것 같습니다.
사야나 주사는 3개월에 한번 투여하는 주사이면서도 최장 투여 기간을 대체로 2년 정도로 둡니다. 문제는 출산 후 여성의 경우 대부분 장기간 임신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3-5년 이상 피임 효과를 보이는 것을 원합니다. 그런데 최장 2년까지 쓸 수 있는 피임약이라면, 그 필요에 부합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죠.
또한 미레나와 카일리나와 같은 자궁내 삽입 장치들이 5년 정도 그 효과가 지속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 부분은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이는 사야나 주사의 이상반응 때문입니다. 사야나 주사로 인해 골밀도가 감소될 수 있다고 하며, 자궁내막증이 다시 재발하여 투여해야 하는 경우에는 골밀도 검사부터 다시 해야 하기 때문에 번거로움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특히 여성들에게 은근 골다공증이 많은 것을 감안하면, 사야나 주사의 투여는 긍정적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에 골밀도에 대한 영향을 고려하여 최장 투여 기간이 2년 정도로 제한된 사야나 주사는 여성들의 피임 관련 요구를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제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사야나 주사를 맞은 여성들을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주사를 한번이라도 맞아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말 맞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출혈 문제를 다들 크게 꼽는데요. 약을 투여하고 거의 하혈 수준의 출혈을 호소한 사람들이 몇몇 있었습니다.
사야나 주사는 배란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 기전을 따져 보면 생리도 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런데 출혈을 호소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건 생리 정도의 출혈량이 아닌 하혈 수준의 출혈입니다. 그리고 출혈이 한달 넘게 계속되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은 것 같습니다.
결국 이 문제로 몇몇 산부인과에서는 사야나 주사를 기피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아예 사야나 주사를 들여놓지 않는 산부인과도 있습니다.
사야나 주사는 자궁내막증 환자들에게도 그렇게 도움이 되지 않은 약이었나 봅니다. 국내에서는 약이 출시가 되어도, 관련하여 일정 수준 이상의 환자들이 사용해서 그 안전성이 입증되어야 그 허가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야나 주사는 시판 후 조사를 해야 하는 환자 확보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https://www.medipana.com/news/news_viewer.asp?NewsNum=218334&MainKind=C
이미 국내에서 마비, 혈전색전증 등의 이상반응이 나타난 적이 있으며, 관련하여 여러 부작용들이 안전하다고 입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한 바 있기도 합니다.
물론 사야나 주사가 필요한 환자가 분명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것을 일반적인 피임을 원하는 사람이나 자궁내막증 환자들에게 일괄 적용하기는 어려운 약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경구용 피임약과 자궁 내 삽입 기구 중심의 피임약 시장에서 3개월에 한번 맞는 주사제의 등장은 약제의 다양화 차원에서 볼 때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실제 사야나 주사를 투여한 경험이 있는 여성들의 이상반응을 살펴보면, 그저 지나치기에는 어려운 수준의 상황들이 많아서 현재 존재감이 거의 없는 피임약이 되어 버린 듯 합니다.
물론 사야나 주사가 잘 맞는 분들을 보면 4-5개월 한번 투여해도 피임 효과를 잘 유지하고 있지만, 생각만큼 환영받는 피임약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앞으로 사야나 주사가 국내에서 어떤 위치에 자리잡을지는 1-2년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 물어보신다면 추천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